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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없는 총성
leesangmook

  

 


 
미국은 매일 100여 명이 총에 맞아 죽는다고 한다. 오늘 아침 잠결에 들은 라디오 뉴스다. 2주 전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에서 총기 난사가 있었다. 59명이 죽고 53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총을 쏜 사람은 64세의 스티븐 패덕. 그가 단번에 통계를 끌어올렸으니 금년도 합계는 3만 7천 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비슷한 숫자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다. 

“문제는 총기가 아니다. 정신건강이 문제다.” 언젠가 트럼프가 한 말이다. 그런데 스티븐은 정신에 전혀 이상이 없단다. 그의 동생 에릭에 의하면 형은 폭력 전과나 정신 질환 병력이 전혀 없었으며 종교나 정치단체에도 가입한 적이 없단다.

경찰 역시 그의 과거에 대해 조사하였으나 교통 위반 건 외에 이번 사건과 연결할 만한 경력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한다. 

그는 네바다 주의 은퇴자 마을에 살며 2대의 비행기를 소유, 몰고 다니던 복에 겨운 사람이었다. 회계사로 성공해서 멀티 밀리어네어였고 카지노에 가면 하루 만 달러 베팅은 우습게 알았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한 말도 틀리지 않는가. 그의 범행동기가 더 미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금까지 미국의 수사기관은 그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멀쩡한 사람이 치밀한 계획을 하고 스스로 자살하는 피날레까지 준비한 것을 보면 그 의도가 전혀 맹목적이었다고 볼 수 없는 거 아닐까. 그의 방에서는 1정의 자동소총과 19정의 소총이 발견됐단다. 이건 뭘 말하는 것인가. 처음부터 아예 기록을 올리겠다고 작정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는 전문 도박꾼이다. 이번엔 자기 목숨을 가지고 베팅 했는지도 모른다. 그간 한 해에도 몇 번씩 일어나는 게 미국의 총격사고다. 그리고 한 사나흘 지나면 잊어버린다. 언제 또 일어날지에 대해서도 불안해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렇게 많이 쓰러뜨렸는데도 눈 하나 깜짝 않겠다고?”
어쩌면 그는 방아쇠를 미친 듯이 당기면서 그렇게 중얼거렸을지도 모른다. 이번에 그가 최대 희생자 수를 기록한다고 해도 개인의 총기 소지를 막는 법은 의회에 제출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알랴. 빈도가 잦아지고 사상자 규모가 커지게 되면 언젠가는 대책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을 지도.


- 잘 규율된 민병대는 자유로운 주(State)의 안보에 필수적이므로,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인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 -


이것은 미국 헌법 제2조다. 총기규제가 어려운 건 바로 이 헌법 때문이다. 미국은 총에 의해 세워진 나라. 개척시대에는 총으로 인디언들을 물리쳐야 했으며 독립전쟁을 할 때는 마을마다 민병대가 있어 나팔 소리가 울리면 총을 잡고 뛰쳐나왔다.
이 헌법 수호에 누구보다 앞장 서는 건 미국총기협회다. 연 매상이 100억 불이나 되는 노른자를 지키기 위해 막강한 로비를 한다.
자기 생명까지 내놓은 스티븐이 무엇을 얻었는지 알 수 없다. 총성의 메아리는 곧 사라지고 총기 규제하자는 소리는 한 마디도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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