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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namsukpark

  
 
 웃도는 수은주와 폭염이 기세를 떨칠 본격적 더위가 시작되는 절기에 접어들었다. 그나저나 추녀 끝이 하늘에 닿는 궁궐을 짓던 뭉게구름에게 시샘 가득한 광풍(狂風)이 한바탕 휘몰아치더니 굵직한 우박이 소나기마냥 쏟아져 내린다. 뜬금없이 퍼부은 우박세례가 끼칠 심각한 농작물 피해에 발동동거리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바라보는 수밖에 없는 미약한 존재임을 새삼 깨닫는다. 


 조업(操業)에 나갔던 어선이 돌아올 때 만선(滿船)이면 빨간색 깃발을 꽂았던 데서 유래한 속설은 어촌지역에서 재운(財運)과 건강의 상징으로 여겨왔다. ‘신장개업한 가게에서 빨간 속옷을 사면 두고두고 행운이 따른다’는 유통업계의 마케팅에 힘입어 국내 유통되는 모든 업체의 빨간 속옷이 개업하는 날 한자리에서 팔려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오늘 누구는 징치며 꽹과리를 두들기는 날이겠고 어느 한편에서 다툼이 그치지 않는 세상살이다. 자연 현상에 대한 우리네 인식 또한 한심하다 못해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진실을 좇는 존재가 아니라 사실에 따라서 판단하는 존재라고 말할 수도 있다. “분별과 시비에 빠져들지 않고 / 걸림이 없는 경지에 이르러 / 차별 없는 참 사람을 만나면 / 그것이 본래의 너다.”(不落二邊去 到無着脚處 忽逢無爲人 正是本來汝) - [효봉학눌(曉峰學訥) / 시중법어(示衆法語)에서]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나 “함께해 영광(It’s an honor to be with you)”이라는 인사 나눔을 CNN과 폴리티코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영광’ 발언을 헤드라인으로 부각시켜 두 정상의 회동 소식을 전하고 있다. 물 대포와 최루액, 화염병이 난무하는 폭력 시위가 주요 매스컴을 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평화 집회도 진행됐다.

 
 G20 정상회의를 반대하는 과격•폭력 시위의 배경으로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가장 먼저 꼽힌다고 보도한다. 시위 참가자들의 목소리에는 다양한 분노가 서려있다. 지구촌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소수의 정상이 모여 ‘밀실 짬짜미’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란다. 영국 BBC는 세계 19개국 정상과 유럽연합(EU)의 최고 관리 2명이 몰래 물밑거래를 할 것이라는 생각이 G20 반대 집회의 근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같은 곡(曲)의 음악일지라도 연주하는 주자(奏者)가 다르면 듣는 느낌이 또한 다르게 마련일 테다. ‘영광’이라는 단어는 의례적으로 인사말을 나누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대선 때부터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해킹’ 사건을 부정하고, 푸틴 대통령을 공개로 칭찬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핵심 측근들과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에 휘말려 있고 상대가 푸틴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일 것이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아프고 때론 흔들린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나 좋은 물건일지라도 조그만 흠결이 비처진다고 한다. 사물을 칭찬하고 귀(貴)히 여김을 나타내는 미칭(美稱)에 침이 마르다가도 ‘옥(玉)에 티’를 찾느라 애쓰기도 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홀로 있을 때의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君子必愼其獨也)이라는 공자말씀을 풀이하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라는 뜻이다. 모름지기 널리 배우고 익혀내기에 힘쓸 일이다. 


  “무리지은 나무 한낮 그늘은 고요하고, 북쪽 창가는 서늘한 기운 많구나.(群木晝陰靜 北?凉氣多) 한가로이 사니 때와 철을 뛰어넘고, 여름 구름은 어느새 험한 기세를 뽐내네.(閑居逾時節 夏雲已嵯峨) 무성한 숲 사랑해 나뭇잎 들어올리고, 계곡물 오르다 급한 물살에 장난질하지(騫葉愛繁綠 緣澗弄驚波) 어찌 오래 품은 뜻 논하겠는가, 이 푸르른 산자락 앞에서(豈爲論夙志 對此靑山阿)” [위응물(韋應物)/唐) / <하경원려>(夏景園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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