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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정칠월 건들팔월
namsukpark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얻어듣는 작은 새들의 재잘거림(鳥語)은 자연의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잠꾸러기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쾌한 세상이다. 어느덧 작약(芍藥)은 지고 주황색 능소화가 꽃잎을 활짝 열었다. “능소화가 피어나면 머잖아 장마가 닥친다!”더니 양철지붕을 힘껏 두드리는 빗소리가 요란스럽다. 꽃말이 일러주는 영험(靈驗)함이 새삼 신비롭기까지 하다.

 치산(治山)과 치수(治水)에 힘쓰고 잘 관리하는 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테다. 장마철에 발생하는 산사태와 건물이 붕괴(崩壞)위험에 처하는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농경지 침수(浸水)피해도 예외일 순 없지만 남김없이 쏟아 붓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농부의 가슴은 숯가마 속처럼 타들어간다. 호우(豪雨)가 쏟아지면 낮은 지형(地形)때문에 침수다발(沈水多發)지역 표시한 것도 지도에서 삭제시켜버리는 역량(力量)을 지닌 지방자치단체도 있다니 글쎄다.

 국민의 혈세(血稅)로 보(洑)를 세우고, 손쉽게 세금으로 보(湺) 해체하는 걸 보면 엄청난 국고손실은 불을 보는 듯하다. 우람한 금강송(金剛松)을 그루터기만 남겨 남벌(濫伐)하고도 간별(間伐)했다는 아리송한 산림청(山林廳) 뉴스도 무분별한 태양광(太陽光) 판넬(Panel) 설치 때문인가 했더니 관련 부처의 해명은커녕 망발(妄發)은 국민들의 기대를 송두리째 무너지게 한다. 산사태가 발생하고 보(洑)가 헐려서 홍수가 범람해도 먼 산(山) 바라보며 모르쇠처럼 발뺌을 할 테니 어느 누굴 탓할 수 있을까?

 여름철 대표 보양음식을 들라하면 삼계탕(蔘鷄湯)! 하지만, 먹고살아가는 일이 만만(漫漫)치 않은 유권자들의 개인적인 느낌은 재래시장에 한꺼번에 몰려가 값싼 어묵 한 사발 먹고 서민(庶民) 코스프레 하며 떠들어대는 허튼소리를 제발 그만 들었으면 오죽이겠다는 민심(民心)을 그들은 알랑가 몰라?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라는데 서울연구원이 펴낸 ‘폐지(廢紙) 수집 여성노인의 일과 삶’ 보고서에서 폐지(廢紙) 수집을 정책과 제도의 틈바구니가 만들어낸 변종(變種)직업이라고 정의했다지요.

 내 편(便)이 아니면 다 무찔러야 할 적(敵)으로 여기는 이들이 없진 않겠지만, 네거티브를 이용하는 선거는 국민을 기만하는 불공정 부정선거의 표본이나 다름 아니다. 어제까지의 적(敵)이 오늘의 동지(同志)가 되고, 막역했던 동지와도 앙숙(怏宿)으로 표변(豹變)하는 일이 정치판의 숙명(宿命)이고 대결양상(對決樣相)을 드러내야만할까?. 정상배(政商輩)들의 음해(陰害)와 인신공격이기로서니 아니면 말고 언어를 구사해야 할 정도로 속사정이 여의찮게 뒤틀렸더라도 ‘데어봐야 뜨거운 줄 아는’ 속절(俗節)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뵌다.

 기암괴석(奇巖怪石)들이 저마다 빼어남을 다투곤 한다. 우리네 삶에서 책을 한 권만 읽으신 분은 책과 담쌓고 계신 이보다 상황판단이 위험천만해 보인다. 허장성세(虛張聲勢)에 찌든 곳에는 진실과 희망이 공존(共存)하질 않는가보다. 물론 남대문에 문턱이 있다고 말한 서울사람보다 자기 두 발로 몸소 섭렵(涉獵)한 대한민국의 국보1호에는 문턱이 없더라는 관광방문객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경우도 없진 않다. 하지만, “It is almost impossible to solve the problems all in one day.”

 COVID-19 감염 상황이 ‘4차 대유행’ 단계에 진입하면서 완화하려던 ‘거리두기’ 단계는 한차례 더 현 상태가 유지된다. 여기에다 방역당국이 새 거리두기 체계의 최고단계인 ‘4단계’까지 적용되면서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Delta 변이가 일반 감기증상과 유사하다는데 영국 연구에 따르면 기존의 COVID-19은 후각(嗅覺)이 상실되는 특이한 증세가 있었는데 델타변이는 콧물이나 칼칼한 목통증, 재채기를 동반한다고 한다.

 인력거(人力車)하면 권번(券番) 기생(妓生)들의 전용물로 다짜고짜 연상(聯想)되던 시절도 있었다. 행여 음주가무(飮酒歌舞)와 기생(妓生)의 자릿저고리를 예단(豫斷)하시려드는 분이 계시다면 섣불리 번지(番地)를 잘못 짚으셨음을 밝혀드린다. 여간 볼썽사납잖은가? 콩이야! 아니야~ 팥이야! 아옹다옹했던 모든 것이 지나고 보니 너나없이 ‘한바탕의 봄꿈이더라!’고 하더이다. 저마다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마당발에 거미줄 인맥(人脈)을 자랑했어도 감정이 순화(醇化)된 언어를 구사했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 아닐까요?

 마음에서 태어나 마음에서 씨앗을 뿌리고 일상생활에서 열매를 맺는 우리네 삶의 연속이다. 도토리 키 재듯 크게 내세울 것도 없지만, 빈 손 꽉 쥐고 왔다가 언젠가 눈 깜작할 사이에 혼자서 떠나가는 것도 인생의 숙명일 테다. 비록 왼쪽 뺨을 때리면 오른쪽 뺨을 내밀어주진 못 할지라도 네 편(便) 내 편(便) 갈라서서 지나치게 아옹다옹하진 않았으면 오죽이겠다.

 하늘의 섭리가 잘못됐다고 말하긴 쉬어도 먹고 사는 문제에 얽히면 운명이라고 한다지요. 타인에 대한 배려, 친절, 우정을 실천하면서도 화장실문 쾅 소리 나도록 여닫고, 배설물을 흘려 내리는 물소리가 끊어지기도 전에 나오는 모습은 여간 꼴불견스럽기도 하다. 자신의 하찮은 존재가치를 발견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도 아닐 터인데 말이다.

“富貴貧賤 總難稱意 知足卽爲稱意/ 山水花竹 無恒主人 得閑便是主人” - ‘넉넉하거나 가난한 살림살이는/ 모두 자신의 뜻대로 되기 어려우니/ 족(足)함을 아는 것이 바로 그 뜻에 맞는 것이리라./ 산과 물, 꽃과 대나무는/ 주인이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니/ 한가로움을 얻은 사람이 바로 그 주인이리라.’ - [ 김 영(金 纓)/淸, 《격언연벽(格言聯壁)》]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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