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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롭고 지혜롭게!
namsukpark

 

 세상인심이 부박(浮薄)하기 그지없다지만, 평범한 우리네 일상이 기적이었음을… 그런 기적 같은 일상이 오기를 기다리는 요즘이다. ‘COVID-19 펜데믹(Pandemic)’에 맞서 힘겨루길 이어가며 세계 곳곳에서 경제·사회·정치적인 공황(恐慌)장애를 앓고 있다. 국경의 문빗장을 걸어 잠그고, 국민의 이동제한 조치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도 아프지만 파란색을 띈 행성(行星)도 몸살을 앓고 있다.

 

 퍼펙트 스톰(초강력 폭풍·Perfect Storm)은 본래 기상용어로 위력이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엄청난 파괴력을 일으키는 현상을 뜻한다. 표주박으로 바닷물을 담아 올리며 가늠하는 정도의 세상지식이 코끼리 다리만 만져보고 아름드리 거목(巨木)이라는 정도일 텐데… 백과사전에서 살펴본 경제용어로는 재정 위기나 경기 침체 등 악재(惡材)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거대한 경제 위기를 초래하는 상황이라고 일러준다.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며 히죽거리는 일부 청소년들의 언행을 두고 SNS에서는 갑론을박이다. 면역력이 약한 노년층에게 치명적일 수 있음을 빗대어 ‘늙은이들을 없애는 질병’이라는 뜻이렷다. 철딱서니 없다손 치더라도 공중 보건 위기 상황에 뉘시라 전염병에 안 걸린다는 보장이란 없다. “Enough is enough” 강한 사람이 건재(健在)하는 게 아니고, 끝까지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 지나친 조롱은 부적절해도 재치(?)있게 농담을 할 줄 안다니 웃어넘기긴 하지만 손발이나 깨끗이 잘 씻고 다니길 바란다.

 

 서당 개(犬) 3년 만에 음풍농월(吟風弄月)을 읊었다는데 짐짓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우리들이다. 지금 상황이 안심할 만큼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바느질 실은 바늘귀에 꿰어야한다. 헝클어진 실타래, 엎질러진 물이 됐지만 설상가상(雪上加霜)은 막아내야 한다. 공명심(功名心)을 앞장세우기보단 전후 과정을 솔직히 설명하고 국민들의 이해와 편달(鞭撻)을 구했어야 한다. 제발 남 탓하며 면피(免避)하려들지 말자. 자꾸 거듭하다보면 몸에 밴 못된 버릇을 후회하게 된다.

 

 “물살이 센 강을 건널 땐 물살을 따라 같이 흐르면서 건너야하듯 세상은 욕심을 내면 호락호락 곁을 내주지 않지만, 욕심을 덜면 봄볕에 담벼락 허물어지듯 허술하고 다정한 구석을 내보여 준다”고 한다. COVID-19의 확산저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일환으로 악수를 대신해 허공에서 악수 시늉만 내는 ‘Air shake’와 ‘발 맞부딪치기’가 일상화됐다. 정치·외교 무대에선 격의(隔意)없이 팔꿈치를 서로 살짝 맞대는 ‘Elbow bump’도 자연스러워 뵌다.

 

 “내 생각에 올림픽을 취소할 수 있다면, 1년 뒤로 늦추는 게 무관중(無觀衆)으로 개최하는 것보다 좋은 대안(代案)이 될 수 있을 것이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취소 결정권을 쥔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WHO(세계보건기구)의 권고에 따르겠다며 모호한 입장을 감추진 못했다. 미덥잖은 행보로 칭찬보단 비판을 받고 있던 WHO는 짐짓 등 떠밀려 ‘Pandemic’을 뒤늦게나마 선언하고 난 터라 올림픽 개최 여부까지 판단해줄 여력이 남아있는지 여쭙고픈 캐나다와 호주는 강행될 경우 아예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다.

 

 IOC의 Thomas Bach 위원장은 “올림픽참가 선수들 건강을 생각하지만 펜데믹(Pandemic)에 상관없이 정상개최 한다”는 모순을 보이기도 했지만, 제32회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1년 연기 결정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2021년에 열리게 될 도쿄올림픽은 1896년 시작된 근대올림픽 124년 역사상 처음으로 ‘홀수 해’에 개최되겠지만 대회 명칭은 ‘2020 도쿄올림픽’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제1·2차 세계대전으로 취소되긴 했으나 연기 결정은 처음 있는 일이다. T·Bach IOC 위원장은 2021년에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이 지구촌이 COVID-19사태 극복을 축하하는 자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올림픽 성화는 전 세계가 지금 지나고 있는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온 뒤 맞이하는 빛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수직(垂直) 폭락은 운전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지만,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기업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긴 한숨을 내쉬는 소리가 귓전을 울리는 듯하다. OPEC+회의에서 추가 감산(減産) 합의가 결렬되면서 촉발됐다. COVID-19 여파로 원유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낮은 가격에 원유공급·시장점유율을 높여 일거양득(一擧兩得)하려는 ‘에너지 패권전쟁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유가 하락은 산유국들에겐 행여 꿈길에서조차 피하고 싶었을 길이다. 미국의 셰일기업들이 퇴적암(堆積巖)층에서 고압(高壓)의 액체를 분사해 원유와 가스를 추출해낸 ‘셰일혁명’으로 세계 1위 산유국이 됐지만, $50/배럴 이상을 유지해야 채산성(採算性)이 있다. 사우디 vs.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유가를 끌어내리면, 미국의 셰일기업들이 줄도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ARAMCO의 주가는 급락해,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 공모가를 밑돌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유가(油價) 전쟁은 탈(脫)석유시대를 대비한 ‘비전 2030’(사회·경제개혁)을 유보(留保)시킬 수 있으며 왕국을 저(低)임금에 허덕이게 할 수 있다”니 진퇴양난(進退兩難)이 아닐 수 없겠다.

 

 수고로움 없이 손쉽게 얻어지는 게 세상 어디 있을까. 원숭이는 높은 나무위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선거에서 낙선되면 사람도 아니라’는 자학적(自虐的)인 말도 있다지요? 결과에 매달리지 않는 넓은 오지랖과 용기(?)는 가상(嘉尙)할지나 슬기롭게 살펴낼 줄 알아야겠다. 어렵고 힘든 세상에 자신을 지키는 게 이웃을 돕는 길이기도 하다. ‘내일이면 오늘이 되는 우리의 내일’이지만 깨어서 늘 머물지 않고 모두들 무탈하게 잘 이겨내시길 빕니다.

 

 “藤花無次第 萬朶一時開 不是周從事 何人喚我來”- ‘등나무 꽃은 피는 순서가 없어 / 수많은 꽃송이 한꺼번에 피었네/ 주판관(周判官)의 종사관이 아니거늘/ 누가 나를 불러일으키나’ - [ 백거이(白居易)/唐, 《진가자등화(陳家紫藤花)》]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0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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