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sungmo
서울장신대 전 총장/서울 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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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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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밭

 

 

 

심심산골
백두산 가는 길엔
떼지어 무표정한 얼굴로
옥수수가 숲을 이루고 서있다

 

등줄기와 가슴을 둘러
품고 있는 알들이 기쁘지 않니?

 

알알이 박힌 너의 가슴 속 슬픈 사연들이
너의 얼굴에서 웃음을 빼앗아 간거니?

 

아님
내 가슴 속에 박혀 있는
삶의 고민 때문에
내 눈에
너의 표정도 어두워 보이는 게니?

 

너와 마주서서
가슴 속에 박힌 사연들을
알 하나에 사연 하나씩 다 떨궈내고
앙상하게 구멍 송송 난 너의 빈 가슴에
내 입을 맞추고
하모니카를 불듯
너의 몸뚱아리 세포 구멍들을 오르내리며
사랑의 호흡을 주고 받으면

 

어느새 
너와 나의 슬픈 사연들은
떨림이 되고
감동이 되고
노래가 되어
덩실덩실
춤사위가 이어지겠지

 

옥수수 밭이
하모니카 소리에 맞추어
모두 춤을 추면
세상이 조금은 밝아지겠지

 

- 백두산 여행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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