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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Hello) 캐나다, 봉주르(Bonjour)”
namsukpark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함이 한 순간에 이루어졌다. 떡국 한 그릇 비우니 나이 한살을 더했고, 진실한 마음의 가치는 어느 무엇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우리들이다. 유태인의 지혜서 탈무드에서 읽었던 “삼목나무처럼 딱딱하지 말고 갈대처럼 부드러워라”는 문장이 가슴에 와 닿는다. 갖가지의 비리와 의혹 기사를 읽는 건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만, 누구는 명분(名分)을 얻고, 누구는 실리(實利)를 챙겼다는 뉴스 어디까지 믿으면 좋을까요?


 그나저나 “질병은 조기 진단보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은 허투루 지나칠 일이 아닌 줄 안다. 어제는 식료품마켓에 다녀올 예정이었는데, 집에서 나설 때 커피 물을 올려놓은 것을 중간 지점에서 깜빡 잊은 것만 같아 부랴부랴 집으로 되돌아왔다. 생각처럼 주변이 어수선한 분위기는 아니어서 다행이었지만 서둘러 부엌에 들어가 확인하니 확실히 꺼져있었다. “자보시다 도불진꺼”를 몸소 실천한 셈이다.


 전(前) 프로기사『이세돌 은퇴 3번기(3番棋)』첫 대국에서 NHN이 제작한 인공지능(AI) ‘한돌’에 불과 92수 만에 흑 불계승(黑不計勝)했다. 2국(局)애서는 호선(互先•맞바둑)으로 돌을 가려 흑(黑)을 갖게 되는 쪽이 덤 7집반을 부담키로 했다. 2국에서도 이겼다면 거꾸로 ‘한돌’이 2점을 놓고 7집 반을 부담하게 될 뻔도 했다. 결국 2국서 패(敗)하여 3국 치수는 1국과 같아져 180수 만에 ‘한돌’에게 불계패(不計敗) 당해 1승2패로 마무리됐다. 현재까지 인공지능을 상대로 2승을 거둔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인간이 “한판 놀음 잘 즐기고 간다.”하니 어찌나 가슴이 뭉클한지요.


 아무리 노력해도 이겨낼 수 없는 신(神)의 영역에 들어선 인공지능에게 도전하며 살아가야하는 인간의 운명을 보는듯했지만, 인간의 기량은 여전했고, AI는 어쭙잖고 싱거운 면모도 보여줬다. 일수불퇴(一手不退)하던 두 바둑기사가 함께 복기(復碁)를 해가며 서로의 스승이 되어줬던 바둑의 ‘예(藝)와 도(道)’ 이제는 기대할 수 없다지만, 싫다고 언짢아하지도 말고, 좋다고 자만(自慢)에 빠져들진 않아야 할 일이다. 저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는데 안정적인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하겠다.


 “수학계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중요한 난제 중의 하나인 리만가설(Riemann Hypothesis)은 ‘리만제타(ζ) 함수’로 불리는 복소함수의 특별한 성질에 관한 것으로 ‘숫자 가운데 1과 자신으로만 나누어지는 수(數)인 소수(小數)의 성질에 관한 것’이다. 독일의 수학자 베른하르트•리만(1826~1866)이 1859년에 내놓은 가설이다. 그동안 많은 수학자들이 리만가설 증명에 도전해 왔으나 학계의 검증을 통과하는 데는 모두 실패했다고 한다. 특히 리만가설이 증명될 경우 ‘소수(小數)를 근간(根幹)으로 한 컴퓨터 공개키 암호체계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따라다녀 더욱 관심을 집중시킨다.”는데… 거기 누구 없소이까?


 아라비아 지방의 민화(民話)를 중심으로, 페르시아, 인도, 이란, 이집트 등지의 설화가 첨가되어진 ‘천일야화(千一夜話)’에 실려 있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들이 “열려라 참깨!”라고 중얼중얼 주문을 외우면 보물을 숨겨둔 동굴의 육중한 바위 문이 절로 열렸다. 이제와 늙은 소나무 껍데기가 용(龍)의 비늘처럼 보인다며 시 한 수 읊는 여유가 없고 나그네 서러움을 가누지 못해 주저할 때도 없진 않지만 “감당치 못할 시험은 안 주시고, 또한 피(避)할 길도 주신다!”하신 말씀 믿어마지않는 우리들이다.


 “정치권력이란 합법화(合法化)된 폭력”이라고도 이른다. 드러난 혐의에도 불구하고 “무심코 지나쳤던 일상이 범죄가 돼 있었다.”며 법정 공방(攻防)을 벌이거나, 아예 미궁에 빠져버린 경우도 없진 않아서일까. ‘선거법 개정’과 ‘의석 나눠먹기’가 국민들 호주머니에서 훔쳐낼 수 있는 보물이라도 되는 듯 협잡을 하고 있고, 그것들을 훔쳐내기만 하면 자기네들 끼리끼리 누리려는 짓거리라며 광화문광장엔 불야성을 이루고 민의(民意)의 전당에서도 야단법석을 방불케 한다.


 남송(南宋)시대의 육유(陸游)가 읊은『숙흥(夙興)』에 “鶴怨憑誰解 鷗盟恐巳寒”이란 구절이 있다. ‘학(鶴)의 원망 누굴 의지해 풀려나 / 갈매기와의 맹세 이미 식었을까 걱정되네.’라는 의미렷다. 장(張)씨의 셋째 아들과 이(李)씨의 넷째 아들이 떠들던 예기라지만, 생각하면 이미 늦었고 아직 생각지 않아도 또한 이르다는 세상일이다.


 전문 의료인으로부터 암(癌)진단 후 5년 넘게 생존한 환자 수가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암 세포의 조기발견과 획기적인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암을 이겨내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기대수명은 길어지고, 식생활•생활습관이 변화하면서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암 판정을 받기도 한다. 이제껏 아프지 않으신 분들은 그저 감사해야할 테다. 암은 불치병이 아니라 극복이 가능할 것이란 인류의 바람이 암을 장애처럼 여기는 사회의 편견에 굽히지 않고 암을 다스려 이겨내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헬로(Hello) 캐나다, 봉주르(Bonjour)” 지난해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Dodgers)를 떠나 토론토 블루•제이스(Blue Jays)로 둥지를 옮긴 류(RYU)현진(99)이 입단식에서 팬들에게 던진 첫 번째 인사다. 유니폼 등번호 99번은 캐나다의 아이스하키 영웅인 웨인•그레츠키의 등번호로 토론토 구단에선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프로 스포츠세계는 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어느 위치에서든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


 MLB.com은 류현진의 내구성에 대한 위험부담은 토론토 구단이 감수해야 하는 ‘상수(常數)’라는 분석이다. 그는 타자를 힘으로 제압하는 투수는 아니다. 맞다. 일반적으론 납득할 수 없을뿐더러 뛰어나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말이다. 메이저리그의 타자들이 강속구(强速球)가 아닌 제구력(制球力)과 커맨드에 당해 허탈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일 테다. 토론토 동포사회에서도 열렬히 환영하며 자랑스러운 감동이 오래토록 이어지길 바란다.


“群山總入玉壺中 只有滄波映遠空/ 獨釣寒江晩來雪 憑誰畵我作漁翁” - ‘뭇 산은 모두 술병 속으로 들어가고, 거기 푸른 물결 있어 먼 하늘에 비치네./홀로 낚시하는 찬 강에 느지막이 눈 내리는데 누구를 핑계 삼아 나를 고기잡이 늙은이로 그리나’ - [ 유양능(喩良能)/南宋, 《강천모설(江天暮雪》]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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