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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현실(The Reality of the Dream)(1)
young2017

 

 

내가 '그날 그곳에 없었더라면'이라고 말해보지만, 누구나가 항상 그날 그곳에 있지 않을 수가 없다. 우연이든 필연이든 ‘나’는 항상 ‘지금 여기’에서 깨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깨어있음이란 내가 항상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상황(지금의 내 경우는 이렇게 이 글을 쓰고 있는)을 감지하고 있음이다. 


이 깨어있음이 나를 "("나")"로 살게하는 것이다. 나는 오직 하나인 이 몸과 이 마음을 가진 "나"이며, 그리고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타인들처럼, 일상을 사는 ("나)"이며, 또 내 자신이 내 자신의 존재마저 초월하며 사는 "("나")"인 것이다. 


 그날 그곳에서, 꽝ㅡ 하고, 터지는 폭음소리가 길게 울렸다. 그리고 나는 어딘가로 아스라이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 곳이 어디였을까. "까마득한 날에" 천지가 열리기 이전의 무중력으로 깊은 침묵이었을까. 아니면,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눈 내리고 매화향기 아득한 날, 내가 그곳에 서서, 서 있는 나를 바라보는 광경이었을까.


 푸른 하늘에 빠르게 지나가는 흰구름은 마치 한 떼의 백마(白馬)들이 푸른 파도 위를 질주하며 달리는 듯하고, 그리고 거대한 한 자락의 하얀 파도가 나를 향해 몰려와 나를 덮치며 감싸 안고 있었다. 


 하얀 빛이 나의 정수리에서 노닐고 있었다. 그 빛은 나였고 정수리는 광야였고, 나와 광야는 하나의 빛이었다. 나는 하나의 빛으로 눈 쌓인 들녘을 걷고 있었다. 발이 눈 속으로 푹 빠지는 느낌과 발을 뺄 때 쑥 올라오는 느낌을 나는 양쪽 발에서 번갈아 느끼고 있었다.


 코끝에 스쳐가는 매화향기를 느끼며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다 보니 산맥이 좌측에서 우측으로 흐르듯이 아스라이 달리고 있었다. 곁에서는, 누이의 손이 매화향기 위에 떨어지는 눈송이를 받아 들고 내게 먹여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걷는 광야에 탐스런 함박눈이 다소곳이 내리고 있었다. 내리는 눈을 그리고 눈 속을 걷는 나를 내가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쓰러져 있다는 것을 느끼고 팔을 땅에 짚어 상체를 일으키고 앉아 오른손으로 이마에 흐르는 듯한 땀을 닦았다. 손을 보니 손바닥에 묻은 빨간 피가 보였다. 아스라이 소란스런 소음이 들려오고 한 손에 들린 하얀 손수건이 내 이마 쪽으로 슬로우모션으로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 내가 피 묻은 손바닥으로 코를 감쌀 때 비릿한 피 냄새가 느껴졌다. 그리고 내가 다시 천천히 바닥으로 누워가고 있었다. 그리고 폭죽소리 같은 최루탄 터지는 소리가 침묵의 강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우리가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일까' '대화를 하자고 데모를 하고 있는 것인가'. 아스라이 스쳐가는 생각이 멀어져 가고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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