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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의 스모킹 건
leesangmook

 

 

 미국에서가 아니라 캐나다에서 일어났으니 낭패 아닌가. 퀘벡시에서 일어난 이슬람 사원 총격사건 말이다. 그게 일어난 건 지난달 30일, 그 3일 전에 트럼프는 7개 이슬람 국가의 국민들이 미국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얼마나 호재인가. 당장 미국의 공화당계 케이블 TV 'Fox News'는 그 괴한이 모록코인이라고 불티나는 가짜뉴스를 내보냈다. 하긴 웬 떡이냐 했겠지만 어떻게 무슬림이 같은 무슬림에게 테러했다는 코미디를 연출한다는 말인가.


 범인은 캐네디언으로 27세된 백인이었다. 대학에서 정치학과 인류학을 공부 하는 학생으로 ‘정신 이상자’나 할 짓을 저지른 것이다.


 기도 중인 무슬림들을 향한 무차별 난사로 6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범인 비소네트는 평소 조용했던 사람인데 알고 보니 트럼프를 지지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는 것이다. 이민자를 배척하는 프랑스의 극우정당을 추종하며 극우사상이 강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극우의 수렁에 빠져 이성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영어로는 ‘Fanatic(광신자)’ 혹은 ‘Lunatic(미치광이)’라고 말한다. ‘Lunatic'은 밤엔 어둠이 내려 잠을 자야 하는데 달(Luna)이 떠서 대낮인 줄 알고 설치는 미치광이를 뜻하는 서양고사다. 달밤에 체조한다는 한국의 속담도 같은 얘기다.


 어디 비소네트 뿐인가. 한국에도 극우성향이 도를 넘는 사람들 때문에 높은 수준의 민도가 이미지를 꾸기는 게 안타깝다.


 지난달 31일자 뉴스를 보니 ‘박정희 친일 혈서’를 조작이라고 주장했던 강용석 변호사가 재판에 저서 손해배상이 확정됐다고 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009년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1939년 3월31일자 ‘만주신문’ 기사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이 만주국 군관으로 지원하며 혈서를 썼다는 내용을 실었다. 대법원은 ‘만주신문’ 기사가 조작이 아니라는 원심 확정과 함께 강용석에게 5백만 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가 굳이 미화에 나서지 않는다 하더라도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성장 업적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 아닌가. 그는 야당 출신 박원순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의혹도 제기했다. 신체검사에서 찍었던 MRI 사진이 본인 것이 아니라고 물고 늘어진 것이다. 하지만 병원측은 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보수여당 국회의원을 지낸 그가 결과적으로 구제불능의 극우성향임을 세상에 광고하고만 셈이다. 


 같은 부류의 또 한 사람은 지만원이다. 광주 5월 항쟁에 북한군이 침투했다고 공영방송에 나와 떠든 사람이다. 그는 어느 방송 인터뷰에서 "김구는 현대판 테러리스트 빈 라덴이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만약 북한군이 한 명이라도 체포됐다면 당시의 진압군에겐 그보다 더 좋은 빌미가 어디 있겠나.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역시 2016년 5월 이를 부정했고 미국의 CIA 역시 부인했다. 심지어 극우 논객 조갑제마저 당시 자기가 특파원으로 현지에 가 있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공표했다.


 지만원은 허위 사실 유포로 대법원과 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스모킹 건은 연기나는 총을 말한다. 따라서 꼼짝없이 혐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극우 중에서도 표 나게 범법행위를 하는 건 스모킹 건을 자처하는 행위가 아닐까.


 문제는 사법기관의 판결 이후에도 승복은 보류한 채 필사적으로 동조하는 부류들이 있다는 현실이다. 그런 사람들은 스모킹 건들로부터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스스로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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