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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 버스 정류장
sungmimpark
2019-11-27
11월 말 버스 정류장
버스 정류장, 빨간 SALE 글자
일 년 내 붙어있는 유리창 안
때 이른 크리스마스트리
선물 꾸러미 하나 준비 못 했는데
언제나 벌써 찾아오는 크리스마스
종소리 울릴 것 같아 발 멈추고
귀 기울이지만 가로막힌 유리창 속
플라스틱 나무는 침묵으로 서 있다.
푸른 나무 덮고 있는 솜 위에
눈 대신 먼지가 내려 쌓인다.
작년과 같은 나무 오랜 잠에서 깨어나
색 전등 반짝여 창 밖의 눈을 붙들며
널린 상품들 상품처럼 보이게 하고
제발 사가 달라고 애원 한다.
버스보다 종소리를 기다리는데
버스 대신 정류장에 멈춘 찬바람
기다리다 지쳐,
흰 눈 사이로 썰매 달리듯 달려간다.
걸을수록 추운 거리 별빛 하나라도
어두워지는 하늘에 매달아야 한다.
몸보다 마음이 먼저 떨고 있지만
참 생명의 탄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한다 스쳐 간 바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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