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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전막후(幕前幕後)
namsukpark

 

 QATAR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월드컵 16강전에서 “잃을 게 없다”는 한국 대표팀이 FIFA랭킹 1위 브라질 팀의 높은 벽에 막혀 8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역대 한국이 본선 진출한 경기 중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快擧)를 이뤄내 희망을 쏴 올렸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목청 높여 외치고 싶었지만… 2026년을 기약하면서 충천(衝天)하던 월드컵의 열기도 서서히 식어간다.

 월드컵 트로피를 향한 32개국의 경쟁에서 이제 단 4팀만 살아남았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와 ‘우승 후보’ 브라질을 침몰시킨 크로아티아,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아프리카 국가 최초 4강 신화 모로코가 14일부터 각각 준결승전을 치른다. 유럽 2개국, 남미와 아프리카 각각 1개국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 4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프랑스는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8강전에서 숙적 잉글랜드를 2:1로 꺾었다. 오렐리앙 추아메니의 선제골과 후반 올리비에 지루의 결승골로 잉글랜드의 거센 추격을 뿌리쳤다. 2018 러시아월드컵 우승팀 프랑스는 직전 우승팀이 다음 대회에서 부진하다는 징크스를 깨고 2회 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 중이다.

 한국, 일본, 호주가 모두 8강 진출에 좌절(挫折)됐지만, 지칠 줄 모르는 우리들의 도전은 계속되어야 한다. ‘90분에 압축된 삶’으로 구현(具現)되는 축구경기에 승률(勝率)은 숫자에 불과할 뿐이고, 결과는 그라운드를 뛰는 선수들이 만든다. “힘껏 잘 싸웠다! 대~한민국의 태극(太極)전사들아!” “Bring it on!” “夢を見させてくれてありがとう(꿈꾸게 해줘 고마워)” 하는 네티즌들의 손에 땀을 쥐어가며 응원에 몰입하는 자세는 반목(反目)과 질시(疾視)가 아닌 성숙(成熟)해진 변화를 실감케 해줬다.

 축구의 신(神)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가 월드컵 ‘라스트 댄스’ 무대에서 카타르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라 공언(公言)한 상태다.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는 전무후무한 업적과 기록을 모두 세웠지만 단 하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만을 끌어안지 못했었다.

 주요 관문(關門)이 될 8강전을 앞두고 그의 고국에서는 “메시가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끌 경우 차기 대통령 후보에 추천하겠다”는 농담까지 등장한 판국이다. 내심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기대하는 전 세계 팬들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기라성(綺羅星)같은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하지는 못했다고 해도, 포르투갈 축구의 ‘아이콘’이었던 호날두는 아쉬운 패배에 눈물을 보였다.

 경우에 따라선 무난한 것이 다른 경우에는 통하지 않을 수 있는 정치논쟁에서 ‘축구공’이 돼 청문회 증인이 되거나, 서면(書面)으로 답변해야 하는 경우도 없진 않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공리(公理)조차도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이분(二分)된 우리 사회에 지금 필요한 것은 역시나 치밀한 논리보다는 대화와 경청(傾聽)하는 자세가 아닐는지…. 선린(善隣)과 우호(友好)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으면 오죽이겠다.

 1991년 제1차 걸프전 이후 20여 년 동안 우리가 알았던 전쟁 수행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최첨단 무기를 갖춘 전투기와 공격헬기들이 대거 투입돼 공습을 감행하고, 지상군이 적지(敵地)를 진격(進擊)해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신속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현대전의 정석(定石)이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와 같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은 전쟁에서 확고한 제공권(制空權)을 장악하지 못한 채 장기전을 벌이고 있다. 전투기나 공격헬기보단 미사일과 무인 비행체 드론(Drone)이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2022년 올해의 인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을 선정했다. 타임지는 1927년부터 지금까지 지구촌에서 가장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인물을 선정 ‘올해의 인물’로 발표해왔다. 2022년 올해의 인물과 관련하여 타임지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이 미디어에 노출됐을 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군 장병과 주민들을 격려하는 데 몸소 앞장섰다”고 부연(敷衍)했다.

 대표적인 올해의 인물로 1938년에 선정된 ‘아돌프 히틀러’가 있으며 1982년에 선정된 ‘컴퓨터’처럼 사물이나 단체가 선정되는 경우도 있다. 2020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해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가 올해의 인물에 선정되기도 했다.

“漸疎靑州從事 頗倦子墨客卿 心事栽松道者 門風泄柳先生” - ‘좋은 술은 차츰 멀리하고 / 소인묵객(騷人墨客)도 자못 싫증내지 / 마음속으로는 재송도자(栽松道者)를 바라고 / 가풍은 설류(泄柳)선생과 다름이 없네.’ - [왕세정(王世貞)/明, <유감(有感)>四首其二]

*청주종사(靑州從事)는 좋은 술(美酒)의 다른 이름.

*자묵객경(子墨客卿)은 먹(墨)을 의인화한 표현으로 소인묵객(騷人墨客)을 지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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