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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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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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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에 이어)


 "네 똥광 대사님 학문을 넓히고 열심히 닦겠습니다. 그러니 핸폰을 돌려 주십시오" 


 그리고는 옆에 서있는 김 후보에게 조용한 귓속말로 속삭였다. "지금 대사님께서는 학문을 넓히고 닦으러 가시는 중입니다"


 김 후보가 호호흡하고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다.


 "그 소리 나도 들었느니라" 대사는 뒤도 안 보고 말했다.


 이태조는 다시 살짝 속삭였다. "학문만 넓으신 게 아니라 귓구멍도 넓으십니다"


 "그 소리도 들었다"


 이태조는 성큼 성큼 걸어가는 대사의 뒤에 대고 허리를 90도 숙여 공손한 절을 하며 큰소리로 외쳤다. "그럼 대사님 학문 많이 넓히시고 잘 닦고 오시옵소서"


 대사는 대답도 없이 마당을 건너 우물을 지나 해우소를 향해 저만치 가버렸다. 


 김 후보는 두사람이 마치 어린애들처럼 유치한 말장난하는 것을 보며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 나이든 사람이 머리가 하얀 노인과 친구처럼 놀다니 지난 삼십년을 수많은 남자들을 상대하였지만 이런 대화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녀이다. 김 후보 자신도 그 누구와 희희덕거리며 말장난 해본 기억이 거의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참 재미있는 대사님이시네요"


 "예 그렇습니다. 똥광대사님은 이렇게 초야에 묻혀 계시지만 사실 능력이 대단하신 분이십니다. 도에 대해서 저는 잘 모르지만 대사님의 도는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내공 또한 무한해서 심력이 강한 분입니다. 불경은 물론 사서삼경, 성경, 코란까지도 탐독하신 분으로 도에 능통하시고 학문의 깊이 또한 아무도 따를 자가 없을 것입니다. 외국어도 대체 몇 개 국어를 할 수 있는지 세어보지 않았지만 웬만한 나라의 언어는 모두 할 줄 안다고 봐야 합니다. 저하고는 단군제에서 만났고 제가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대단하신 분이시군요" 김 후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정말 공중부양술이나 유체이탈이 가능한가요?"


 "글쎄요 저도 제 눈으로 보지 않았다면 믿기 어렵지요. 유체이탈은 대한민국에 오직 두 사람만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한분은 백제시대의 무악대사로 무악산에서 수도하며 기거 하셨는데 그를 시기한 제자가 유체이탈 하신 중에 몸을 숨겨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몸으로 환생을 못하고 영의 세계를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하더군요. 똥광대사님이 영의 세계에서 자주 만난다고 합니다."


 "똥광대사, 아니 동구몽 대사님 같은 분의 가르침을 많이 배우면 좋겠군요"


 "고등학교때부터 참선과 도를 닦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어느 날 깨달은 바가 있어 학교를 그만두고 달마와 혜초의 길을 따라 중국과 몽고, 티벳, 인도로 수행의 길을 떠나 세계를 돌아다닌 후 돌아와 이곳에 은거하여 수도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김 후보는 고개만 끄덕였다.


 "대사님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요?" 교육개혁이라면 김 후보 자신도 관심 있는 부분이다.

 


 "현재 우리 교육은 지식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지성과 지각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지식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90%는 쓸모없고 또 잘못알고 있는 것입니다. 하늘이 파랗다라고 하지만 우리 눈에 파랗게 보일뿐이지 실제 파란색은 아닙니다. 따라서 실체를 알 수 있는 생각하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능력, 즉 지각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성, 올바른 정신과 사고 능력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우리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을 천편일률적인 지식만을 배웁니다. 마치 로봇을 대량 생산하는 거와 같습니다.“


 “교과목을 다양하게 편성하여 학생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 고등학교에 훌륭한 시인이신 국어 선생님이 계시면 그 고등학교 졸업생들은 대부분 시를 잘 쓰며 실제 시인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배출됩니다. 역으로 말하자면 시인이 없는 고등학교를 다니면 시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시에 재능이 있어도 묻혀버립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교 때에 선생님의 영향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예는 아주 많습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학교는 국민 누구에게나 문을 열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한 예로 미술을 전공하여 디자인을 잘하시는 분이 있다고 합시다. 그 분이 자동차를 디자인하면 아름답겠지만 실용성이 없을 것입니다. 자동차의 원리, 구조와 역학에 대해서는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그분이 자동차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은 고등학교 수능과 시험을 다시 쳐서 대학의 자동차공학과를 입학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강의는 누구에게나 열어주어서 원하는 사람은 공부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때 청강생이라는 것이 있었지요. 비슷합니다. 저도 한때 도둑 강의를 많이 들었습니다. 어느 특정 대학에 훌륭한 교수가 있다면 오직 그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만 배울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분의 훌륭한 재능과 지식에 아까운 일이고 또 다른 대학의 학생 또는 일반인들의 아까운 재능 발휘의 기회가 없는 일입니다. 시를 잘 써서 좋은 시인이 되고 싶어도, 노래를 잘해서 음악가가 되고 싶어도, 경제에 탁월한 감각이 있지만 경제원리를 배우지 못해서 등등, 각자의 능력과 재능을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가는 실용학문을 가르쳐야 합니다. 컴퓨터시대에 게임이나 하고 채팅만 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응용프로그램을 직장에서 또는 개인의 재능에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경제를 알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으며 헌법과 6법도 가르쳐야 합니다. 법규를 몰라 범법자가 되는 세상입니다."


 이태조의 말에는 일리가 있다. 수십 년간 체계화 된 교육시스템을 하루아침에 개혁하기에는 실패의 우려와 모험이 따른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세계로 나아가는 길은 교육개혁이 시급한 문제이다.


 "부다다다다.... 부다다다당..." 요란한 소음이 고요한 암자의 적막을 깨고 숲속에 울려 퍼졌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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