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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에 흥미가 조금 떨어진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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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일에 조금 흥미가 떨어진다. 그 이유는 새로운 매니저가 전 매니저와 달리 말이 좀 안 통한다. "왜 이 일을 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앞으로 오버타임하기 전에 미리 허락 받아라", 출결석에 신경 쓰고, 직원들의 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선희는 "아~, 옛날이여~"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생각은 다른 곳으로 번졌다. 내가 왜 재미없어할까? 그럼 그 전에는 주위에서 중독이라고 할 정도로 열나게 일한 이유는 무얼까? 같은 일을 해도 기운이 날 수가 있고 재미가 없을 수 있다. 차이점은 누구랑 같이 하느냐이다. 


상대와 잘 지내려면 어떤 마음가짐과 행동으로 처신해야 할까? 왜냐하면 자신의 기호에 맞는 사람을 만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있게 살고 싶다면, 자기랑 잘 맞는 사람이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지금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재미있게 사는 법을 찾는 게 맞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회사 일을 해라" 자주 듣던 훈시다.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지나? 영어로 ownership이라고 한다. 일년 전 상사는 개인적으로 감사의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네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를 해내주어서 감사하다" 


내가 왜 그랬을까? 그 핵심은 바로 그 매니저에 있었다. 같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필요한 것을 채워주면서 일이 잘되도록 격려하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직원에게 감사표시를 했다.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의 인간 됨됨이, 결단성, 해박한 경험과 지식 등에 대하여 존경심이 생겼다. 그러니 회사 일을 열심히 하였고, 매니저 눈에 보기에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으로 각인되었다. 빈말로 보이지는 않았다. 으어어~~


그래서 면접을 볼 때 매니저를 잘 관찰해야 한다. 누구랑 내가 일하게 되는 것인가? 그렇지만, 항상 좋은 상사만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적당히 상사에 대한 나의 태도를 재조정해야 한다. 이런 사람은 이렇게, 저런 사람은 저렇게, 그래도 일이 흥이 안 나면, 다른 곳으로 가야지.


 흥미가 떨어지는 것은 그 일 때문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 때문이고, 그 사람 자체이기 보다는 그런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맺거나, 유식한 말로 해서 인간경영을 못하는 내 자신의 문제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라고 흐리멍덩할 정도는 아니지만, 타인과 일의 과정에 대하여 너무 엄격한 자기 기준을 가지는 태도는 접어야 한다. 


같이 있는 사람과 유쾌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밤골목에 야간잠복근무를 해도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무슨 일을 하느냐 만큼 중요한 것이 누구와 함께 하느냐이다. 


그러니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살면서 자기 배우자랑 유쾌한 관계를 맺고 있지 못하면 얼마나 집안 살림이 재미없겠나. 짜증은 아이들에게 쏟아내게 되고, 화난 채로 한 십 년을 살다 보면, 생얼이 무척 까칠한 아줌마가 될 것이다. 


유쾌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상대방을 덜 긴장하고 얼굴에 웃음이 나오게 하는 재주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상대가 잔뜩 흥분하거나 짜증을 부려도 속으로 "어여, 어여"하는 마음자세로 들어주고, 풀어주고, 그래 뭘 도와주면 네가 편안해지겠니, 라는 넉넉한 눈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대세라는 것이 있다. 직장내의 인간관계는 그리 오래가지는 않는다. 직장은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고, 있던 사람이 나가는 곳이다. 그냥 버티다 보면 사람들이 교체된다. 하루라도 간지러워서 못 견디는 환자 같은 성격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면, 좀 독특한 직원이나 상사를 너무 나무라지 말고, 그러려니 하고 둔감하게 넘어가는 '통큰 치킨'을 먹어야 한다. 


항상 절을 떠나는 사람들의 특징은 본인이 깨끗한 사람이어서보다, 참지 못하고, 욱하는 사람들이다. 못되었건, 착하건 상관없이 넓게 보고 흔들림 없는 직원은 오래 버티고, 자질이 부족한 상사나 마음에 안 드는 직원이 이직을 하고 나서도 남게 된다. 그때가 되면, 해당 업무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될 것이고, 그만큼 인정도 받고, 회사 생활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멀리 보고, 넓게 보고, 대세가 어디로 가는지,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보고, 기다리는 사람은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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