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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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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소동

 

(사진1) 송민순 회고록

 

(사진2) 홍준표 회고록

 

(사진3) 전두환 회고록

 

 타이타닉호가 왜 침몰했는가. ‘빙하’ 때문이었다. 모국의 대선판에 공포의 ‘빙하’가 등장했다. ‘빙하’는 당선이 가장 유력시되는 문재인 후보를 침몰시키기 위해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그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노무현 정부가 북한의 의사를 물어봤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후보는 북한에 굴종적으로 비치게 됨으로써 종북좌파의 딱지를 붙이게 될 신세가 된 것이다.

 

 5년 전 대선에서도 그는 NLL 시비에 휘말려 대통령 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NLL을 포기하겠다고 했다는 반대진영의 허위주장이 먹혔기 때문이다.

 

 그 학습효과 때문인지 이번 송민순의 ‘빙하’는 문재인호를 침몰시키기 전에 스스로 파열하는 형국이다. 회고록은 작년 10월 출판됐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보수층의 대선후보로 나설 시나리오가 퍼져 있던 시기였다.

 

 외무부에서 두 사람은 선후배 사이. 회고록에서 그는 반기문에 대한 찬사를 14 군데나 늘어놓았다. 노무현 정부 때 같이 일했던 문재인에 대해서는 4 군데 언급했고 그나마 꼬투리가 될만한 것들이었다. 그 하나가 이번 북한 인권결의안의 꼬투리잡기인 것이다.

 

 그런데 회고록에는 송민순이 스스로 코를 빠트린 대목이 나온다. “저녁 늦게 청와대 서별관에 도착하니 다른 네 사람은 미리 와 있었다. 이구동성으로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자꾸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누가 봐도 이건 물어보기 전에 기권을 자체적으로 결정했다는 얘기가 아닌가. 그럼에도 혼자 반대를 계속했다고 하는데 이건 상스러운 말로 그의 똥고집이 아니고 무엇인가.

 

 회고록이 반기문 띄우기였지 문재인 죽이기가 원래의 집필의도가 아니었다면 반기문이 떠났을 때 그의 프로젝트는 거기서 스톱했어야 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남의 밥에 재를 뿌려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인 홍준표 역시 12년 전 출판한 회고록 때문에 난감한 입장이다. 대학 재학생 때 한 집에 하숙하고 있던 친구가 여자친구를 여관에 데려가 성폭행하려는 음모를 도와줬다는 에피소드 때문이다. 돼지 최음제를 구해서 제공했고 친구가 그걸 생맥주에 타서 여자친구에게 마시게 했지만 그게 수컷돼지용이어서 실패했다는 것이다. 재미를 주기 위한 에세이였다고 하지만 고약한 도덕성의 흠집을 남기고 말았다.

 

 지난달 전두환 전 대통령이 출판한 회고록도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5·18 광주항쟁에 대해 “발포 명령이란 것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다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997년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문에서 그는 반란(내란)수괴·내란·내란목적살인 등 13가지의 죄목이 모두 유죄로 확정됐다.

 

 무장시위대를 제압하기 위해 교전하면 사상자가 생기게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작전을 강행하도록 명령한 것은 살해하여도 좋다는 ‘발포 명령’이 들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판시한 것이다.

 

 누구나 쓸 수는 있지만 아무나 쓸 수 없는 게 회고록이다. 주관적으로 쓰이지만 객관적인 팩트 체크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돼지 최음제만 해도 그렇다. 자기는 재미로 썼겠지만 당사자는 얼마나 창피하고 당혹스러운 일이겠는가.

 

 그리고 전두환의 경우 국가의 사법기관이 확정한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회고록의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트리는 행위가 아닌가. 무책임한 회고록들로 인한 근간의 소란이 유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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