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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三伏)더위에
namsukpark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의 홍동백서(紅東白西) 조율이시(棗栗梨枾) 등 상차림 예법은 어떤 책에도 없다”며 “조상의 제사(祭祀)를 모시는 기준도 고려 말엔 3품 이상 관리만 3대(代), 조선 성종 때 ‘경국대전’에서도 고조부까지 모시는 사대봉사(四代奉祀)는 3품 이상의 관리만 해당됐다”고 했다.

 제사풍속이 변한 것은 조선 말 신분제가 무너지면서 너도나도 양반처럼 고조부까지 제사를 모시고 제례(祭禮) 음식 가짓수도 늘어났다고 했다. 시대가 변천해 오면서 조상을 기리는 제사의 취지는 잊힌 채 번거롭고 귀찮고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이 돼버렸다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빚이 없는 경우는 ‘로또 아니면 상속’이라는 자조적(自嘲的) 농담이, 농담이 아닌 현실이다. 빅(Big)스텝, 가파른 금리 인상을 뜻하는 이 단어가 익숙해질 즈음 뉴스에 자이언트(Giant)스텝이란 단어가 등장하더니 최근에는 울트라(Ultra)스텝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이 단어들이 뜻하는 바는 은행 금리인상이 시쳇말로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으로 상승하고 분류 없이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의 고(高)금리는 자영업자를 떠나 일반 근로자에게도 고통스러운 것이 현실이다. 은행 빚을 권(勸)했던 국가와 저(低)금리에 따른 부동산 광풍(狂風)은 ‘묻지마 대출’로 이어졌고, 이 광풍은 주식시장과 코인 시장까지 넘나들며 수많은 사람에게 ‘낙오자가 되지 않으려거든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채무(債務)는 오롯이 당사자의 몫이다.

 갈기갈기 찢기고 터지고 피 흘리며 죽어가는 전쟁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상(慘狀)이다. 전쟁을 영화랑 게임으로 배운 사람들이 전쟁하면 우리 전력(戰力)이 어떻고 저렇고 왈가왈부한다. 가만히 있다가도 뜬금없이 퍽 하고 쓰러져죽는 게 전쟁터다. 전쟁은 패자(敗者)와 더 큰 패자(敗者)가 있을 뿐이다. 말하기 쉽다고 제발 허투루 얘기하지 않았으면 오죽이겠다.

 ‘더우면 더우리, 추우면 추우리’하고 살아가는 게 삶이라고들 하지만,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에두른다. 물론 예외의 경우는 존재한다. 분류(分類)의 기준 없이 세상과 인간을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정신과 의학자이자 심리학자 에릭·번 의 설파(說破)에 귀기울여봄직도 하다. “만족스럽지 않은 삶이 다람쥐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이유가 당신이 미리 써내려간 ‘인생 각본’ 때문이 아닐까요?” 우리 모두 시한부(時限附) 인생입니다. 한 번뿐인 소중한 인생, 우물쭈물하다 갈 수는 없잖아요.

 COVID-19 백신개발에 사용된 리보핵산(RNA)기술이 지구생태계 지킴이 꿀벌을 죽이는 해충을 퇴출하는 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꿀벌응애는 진드기의 일종으로 꿀벌 몸에 달라붙어 피를 빨아 먹고 각종 병원성 바이러스를 옮겨 집단폐사(集團廢死)를 부른다고 한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COVID-19 백신 개발에 쓴 RNA 기술은 인공적으로 만든 mRNA(메신저리보핵산)를 이용해 면역계통의 후천면역을 강화한다.

 그린라이트의 RNA 기반 퇴치제는 꿀벌응애가 접촉할 경우 번식 능력을 저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RNA 시럽을 벌통에 넣어두면 벌이 알아서 몸에 묻혀 진드기에 전달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꿀벌이 없으면 세계 식량의 30%가 사라진다”고 전했다.

 새로운 병균의 끊임없는 출현과 이를 퇴출시키기 위한 인류의 투쟁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도 이어질 일이다. COVID-19의 재창궐(再猖獗)에 우려하는 마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를 바 없다. 혹자(或者)는 말하길 기욕희노(嗜慾喜怒)의 정(情)은 어리석고(愚) 현명함(賢)이 다르지 않고, 현자(賢者)는 잘 절제하여 지나치지 않는 것이 다를 뿐이라고 한다.

 팬데믹 재(再)유행 갈림길에 섰다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나뉘면서 갑론을박이다. 한쪽에선 “재(再)유행 방지를 위해서 재택근무 활성화와 해외 입국제한 등 방역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주장하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과잉(過剩) 우려”라는 목소리다.

 “걸려본 사람이 하는 말인데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병입니다. 걸리고 한 달 내내 아프고 아직까지 후유증도 있어요. 지금 다들 너무 안일해진 것 같아요.” vs. “그냥 감기 수준인데 호들갑이 심(甚)해요. 또다시 거리두길 해야 직성이 풀리려나요?” 그러나저러나 내 나라 내 건강 내가 지킨다는 마음가짐으로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할 일이다.

“擘釵情緖思悠悠 月下穿針懶傍樓/ 非獨雙星苦離別 人間天上一般愁”

- ‘헤어짐의 정서 속에 생각은 유유한데 / 달 아래 누각 곁에서 나른히 실을 꿰네. / 오직 견우성과 직녀성은 기어코 헤어지나니 / 인간세상이나 천상(天上)이나 시름은 마찬가지이어라.’ -[유계(兪桂)/南宋, <칠석유회(七夕有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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