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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leesangmook


 
 

▲명견만리 책표지

 

 

 

- 인공지능의 발달로 노동자들의 직업을 대체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한다.
- 통일 한국을 준비하라
- 북, 중, 러 세 나라와의 관계를 개선하라. 거기에 희망이 있다.

 


 이것들은 ‘명견만리’에 나오는 일부 아젠다들이다. 책은 작년 6월 발간됐지만 이미 KBS1TV에서 2015년 3월 12일부터 방영이 된 모양이다.


 ‘명견만리’는 애매모호하게 다가왔다. ‘명견’은 영리한 개를 뜻하는 ‘명견(名犬)’이 아니겠나. 하지만 ‘명견(明見)’이란다. 현명한 비전이라는 뜻인데 한자표기가 없으면 헷갈린다. 


 일단 ‘명견’ 하면 셰퍼드다. 7년 전 이태리에서 셰퍼드가 유괴된 적이 있다. 북부에서 사는 한 가족이 멀리 남부로 휴가 갔다가 벌어진 일. 그 셰퍼드가 600 Km를 걸어서 3년 만에 주인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런 얘기가 어디 한 두 번인가. ‘명견만리’하면 대뜸 오독하는 연유다. 타이틀이야 엇박자지만 한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참여해서 생산하는 지식 콘텐츠. 시청률이 높아 콘텐츠 파워를 자랑한단다. 


 ‘명견만리’가 수륙만리 캐나다까지 날아온 건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다. 북한이 최신형 ICBM을 발사한 건 지난 달 28일 야밤중. 그 이틀 후 그는 여름휴가를 떠났다. 발사 직후 열렸던 대책회의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 체제(사드) 4기를 서둘러 임시배치할 것을 결정한 다음이다.


 - 휴가 중 읽은 ‘명견만리’는 누구에게나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그러면서 문대통령은 Facebook에 소감을 올렸다. 


 -사회 변화의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고 겪어보지 않은 세상이 밀려오고 있는 지금, 명견만리(明見萬里)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개인도 국가도 만리까지는 아니어도 적어도 10년, 20년, 30년은 내다보면서 세상의 변화를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이 지금까지와 다르다면 정치도 정책도 그러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10년까지 한가하게 기다려 줄 국제정치가 어디 있겠나. 그가 베를린 에서 남북화해를 촉구한 건 7월 6일의 일. 한 달도 안 돼 북한은 ICBM을 쏘아 올렸다. 즉각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추가설치를 결정했는데 과연 이게 ‘명견만리’를 고민한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북, 중, 러 세 나라와의 관계를 개선하라. 거기에 희망이 있다. - 라는 


아젠다는 그럼 왜 ‘명견만리’에 들어있는 것인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관 설치를 운운했다. 박근혜 전대통령은 통일이 되면 대박이 터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둘 다 대북강경책 일변도였다.
 그렇다면 문대통령 역시 전철을 밟는 게 아닌가. 한미공조와 대북제재강화를 강조하고 있으니 ‘베를린 선언’은 아예 설 자리가 없는 게 아닌가.


 지난 5일 채택된 UN의 북한제재결의안은 북한 수출의 3분지 1을 위축시키 는 고강도제재라고 한다. 하지만 북한이 순순히 무릎을 꿇겠는가. 새로운 도발과 더 고강도의 제재가 반복되는 시나리오가 임박한 건 아닐까. 


 허면 마주 보고 달리는 두 기관차에 브레이크를 걸 측은 누구이겠나. 사드의 추가배치로 대결구도를 더 굳히겠다면 입지는 더 좁아지는 거 아닌가. ‘명견만리’를 읽었다는 문대통령이 설혹 후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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