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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어느 날
namsukpark

 

 하늘은 높고 날씨는 제법 쌉쌀해 옷깃을 여미게 한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 모여 점심식사를 나누며 지난 얘기로 회포를 푸는 시간을 가졌다. 다들 나이가 지긋하려니와 얄미운 구석이 어느 한군데도 없지만, 종교, 정치, 자식 이야긴 서로 감정이 꺼리지 않을 정도까지만 한다. 도움이 필요한 분에게 내민 이유 없는 호의와 베풂에 있어 문제는 암묵적(暗默的)인 속성(屬性) 자체가 말이나 글로 써 정확하게 설명하긴 생각보다 여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캐나다에서 오락용 마리화나가 공식적으로 합법화됐다. 서부개척시대의 ‘골드러시’에 빗대어 ‘그린러시’(Green-Rush)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마리화나 관련 상품 및 서비스제공, 세수 확보 등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지만, 공공의 안전과 건강에 있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나날이 새로워지고 발전해 나아가길 바라지만, 마리화나 자유화에 따라 강력 범죄 등이 심화될는지 모를 염려를 떨쳐버리기도 어렵다. 환각상태 운전자 증가에 대한 방어운전 등 각별한 주의도 요망된다고 하겠다. 


 바람처럼 와서 구름처럼 머물다 어느 날 구름에 달 가듯이 홀연히 가는 것이 인생이라고들 한다. 비록 날 샌 올빼미 신세였을지나 꼰대니 틀딱이니 손가락질하는 세상인심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요강 뚜껑으로 물 떠 마신 안색을 드러내 보일 것까진 없지 않을까싶다.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내키지 않아 분기탱천(憤氣撑天)할 일은 더군다나 아닌 줄 안다. 자연계의 섭리(攝理)도 때가 닥치면 극성을 부리던 모기 주둥이도 비뚤어지고, 뒤돌아서기 무서우리만치 무성하게 자라나던 잡초도 그만 힘을 잃어버리게 하더이다. 


 한은이 “그동안 추정한 한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연 2.8∼2.9%다. 2.7%는 오차범위 내라고 할 수 있지만 잠재성장률보다 높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한다. 흥미로운 일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도 모름을 에둘러 ‘난가(欄柯)’라고 한다. 중국 진(晉)나라의 왕질(王質)이라는 나무꾼이 땔감을 얻으러 깊은 산속에 들어갔다가 신선들이 바둑 두는 걸 구경하다가 ‘도낏자루 썩는 줄도 몰랐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누가 백로라 하고 까마귀라 했을까”만 우열(優劣)을 가르기 힘든 열강(列强)과 군웅(群雄)들이 중원(中原)을 차지하려든다. 가로•세로 19줄 361점 위에서 서로 한 점씩 번갈아가며 진지(陣地)를 구축한 뒤 차지한 영토의 넓이로 가름하는 전쟁놀이의 축소판에도 술수(術數)가 번쩍이고 눈감고 야옹하기도 한다. 


 우리들은 일상에서 ‘잘못을 반성할 줄 모르고 남 탓으로만 핑계 삼고, 우격다짐으로 합리화시키려고 들거나 아니면 말고’하는 경우를 적잖게 겪는다. 바보상자에서는 먹방 프로그램뿐, SNS엔 온통 코 처박고 불근거리는 것으로 뒤덮여있는 현실을 마땅찮게 여기면서도 맛있는 건 맛있는 거라는 허접한 모습이라니 가관이랄 것도 없다. “잘 먹고 죽어간 귀신은 때깔도 좋다더라!”며 허튼소릴 하기보단 편식을 삼가하고 적당한 운동을 게을러하지 말자. 누구나 건강과 활력을 누릴 수 있어야 할 테니까. 


 맹자가 말하길, ‘물고기를 먹음도 내가 바라는 것이고, 곰발바닥(態掌)도 역시 내가 바라는 것이다. 둘 다 가질 수 있다면 물고기를 버리고 곰발바닥을 취(取)하겠다. 생명 역시 내가 바라는 것이고, 의로움 또한 내가 바라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를 얻을 수 없다면, 생명을 버리고 의로움을 취하겠다.’(孟子曰 “魚我所欲也 態掌 亦我所欲也 二者 不可得兼 舍魚而取態掌者也 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 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고 했다. 역시나 맹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 미국 중간선거(11월6일)가 다가오면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의 4년 임기 중간에 실시되는 상•하원 및 주지사와 주의원 선거다. 이번 선거에선 임기 2년의 하원 전체 435석과 6년 임기인 상원 전체 100석 중 35석,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새로 뽑는다. 역대 미국의 중간선거는 주로 야당 승리로 마무리됐다고 한다. 당선자는 유권자들의 공복(公僕)으로서 정신적 자세와 직무수행능력을 배양해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테다. 


“잘 익었는지 하나만 맛보고 가려다가 / 온 들판 다 엎질러 놓고 가는 볕살 / 귀뚜라미와 베짱이가 나도 좀 데려가 달라고 / 악다구니 쓰는 시월” [ 이기철 /『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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