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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ILL BE NEXT?
namsukpark

 

 시경(詩經)에 “큰 수레를 끌지 말지어다. 스스로 먼지만 뒤집어쓰니 온갖 걱정을 생각하지 말라. 스스로 병(病)만 들게 하나니…”이르는 경구(警句)가 생각을 키워준다. 말은 가려가며 적게 하는 게 좋다고들 하지만 생각했던 것처럼 쉽질 않다고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 기치(旗幟)를 들고 확산시켜 나아겠다며 출사표를 던진 강호(江湖)의 고수들이 민초(民草)들의 마음을 얻어내는 일에 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 종심(從心)의 구별이 있을까마는 용호상박(龍虎相搏)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일 테다.

 속담인 듯 속담 아닌 속담 같기도 한 지난 세월을 어찌 지냈나 싶지만 생각해보면 나름 잘 지냈다. 방역지침에 따르느라 하는 수 없이 미뤄야했던 머리손질을 위해 이발사의 도움을 빌렸다. 천근만근이나 된 것처럼 거추장스럽게 보이던 모습이 하늘을 가뿐히 날아오를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 “스님이 혼자서는 제 머릴 깎지 못한다!”던 우스갯소리가 언중유골(言中有骨)이었음을 뒤늦게 터득할 줄이야….

 COVID-19 변이(變異)의 확산세가 점증(漸增)해가고 있다는 우울한 뉴스다. 변이(變異)는 인체(人體) 세포에 침투하는데 핵심 역할을 하는 왕관 모양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더 잘 결합하도록 변형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변이에 대응하고 면역의 효과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Booster shot(추가접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과 평화는 남에게 구걸해서 얻어지는 일이 결코 아니다. 높은 백신접종률에도 확진자가 폭증세인 것은 강력한 봉쇄조치를 해제하면서 방역이 느슨해진 틈새를 파고든 전염성이 강한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라고 한다.

 신규 확진자의 90%는 Delta변이 감염자로 일각에선 백신접종 완료자가 많아질 때까지 제한 조치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우려가 제기(提起)된다. 해이(解弛)해진 방역의식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惹起)시킬는지 모른다. 맹신(盲信)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마땅하지만, 피조물인 인간의 무력(無力)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국가의 일원으로서 방역지침에 협조할 의무가 있고, 따라야할 위함이 있다. 백신 두 번 접종했다고 경거망동(輕擧妄動)할 일은 더더욱 아니어야 하겠다.

 대기업이 사라지면 소득 격차와 부(富)의 불균형 등 모든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리라 생각하기도 너무 쉽지만, 글로벌 경제전쟁 시대에 거대기업의 부재(不在)는 항모전단(航母戰團) 없이 해전(海戰)을 치르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란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委託)생산 기업인 TSMC가 없다면 어느 누구가 대만(臺灣·Taiwan)이라는 작은 섬나라에 관심을 기울이겠는가?

 후한말(後漢末) 정치가 부패해지고 민심이 흉흉해지자 누런 두건(頭巾)을 두른 태평교단의 영도 아래 ‘창천(蒼天)은 이미 죽었으니 황천(黃天)이 마땅히 서야 한다!’는 구호를 내걸고 난(亂)을 일으켰던 황건적(黃巾賊)은 약탈을 일삼았고, 이를 토벌(討伐)하는 어수선한 와중(渦中)이 삼국(三國)을 정립(鼎立)해가는 계기가 된다.

 “동탁(董卓)의 배꼽에 심지를 꽂고, 여포(呂布)의 방천화극(方天畵戟)을 땅바닥에 떨어뜨린 건 제후(諸侯)가 아닌 초선(貂嬋)이었다”한다. 중국의 경국지색(傾國之色)은 춘추전국 시대의 서시(西施), 전한(前漢)시대의 왕소군(王昭君), 삼국시대엔 초선(貂嬋), 당(唐)나라시대의 양귀비(楊貴妃)였다는데, 객관적 기준이 아니었을 개연성(蓋然性)이 커 의구심(疑懼心)을 떨쳐버리긴 어렵다고도 한다.

 내가 옳았다 하더라도, 또한 그에 따른 정당한 권리가 있다 하더라도 때론 우회(迂廻)해 갈 줄도 알고 양보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그게 바로 세상일이고 함께 부딪히며 살아가는 인간의 삶일 테다. 그렇게 살아가며 내가 돌려받았어야 했던 많은 것들을 간혹 포기하기도 하고 양보하기도 했던 일이 달리 보면 어처구니없는 바보 같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노을 진 하늘이 오늘도 뉘엿뉘엿 저물어간다.

 “荷錢新綠點池塘 竹枕方床午夢長 山鳥數聲簾影寂 松窓風遞煮茶香” - ‘갓 나온 연잎의 초록빛이 저수지에 얼룩지고 / 대(竹)베게 베고 침상에 누우니 한낮의 꿈은 길고야 / 산새들의 지저귐 속에 발(簾)그림자 고요한데 / 소나무 가까이 있는 창가 바람결에 따끈한 다향(茶香)이 전해오네’ [왕탁(汪晫)/南宋, <환곡초하(環谷初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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