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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마음 모아 축하합니다!-제35회 캐나다한인상 시상식장을 다녀와서
namsukpark

 

 올해 첫 눈이 내려 나뭇가지마다 눈꽃이 활짝 피었다. 우리들은 서설(瑞雪)이라고 불렀다. 《제35회 한인상》시상식이 11월10일(금) 18:00 토론토한인회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캐나다 동포사회는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함으로써 귀감(龜鑑)이 되어주신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에 힘입고 내일의 희망도 불러일으킵니다. 오늘 자랑스러운 ‘한인상 수상’의 영예를 안으신 『문화상: 김하나•최유경, 공로상: 김소일•이창복』님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사회자의 안내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시상식장을 가득 메웠다. 


 열흘 붉은 꽃이 없고 달(月)도 차면 기울지만,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며 우리는 서로서로 돕는 것을 배웠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먼 산 보듯이 외면하는 경우를 보고 자신의 미래가 그런 모습이 아니길 소망했다. ‘캐나다 한인상’은 캐나다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하신 분들의 갸륵한 숨은 공로를 기리는 ‘칭찬 법’으로 1981년 한국일보에 의해 ‘한인민족상’으로 시작됐다가 1984년부터 현재의 명칭 ‘한인상 이사회’로 이관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개천에서 용(龍) 난다는 건 옛말일 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옮겨온 이곳에서 서로 어울려 기쁨으로 피어나는 꽃들처럼 더불어 가자며 우리들은 스스로 삶을 꾸려나가고 자유와 정의 그리고 성취라는 미래를 선택했다. 열심히 익히고 노력하면 보다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설마 의심하기는커녕 하나같이 신봉(信奉)하기에 주저함이 없었으니 말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시작은 미약했으나 말과 글로써 이루 엮어낼 수 없는 값진 이룸이었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지극히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수상소감발표는 따뜻한 이해와 관심을 갖게 하며 부모님에 대한 사랑을 일깨워준다. 오늘의 모든 영광을 부모님께 돌릴 줄 아는 수상자의 됨됨이와 무심코 듣던 중에 깜짝 놀라하시며 눈시울을 몰래 훔치는 마음을 가까운 자리에서 지켜봤다. “이름대로 사는 건지 사는 것이 이름을 만들어 가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이름만큼은 살아내며 치러야 할 이름값”이라고 하셨던 어머님말씀을 지금껏 잊지 않은 지어미에 그 딸들이었다. 불가(佛家)에선 ‘겨자씨 안에 수미산(須彌山)을 넣는다’하던데 황금 같은 주말시간 흐뭇한 미소와 덕담(德談)으로 자리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보고 듣고 느꼈던 소중한 오늘의 행사 가운데 ‘옥(玉)에도 티는 있는 법’ 아쉬운 점도 없진 않았다. 청중이 보내는 손뼉박수와 연호(連呼)하는 환호성은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닌 자발적이어야 할 테다. 자기당착(自家撞着)에 빠져드는 것은 자유라지만, 불특정다수의 하객에게 반말로 시골영감님 혼잣말처럼 우물거리는 태도를 그냥저냥 지나치기엔 글쎄다. 혼자만이 갖는 느낌이었다면 오죽이련만… 약방에 감초일지언정 마땅찮거든 뱉어내는 것 또한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잘못 엎지른 물과 함부로 내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니 어이한다지요. 


 오늘은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통해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다가와 삼가 여쭙지도 못하고 불쑥 옮겨왔다. “어떤 이웃을 만나느냐. 인생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입니다. 소소한 나눔과 도움이 일상을 행복하게 만들고, 어려움과 고통을 당할 땐 ‘슬픔의 동지’가 되어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힘. 그 놀라운 힘이 이웃에게 있습니다. ‘어떤 이웃을 만나느냐’, 그보단 ‘내가 어떤 이웃이 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고 일러준다. 


 “망각(妄覺)은 삶에 대한 예의일진저!” 당연하고 마땅한 노릇인 줄로 안다. 그러나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남에게 전하는 일도 뜻이 깊겠으나,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을 배우고 깨쳐가고픈 꿈도 포기할 수 없을 테다. 마틴 루터는 “어떤 모욕적인 말보다 더 빨리 기억될 것은 아무 것도 없고, 그 어떤 선행(善行)보다 빨리 잊어버릴 건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정치에서 충성은 과대평가된 덕목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악덕(惡德)”이라고 거침없이 폄하하기도 한다. 뉘시라 일•월•화•수•목•금•토요일이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경우도 있으시겠지만, 뜻 깊은 오늘 금요일은 오랫동안 추억에 남을 금요일 아니겠습니까? 


 예나 제나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이나 삶을 영위해가는 방식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을까마는 좀 더 넓고 깊게 볼 수도 있으면 좋으련만 안타까운 면도 없진 않을 테다. 오늘처럼 기분 좋은 날 동장군의 심술에 주눅이 들 우리도 아니지만, 밤길운전을 걱정하게 했던 빗나간 Freezing Rain 예보는 천만다행이었다. 한인상 시상식을 빛내주신 수상자 여러분의 겸허한 마음과 행사준비를 위해 수고하신 ‘한인상 위원회’의 일취월장(日就月將)하시길 바랍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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