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가면 

바다에 가면 모두 다 알겠지.
뜨거운 햇살의 날에 
바다에 가면 더욱 더 알게 되겠지.
그리운 것은 물이라는 우주의 어머니 
모든 생명을 품어내는 무한 가슴 
해와 물의 자녀인 인간들이 무한 목마름으로 
해와 하나인 바다의 비밀을 
엄연한 진리로 받아들이게 하는 
여름 해변가.

뭍의 짐승들 차마 깨치지 못한 
눈먼 영혼들끼리 부대끼면서 
모두가 산재된 숙제를 부여안고 
이 땅의 누구나 아프다고 말하지. 
바다 생명만큼이나 다양한 
뭍의 생명들도 늘 갈급한 목마름으로 
어머니의 손길인 물줄기를 따라 
달려가고만 있지. 

바다에 가면 모두 다 알겠지.
상처와 흔들림으로 몸부림치는 
어린 새싹 자녀들을 품어 안고
키워내야만 하는 만물을 잉태한 어머니의 신고
그 태모신의 신음소리와 기쁨의 환성을 
파도 소리와 함께 모두 다 듣게 되는
여름 해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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