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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풍속(歲時風俗)
leesangmook

 

 

트럼프 얼굴 모양으로 조각한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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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등을 켜고

 


 
떠미는 바람도 없는데
낙엽 한 장 길 떠나고 있다
이승의 넌출 다 녹아버리고
앉은 자리 젖어오는 벌판의 저녁
호박들은 칼끝으로 제 머리뚜껑을 따고
꽉 차 있는
자꾸만 꺼져버리는 
메모리 회로판을 들어내고 싶다
그 자리에 촛불 밝히고
조리개 없는 눈 부릅뜨면 
볼 수 있을까 
어둠 속 귀신들
빗자루 타고 날아와
얼굴 없는 희망들을 쓸어버리는
검은 모자 귀신을 만나고 싶다.

 

 

핼러윈이다. 옆집에는 며칠 전서부터 호박 몇 덩이를 내 놓았다. 벽에는 마녀도 붙어 있다. 검은 모자를 쓰고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자세다. 호박도 유행을 탄다. 금년에는 트럼프킨(Trumpkin)이 대세다. 트럼프(Trump)와 호박(Pumpkin)을 합성한 단어다.

때가 오면 치장하는 게 세시풍속(歲時風俗). 트럼프 역시 백악관 앞에 조각한 호박을 내 놓았을 게다. 하지만 그는 애들처럼 한가하지 않다. 검은 모자를 쓴 마녀가 백악관 상공을 배회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를 마녀로 몰아가려고 한다. ‘러시아 게이트’ 때문이다. 대선 기간 중 트럼프측이 러시아의 협조를 받았다는 게 ‘러시아 게이트’. 벌써 트럼프 측근 셋이 기소된 상태다. FBI에서 조사의 그물을 좁혀 오니까 트럼프는 ‘마녀 사냥’이라고 반발한다.

닉슨 대통령을 몰아낸 워터게이트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는 조만간 조사의 칼날이 트럼프를 겨누게 될 거라고 예언한다. 

트럼프의 선대위원장은 러시아에 가까운 우크라이나의 한 정당을 위해 불법 로비를 벌였다. 또 2천만 달러를 자금 세탁해서 흥청망청 뿌렸다. 힐러리의 이메일들을 러시아가 해킹했다고 발표되기 3개월 전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트럼프는 “자기는 공모하지 않았다.”고 버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들통 나면 궁지에 빠질 수박에 없다.

올해 호박의 패션은 위에서 말한 트럼프킨이다. 호박들이 트럼프의 얼굴로 다양하게 조각됐다. 트럼프 얼굴로 조각한 허수아비를 세워 놓은 집도 있다. 호박을 조각하는 건 원래 아일랜드 풍속이다. 감자를 조각했는데 미국으로 건너와서 호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호박씨 깐다.”는 전설은 원래 음흉치 않다. 옛날 가난한 부부가 있었다. 하루 한 끼의 식사도 어려웠다. 어느 날 청소를 하던 아내가 방바닥에서 뭘 주워서 입에 넣는 것을 남편에게 들켰다. 호박씨였다. 혼자 먹다가 들켰기 때문에 누굴 손가락질하는 속담이 됐다. 

사진에 보면 트럼프가 호박씨를 입에서 토해내고 있다. 호박씨는 그의 거짓말과 맥이 닿는다.

“공모하지 않았다.”게 과연 진실인지 운명의 초침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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