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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풍진(風塵) 세상에
namsukpark

 자연재해는 인간에게는 속수무책(束手無策)이나 다름 아니다. 태풍 ‘링링’이 지나간 지 2주 만에 600mm폭우를 동반한 17호 태풍 ‘타파’가 휩쓸고 어지럽힌 피해가 가볍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사람들은 호의(好意)가 반복되면 제 잘난 맛인 줄로 착각하고, 여의찮으면 입에 거품을 가득 무는 우리들인지라 유구무언(有口無言)일 수밖에 없지만… 기상예보가 빗나갈 경우 그런가 보다 하면 될 터에 재난문자가 귀찮다며 저러쿵 이러쿵 한다지요.

 조난(遭難)이나 위급한 상황에서 인명(人命)을 구할 수 있는 혁신적인 미래의 주소 체계, ‘세 단어 주소(What3words)’를 BBC가 소개했다. 무료로 되는 이 앱(app)은 극도로 정확한 위치 파악이 필요한 상황에서 쓰이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What3words’는 전 세계를 57조(兆)의 정사각형(3mx3m)으로 나눠 사각형마다 무작위적(無作爲的)으로 선택된 3개의 단어를 부여한 기능을 사용하면 다양한 인간의 삶을 좀 더 유용하게 이끌어 가는데 도움을 얻을 것 같다.

 아침 산책길에 만나는 험버 강(Humber river)주변에서는 요즘 연어(?魚,Salmon)떼의 회귀(回歸)하는 모습이 장관(壯觀)을 이룬다. 어린 연어가 부화된 지 몇 주 후에 바다로 돌아가 삼사 년 만에 성숙하여 모천(母川)으로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것을 보면 GPS도 소지하지 않는 물고기의 기억력이 신통방통하기도 하다.

 세상 일은 당연하게도 불가사의한 점이 있다. ‘총명이 혼돈을 해치더니 번뇌가 두타를 더럽힌다.’(“聰明傷混沌 煩惱汚頭?”) 당(唐)나라의 백거이(白居易) 말이다.

 산란계(産卵鷄)없이 계란 맛이 나는 식재료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가혹한 조건의 케이지에서 24시간 밝은 불빛아래 혹사(酷使)시키는 일은 근절될 수 있으려나? 한 발 더 나아간 이들은 실험실에서 고기를 자라게 하는 기술도 개발 완료된 상태다.

 네덜란드의 벤처기업 ‘모사 미트’와 미국 기업 ‘멤피스 미트’는 건강한 소의 배아(胚芽) 줄기세포와 성체(成體) 줄기세포를 떼어내 배양(培養)접시에서 키운 배아 줄기세포는 단백질 덩어리로, 성체 줄기세포는 근육으로 자라는데, 적절하게 섞으면 근육과 살코기가 조화를 이룬 쇠고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국내서도 발생해 방역비상이 걸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인수공동(人獸共同) 전염병은 아니지만, 돼지에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급성형의 경우 치사율 100%로 백신이 개발돼 있지 않은 현실이라 이번에도 살처분(殺處分)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환축(患畜) 발생지역 양돈(養豚)농장은 옷깃을 스치는 바람결에도 신경이 곤두설 것이다.

 가축전염병 발병 빈도(頻度)가 증가하는 주원인은 공장식 축산에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야 마땅하지만 과도한 육식을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는 물론이고 소비자 개개인의 식습관 역시 바꿔지면 금상첨화가 아닐는지….

 인간의 생활환경이 개선된 오늘날에도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의 쉬운 구분법을 두고 동물들이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 생각해보고 동물들이 먹을 수 없는 것이라면 모두 일반 쓰레기라는 생각이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생활환경과 음식을 좋아한다. 사육(飼育) 동물들의 비애(悲哀)는 먹이를 자급자족하지 못하고, 자기 합리화에 영악(靈惡)한 관리인이 주는 대로 먹고 자유로운 행동을 구속받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뒤집힌 새의 둥지 밑에는 온전한 알이 없다.(覆巢無完卵)’는 말이 있다. 인생의 덧없음과 세월의 무상(無常)함을 읊은 나그네 심정을 동병상린(同病相隣)인 냥 되뇌어본다.

“오백 년 도읍지(都邑地)를 필마(匹馬)로 돌아드니/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 데 없네./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은 꿈이런가 하노라.” [ 길재(吉再,1353~1419) /《오백 년 도읍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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