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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양탄자-아버지
macho

 

 천국의 양탄자 
-아버지 

 

 

 

말없는 미소로 어린 딸을 바라보던 
당신의 그윽한 미소를 중년을 훌쩍 넘어선 후에야 
비로소 가만히 들여다 보며 당신을 알아가고 있어라. 
남다른 배려심 하나로 끝날까지 자신을 양보하던 아버지
당신의 속 깊은 마음이 누룽지 향기 그윽한 
사랑으로 벙글고 멈출 줄 모르는 순수 영혼의 흰 깃발로 
만년설 덮인 수미산 정상에서 힘차게 펄럭이고 있어라.

 

멀고 먼 이념의 철조망 능선을 홀로 넘어오면서 
시대의 소용돌이를 넘고 또 넘어오느라 움츠러든 어깨 
허기와 고달픔이 당신의 온몸을 칭칭 동여맬지라도 
찢겨진 옷 매무새를 가다듬으며 활짝 웃던 당신의 미소 
애써 다듬어 온 자부심과 타인을 위한 헌신의 열망으로 
주렁주렁 이승의 별빛 훈장을 영혼깃에 매달고 
헐벗은 어린 딸의 소박한 꿈을 위하여 슬며시 
양보하던 죽 한 그릇같은 푸른 하늘빛 가슴이어라. 


 
이제야 당신의 속 깊은 사랑의 비밀을 속속들이 
헤아려 보면서 자꾸만 농익은 포도 향기에 취해 있어라. 
뜻 깊은 당신의 사랑을 말로는 다 전할 수 없어 
침묵의 붓으로 그려낸 투박한 질그릇 사랑 
백 마디 말보다 값진 침묵으로 무한 고지를 넘어와 
산 정상에 꽂아둔 당신의 혼불이 새겨진 승리의 깃발 
당신은 지금껏 꽁꽁 모아둔 꿈의 실타래를 풀어내어 
무지개 빛 사랑으로 엮어낸 천국의 양탄자를 짜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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