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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namsukpark

 
   

 사시사철 자연계는 우리가 항상 경탄해 마지않는 경외(敬畏)의 대상이다. 봄비가 흠뻑 내린 뒤 파릇파릇 짙어가는 숲속엔 부쩍 생동감이 넘쳐난다. 하얀 몸통을 지닌 자작나무가지에도 연둣빛 새잎이 돋아났다. 목련꽃이 피기 시작하면 비바람이 거세지는 줄도 아는 우리들의 경륜(經綸)이다. 개구리가 풀 섶에서 두리번거리다말고 웅덩이에 풍덩 뛰어드는 다이빙도 눈여겨 보았다. 


 매우 단순한 뇌 구조와 작은 몸집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개미가 서로 협력해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은 곤충학자들은 물론 인공지능이나 로봇을 연구하는 공학자들에게도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라고 한다. 특히 가장 놀라운 능력은 개미굴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까지 나왔던 개미가 복잡한 지형지물을 통과해 다시 개미굴로 복귀한다는 점이다. 개미의 길 찾기에는 페로몬이나 태양의 위치와 각도 등 여러 방법이 있지만, 주어진 여건을 탓하지 않고 힘겨운 일을 이루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자세가 가상하기도 하다. 


 창을 이르는 모(矛)와 방패를 뜻하는 순(盾)이 합쳐져 이루어진 단어가 ‘모순’(矛盾)이다. 판문점 선언이 있은 후 섣부른 기대심리로 들썩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 무엇을 듣고 무얼 말하려는지 성격이 묻어난 두루치기식의 무리한 해석을 낳기도 한다. 예나 제나 어느 국가나 민족의 영고성쇠(榮枯盛衰)는 그들만의 힘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국제질서는 여러 주변국가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바람직한 분위기가 조율되겠지만, 가치관이 다를 순 있어도 무작정으로 장밋빛 환상에 빠져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진 않아야 할 것이다. 


 “협상 때 레이건 대통령이 입버릇처럼 했던 말이 바로 러시아 속담인 “믿어라. 그러나 검증하라”였다. 러시아에 대해 잘 아는 수잔 매시가 “이 속담을 인용하면 대화가 잘될 것”이라고 조언했기 때문이다. INF 조인식에서도 레이건 대통령이 이 말을 하자,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또 그 소리입니까”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INF 조약과 스타워즈 추진은 냉전 및 소련 붕괴에 결정적 역할을 했기에, 미국은 신형 핵추진 항모 이름을 ‘로널드 레이건함’으로 명명했다”고 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무역전쟁은 잊어라, 중국은 양자(陽子)컴퓨터 군비경쟁에서 승리하고 싶어 한다’는 기사를 통해 차세대 컴퓨터분야에서 진행되는 경쟁과 양상을 보도했다. “양자 컴퓨터는 반도체가 아닌 원자(原子)를 기억소자(記憶素子)로 활용해,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첨단미래형 컴퓨터다. 56비트로 된 비밀암호를 무작위로 찾아내려면 기존컴퓨터는 1천년이 걸리지만 양자컴퓨터를 이용하면 어림잡아 4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앞으로 양자컴퓨터가 제조업이나 제약분야에 접목되면 산업의 양상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 분야를 선점하는 기업이나 국가가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나이 들어갈수록 팔다리 근육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길 많이 얻어 듣는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지만 남녀를 불문코 마흔 살 이후로는 해마다 1%씩 근육이 줄어든다고 한다. 실제로 근육이 부족해지면 인지(認知)기능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낙상이나 골절 원인이 되어 위험에 빠지는 빈도가 높아진다. 욕심 같아선 누군가에게 오래 기억되길 바라겠지만, 한편 잊혀 지지 않는 일 또한 두려워할 줄도 알아야 하겠다. 건강은 스스로 지켜내는 것인 줄은 알아도 어찌 거스를 수가 없는 생로병사(生老病死). 한 몸 간수해내는데도 버거울 경우가 적잖지만, ‘꽃처럼 향기롭게, 나무처럼 튼튼하게’ 지키려드는 정신과 자세가 필요하겠다. 

 


 “백년인생에 천년 근심하는데 / 한 해의 봄빛은 다락 끝자락에 있네 / 봄바람은 인간사에 아랑곳 않느니 / 제 마음대로 꽃 피고 물 흐르네” (百歲光陰千歲憂 / 一年春色在樓頭 / 東風不管人間事 / 隨意花開與水流) [왕방기(王邦畿)/明末淸初, <광음(光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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