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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世上萬事)에
namsukpark

  

 여느 개인이나 국가를 막론하고 강박증에 휩싸이다보면 자꾸 사실을 왜곡하려들고, 엉뚱한 일에 집착하게 마련이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현실을 똑바로 인지하고 자신의 처지를 솔직하게 이해하는 것일 테다. 설마하니 손바닥 뒤집듯이 생각하기란 너무 쉽지만, 강한 의지를 가지고 열정과 끈기로 올곧게 나아가야 할 일이다.


 1992년 미국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조지•H•W•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선거였다. 흔히 부르는 아버지 부시는 이라크를 상대로 한 걸프전에서 승리하고 옛 소련의 붕괴 이후 안정적으로 국제관계를 조율하는 등의 대외치적을 주로 내세웠다. 


 반면 빌•클린턴은 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누비는 신선한 방식의 선거유세를 전개하면서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으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저러나 이 슬로건은 이후로도 탁월한 정치광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어령 선생께선 <나에게 이야기하기>에서 “너무 잘하려 하지 말라 하네. 이미 살고 있음이 이긴 것이므로 너무 슬퍼하지 말라 하네. 삶은 슬픔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돌려주므로 너무 고집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의 마음과 생각은 늘 변하는 것이므로 너무 욕심 부리지 말라 하네. 사람이 살아가는 데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치 않으므로 너무 연연해하지 말라 하네. 죽을 것 같던 사람이 간 자리에 또 소중한 사람이 오므로 너무 미안해하지 말라 하네. 살다보면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기쁘므로 너무 조급해 하지 말라 하네. 천천히 가도 먼저 도착할 수 있으므로 죽도록 온 존재를 사랑하라 하네. 우리가 세상에 온 이유는 사랑하기 위함이므로…” 말씀해 주신다.


 ‘왕실 독립’을 선언한 영국의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거주지로 캐나다를 선택한 가운데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 메일은 사설에서 “캐나다는 왕정 체제를 타파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한 나라”이라며 “그들의 이주(移住)에 대한 쥐스탱 트뤼도 행정부의 답변은 간단명료하게 ‘아니다’이어야 한다며 ‘메그시트(Megxit•메건의 왕실 탈퇴)’ 사태에 캐나다는 그들의 이주를 허락할 수 없다”는 반론(反論)과, 입헌군주제(立憲君主制)를 유지하면서도 영국과 거리를 유지해 온 캐나다의 역사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뜻을 개진(開陳)했다.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가족 일원의 역할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재정적으로 독립하려 한다”고 발표했지만, 그들의 캐나다이주는 비용과 세금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거주를 허락해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캐나다의 독특한 군주제, 헌법체계에 따라 영국의 왕실 승계 순위 6위인 해리 왕자의 거주는 “무언(無言)이 헌법적 금기(禁忌)를 깨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캐나다는 옛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주축인 영연방 회원국 중 하나이며 여전히 영국 여왕을 대신하는 ‘총독(總督)’이 있고 캐나다 의회에서 통과된 모든 법은 총독을 통해 영국 왕실의 승인을 받는다. 캐나다군의 총사령관 역시 총독이다.


 웨스트민스터헌장(Statute of Westminster 1931) 이후 캐나다는 영국정부의 간섭을 전혀 받지 않는 독립국가가 됐다고도 설명을 부연(敷衍)했다. 영국 왕족 구성원이면서도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자유로워지고픈 그들을 위한 중간 거주지가 아니다” “캐나다는 다양한 종교와 국적 그리고 인종의 사람들을 환영하지만, 이곳은 당신의 집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오늘이 선물처럼 주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행운이겠고, “왕관(王冠)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버텨내라!”는 말이 새삼스레 생각을 키워준다.


“安樂山前安樂窩 問君安樂意如何 黃梁飯飽葵根滑 山北山南聽牧歌” - ‘안락산 앞 안락와(安樂窩) 있어 / 여쭙노니 안락의 뜻 무엇인지요. / 기장밥 배부르고 아욱뿌리 반드러우니 / 산 이쪽저쪽에서 목동의 노래 듣네요.’ - [ 하몽계(何夢桂)/南宋,《안락와음(安樂窩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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