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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중에 가장 슬픈 별은
srkang

  
눈이 녹으면 무엇이 될까? 잠깐 생각에 젖게 된다. 아주 색다르지 않은 작은 순간을 생각하게 되고는 웃게 될 것이다. 눈이 녹으면 물이 되는 것을. 눈 녹은 물. 눈 물.


그럼 소가 웃는 소리를 세 글자로? 우, 하하! 이게 정답입니다. 사는 일 더러는 웃으며 서로를 바라볼 일이다. 밤사이 안녕이 어디 빈말이던 가요? 한치 앞을 모르면서도 큰소리치며 사는 것이 인간이고 보면 한 세상 사는 일 헛방 딛는 일인 것이다.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고 했다. 경험은 숱한 실수를 저질러야 천천히 가르쳐 주기 때문이다. 뛰어가면 넘어지기 십상일 뿐이다. 천천히 걸어가며 찬찬히 생각할 일이다. 


세월은 원래 긴 것이지만 사람들은 늘 바빠서 스스로 재촉하여 한 세상을 길다 짧다 하며 시간에 매여 사는 것을 본다. 결국은 누구나 죽음의 문턱을 넘어야 함을 알면서도 잊은 척 혹은 잊은 채 천년을 살고 싶다 한다. 세상 것들을 놓기 아까워서 그러할 것이다. 재물 혹은 명예, 사랑과 정. 


놓는다는 것은 곧 그것과의 이별이기 때문이다.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가는 것이 당연하건만, 꼭 쥐고 나온 손 때문인가? 빈손이면서도 꼭 쥐고 있어 펼 수 없었던 아기들의 손이 참 있었지. 왜 그렇게 펼 수 없도록 쥐고 있는지? 세상 것 움켜쥐려 나온 것인가? 아무리 움켜쥐려 하여도 이 세상 떠나는 날엔 결국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인 것을.


새파랗게 젊어 새 신랑 같으시던 쉰 넷의 아버지는 췌장암으로 젊은 작은댁을 두고 홀로 가셨다. 어머니의 슬픔도 작은댁의 슬픔도 나름 다른 슬픔으로 철철 흐르는 눈물로 이별의 강을 건너고 보면 결국 한세상 사는 일 혼자 가는 길이다. 


나의 한 분뿐이신 숙부님은 슬하에 자녀를 두지 못하셨으나 내외분이 정이 좋아 비둘기 같으시더니, 겨우 쉰을 넘기시고 간암으로 숙모님을 두고 또한 홀로 가셨다. 붙들지도 잡지도 못했다.


슬픈 일이 어디 그 뿐이랴. 뜻하지 않은 일들은 언제나 우리를 슬픔에 빠뜨리기 위하여, 함정을 파놓고 기다린 것처럼 분별없이 닥치기 마련이다. 사별은 남은 자의 아픔으로 오래도록 상처로 남는다. 


어디 이별이 사별뿐이랴! 젊은 청춘의 헤어짐도 이별이요. 서로의 앞날을 기약하며 잠시 떨어짐도 이별이니, 이별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슬픈 일이다. 이별의 정거장은 늘 슬픔으로 가득하다. 나를 세우기 위하여서는 때로는 이별이란 아픔도 친해질 수 있어야 내일을 살수가 있다.


슬픈 이별은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 것이다. 하늘의 별은 사막의 모래알보다 더 많다 하였다. 밤하늘 가득한 별들이 어둠이 내리면 반짝인다. 못다 이룬 사랑으로 슬픔을 나누느라 반짝일지도 모르겠다. 


별 중에 제일 슬픈 별은 역시 이별이다. 이별의 색깔은 아마도 푸른 흰빛일 것이다.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든다. 애잔하고 찬 색깔이 아닐까 싶다. 놓지 못하는 것들, 놓을 수 없는 것들마저도 이 세상과의 이별 앞에서는 살아온 한 날이 헛방으로 남으리니, 어느 날 나도 반짝이는 별 중에 하나로 두고 가는 아픔 혹은 아쉬움으로 반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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