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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namsukpark

 

 “~덕분에”라는 말을 우리네 일상생활에서 습관적으로 사용하였으면 오죽이겠다. 말 한마디에는 생각과 성격으로, 습관으로 운명까지도 바꾸는 씨앗이 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20세기의 여명(黎明)은 우월한 군사력과 경제력으로 다른 나라나 민족을 정복하고 몸집을 키웠던 제국주의(帝國主義)와 산업혁명이 절정에 다다랐을 무렵 밝았다.
 

 노벨상 시즌이다. 매년 10월이면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노벨위원회는 인류 지식의 지평을 넓힌 과학자들은 물론 문학가와 경제이론가, 인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을 선정하고 있다. 올해는 10월 3일 18시 30분(한국 시각)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4일 18시 45분 물리학상, 5일 18시 45분 화학상 등 과학 부문 수상자가 잇따라 발표됐다. 6일 20시에 문학상, 7일 18시엔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되고 마지막으로 10일 18시 45분에 경제학상 수상자 발표로 올해 노벨상 수상자 발표는 끝을 맺었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노벨재단은 COVID-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시상(施賞)과 수상(授賞) 방식을 조정했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수상자 발표가 최소화됐고, 시상식도 수상자만 참여하고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환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는 평화상 시상식도 규모가 축소됐다. 재단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는 올해 수상자 외에도 2020년과 2021년 수상자들도 초청을 받아 함께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매년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이 숨진 12월 10일에 열리며 수상자에겐 상장·메달, 상금액이 명시된 문서가 수여된다. A·노벨은 자신이 운명하기 1년 전 유언장에 “3100만 스웨덴 크로나(현재 17억9400만 크로나)의 재산을 펀드로 전환해 안전한 증권이 투자해 수익금을 인류에게 가장 큰 혜택을 준 사람에게 매년 상금으로 수여해야 한다.”고 규정을 했다. 올해는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가 상금으로 수여된다. 노벨재단 정관에 따르면 상금은 3명을 초과하는 인원이 나눠 가져서는 안 된다.


 노벨재단 정관(定款) 5조에 따르면, “인류에게 가장 큰 이익을 가져다준 후보에게 상금을 분배하라”는 노벨의 유언을 충족하는 업적이 없을 때에는 상금 지급을 다음 해까지 유보(留保)하거나 재단에 귀속시켜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위원회가 인류의 발전에 공헌한 과학자를 뽑기 위해 얼마나 신중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양자컴퓨터(量子,quantum computer)는 이론적으로 현존(現存) 컴퓨터보다 30조(兆) 배(倍)이상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고 한다. 슈퍼컴퓨터가 100만 년 이상 소요하는 계산을 10시간 만에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육성법(CHIPS)’에 서명하고, 자국의 반도체 생산 장려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兆)는 억(億)의 만 배(萬倍), 억(億)은 만(萬)의 만 배(萬倍) 곧, 10?이다.


 사실 지지자들을 포함해 다른 사람들을 발아래 추종자쯤으로 여기는 것은 성공한 정치가에게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맹목적인 일부를 빼면 대부분 지지자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 그들에게 지지(支持)는 일차적으로 자신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그런 만큼 그들은 한 정치인에게 지지를 보내는 순간조차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그 정치인이 자기 목적을 위해 신의(信義)나 정직 따위는 언제나 내던질 수 있는 무서운 여우라는 생각이 들 때 우려와 공포는 커지게 마련이다.


 《장자(莊子)》<칙양편(則陽篇)>의 우화(寓話)에서 유래한 ‘와각지쟁(蝸角之爭)’이 있다.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로 서로 싸우는 것을 두고 에두른 말이다. ‘달팽이 두 뿔(더듬이)위에 있는 나라. 오른쪽 뿔 위에 있는 나라가 ‘만(蠻)’이고, 왼쪽 뿔 위에 나라가 ‘촉(觸)’이다. 조그마한 두 나라가 어쩌자고 전쟁을 벌여 수만(數萬)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한 번 실수는 싸움터에서 늘 있는 일이다’(兵家之常事)라고 했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적당히 싸웠던 전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민주당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전황과 관련해 “상황이 지금 이런 길로 계속해서 간다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처음으로 우리에게 핵무기 사용의 직접적 위협이 있는 것”이라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과 관련 “아마겟돈(Armageddon·종말적(終末的)인 대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신의(信義)와 소중한 가치를 무시해버린 나머지 치러야하는 대가(代價)는 혹독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불리한 우크라이나 전황을 만회(挽回)하기 위해 전술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미국 측도 대응하면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국지전(局地戰)에 전술핵무기를 쉽게 사용하면서도 아마겟돈(Armageddon·)으로 끝나지 않는 역량(力量)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며 푸틴이 “체면을 잃지 않고 상당한 권력 손실이 되지 않는 지점을 찾을 수 있을까?”라고도 했다.


 인류가 석탄을 다시 쓰고 장작으로 불지펴야하는 과거로 회귀(回歸)해야 하는 시점인지도 모른다. 어느 편에서든 전쟁의 명분(名分)으로 삼아내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라이벌을 두고 도저히 참아낼 수 없다는 것이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나방(蛾)이 불 속에 뛰어듦’과 같을 것이다.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거린다.’는 말을 간과(看過)하긴 너무 쉽고 현혹(眩惑)되는 경우도 적잖을 테다.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 병합시도(倂合試圖)를 규탄하는 결의안이 10월 12일 UN총회에서 찬성 143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했다.”는 뉴스다. EU 주도로 마련된 결의안에는 지난달 러시아가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지역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병합 선언 역시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에는 러시아에게 ‘우크라이나 영토로부터 군 병력 즉각 철수’를 요구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대한민국 1위 메신저 기업이자, 인터넷 대기업 카카오가 서비스 공급 방식부터 비상 상황 대응까지 총체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 ‘카카오 먹통’ 사태를 두고 업계에선 “계열사를 늘리기와 상장, 그룹 몸집 키우기에만 급급해 데이터센터 같은 기본이자 핵심시설 투자엔 손을 놓은 결과”라고 비판한다. IT 전문가는 “인터넷 서비스를 독점하는 플랫폼 기업에서 생긴 오류가 국민 전체를 블랙아웃에 빠져들게 할 수 있음을 송두리채로 드러낸 사건”이라고 말했다.


 아무렴 ‘내일이면 오늘 되는 우리의 내일’이고 ‘구슬이 서 말(斗)이어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만, ‘실수나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은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더불어 공존(共存)의 가치를 되찾으려는 우리들 모두의 마음가짐이 간절했으면 좋겠다.


 “功名?啄與時同 譬似靑天白日中 不覺片雲隨雨雹 適從何處運神通” - ‘공적(功績)과 명예는 양쪽의 시기가 맞아야 하는데 / 마치 파란 하늘에 밝은 해가 뜨는 것과 같지. / 조각구름이 우박을 따르는 것을 깨닫지 못하니 / 어느 곳을 쫓아 신통(神通)을 부릴 것인가.’ - [장원간(張元幹)/宋, <상평강진시랑십절(上平江陳侍郞十絶) 其七>]

(대한민국  ROTC 회원지 Leaders’ World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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