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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설(春雪)
namsukpark

 

 지름 1만 2700㎞의 거대한 흙의 공인 지구 내부는 아직까지도 거대한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얇은 지각(地殼)을 제외하고는 직접적인 탐사를 할 방법이 마땅찮기 때문이렷다. 따라서 우리 발 밑 깊은 땅속이나 심해(深海)속의 사정을 속속들이 상상하기란 매우 어렵다.

 홍매화(紅梅花)가 만발했다는 고국산천의 꽃소식을 듣다말고, 지난 금요일 오후부터 허공을 가르는 바람 끝이 요란스러웠다. 연방기상청이 발표한 광역토론토에 위험한 수준의 눈·폭풍에 안전운행과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진눈개비와 우박, 얼음비, 강풍이 뒤섞인 도로상태는 겨울철 종합선물세트를 받아든 느낌이다. 흰 눈 사이로 썰매를 타고 내달리는 기분이었지만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거북이걸음으로 달려야했다.

 겨울과 봄의 경계선에서 친구들과 ‘마음에 점 하나 콕 찍는’ 정겨운 자리를 뒤로 미룰 순 없는 일이었다. 삭신이 불편하면 졸린 상태에서 나른해지고 가상적(假想的)인 재난에 대해 두려워해지기도 한다. 무시무시한 가상적 동물을 본다든지 건물이 불에 타고 있다는 생각 등의 환각으로 괴로워하는 경우가 뒤따르기도 한다. “I’m going to live every minute of it.”라고 했지만, 연둣빛 봄빛처럼 신심(信心)이 돈독한 친구의 힘찬 소회(所懷)는 나뭇가지에 새움이 터 오르는 듯 했다. ‘뉘라서 나그네 아닐까’마는 ‘불감청(不敢請)일지언정 고소원(固所願)’인 우리 모두의 간절한 심정이었다. 감사하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 맞아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고 러시아의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했다. 교황님은 “1년 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황당한 전쟁이 시작됐다”며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가까이 지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우리 자신에게 전쟁을 막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것을 이뤄냈는지 물어봐야 한다며 잔해(殘骸) 위에 세워진 평화는 결코 진정한 승리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로라(Aurora·極光)는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에 이끌려 양 극(極)지방 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에서 대기 입자들과 충돌해 빛을 내는 현상이다. 태양풍이 약하면 오로라를 극지방에서만 볼 수 있다. 지난 주말에는 태양풍이 빠르고 강력해 많은 입자가 지구로 쏟아지면서 북극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발생했다고 한다. “모두 오로라 구경하세요!” 승객들에게 오로라를 보여주기 위해 항로를 360° 선회하는 비행 서비스를 제공해준 영국의 저가 항공사 easy Jet의 친절한 조종사가 화제다.

 여객기가 영국 상공에 도착하기 전 밤하늘엔 초록, 분홍, 보라색 빛의 오로라가 발생했다. 진귀한 광경이 펼쳐지자 기내는 술렁였다. 그러나 오른편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이 광경을 멀리서 겨우 눈요기해야만 했다. 이때 조종사는 360° 선회 비행으로 모든 좌석의 탑승객들에게 오로라를 보여주었다. 비행 추적앱 ‘플라이트 레이더 24’는 트위터에 “해당 비행편의 조종사가 항공교통관제소의 허가를 받아 안전하게 수행한 것”이라고 부연(敷衍)설명했다.

 규반(窺班)은 규표일반(窺豹一斑)의 준말로서 견문(見聞)이나 시야가 좁은 것을 말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염불보단 잿밥에 관심이 많은 탐관오리들이 적잖다는 원성(怨聲)이 죽 끓듯 했지만, 준엄한 법의 철퇴를 맞기 전에 자복(自服)하는 경우는 눈 씻고 봐도 찾아보기 여간 힘들다.”는 전설이 수두룩하다.

 “자연재해는 정치와 무관한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게 보도를 통해 계속 조명되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은 지진이 예견되었음에도 제대로 조처하지 않았다. 지금 튀르키예는 3선 집권을 목표로 하는 권위주의 정부가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구조로서 민심과 정권의 의중(意中) 간에 괴리(乖離)가 상당하다”는 취재기자들의 보도다. 외신기자가 찾아올만한 장례식장이나 매장지에 대통령실까지 보고를 올리는 정보 요원들이 흩어져 있다고도 했다.

 뜻밖의 재난은 우리에게 평등하게 닥치지 않는다. 그리고 취약할수록 피해는 심각하다 뿐만이 아니다. 현재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도로가 끊어지고 통신도 마비돼 구조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재난지원 활동에 나서는 유엔난민기구(UNHCR)는 “풍찬노숙(風餐露宿)하는 이재민들이 일상을 되찾기 위해 작은 도움도 큰 힘이 되어준다.”며 시냇물이 실개천처럼 가늘어도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모두는 하나를, 하나는 모두를 위하여(All for one, One for all)” 빗살무늬처럼 베풀 수 있을 것이라는 간절한 호소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Technology Review)가 선정한 2023년 주목할 10대 기술의 하나인 ‘생성형AI’(AI that makes images)는 Google을 발칵 뒤집은 AI의 등장이다. Open AI의 ‘챗(Chat) GPT’가 논문의 공동저자로 등재된 것으로도 확인돼 학계에선 논란이 일고 있다. ‘챗(Chat) GPT’ 서비스가 시작한지 두어 달 만에 사용자가 1억명에 도달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Chat GPT에게 물어봤더니…” 형태의 기사와 칼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챗(Chat)GPT’의 출현으로 웬만한 일자리는 버텨내기가 어려울 것이란 불안이 적잖지만, 일상을 영위하는데 여러모로 편리해진 세상이 펼쳐졌다는 반응도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로 아츰,/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 하다/ 어름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롬 절로 향긔롭어라/ 옹숭거리고 살어난 양이/ 아아 꿈같기에 설어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긔던 고기입이 오믈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핫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 [정지용(鄭芝溶) / 《춘설(春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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