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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캐나다의 칼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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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사랑한 남자(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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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에 이어)

 이태조가 한발 앞으로 나섰다. "대사님, 그러면 김혜숙 후보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신다는 말씀입니까?"


 "세상일은 물 흐르듯 순리에 따라 움직이는 법입니다. 그 어느 누구도 인위적으로 그 흐름을 바꿀 수는 없습니다. 부디 순리대로 행하소서. 만물의 이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 됩니다.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들여다보면 우주 삼라만상의 이치가 보이고 그 마음에 순응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우리 한민족은 단군님 시대부터 하늘의 운명에 따라 순응해 왔습니다. 그 오천년의 역사 위에 꽃피우고 열매 맺는 대운의 기운이 비치고 있습니다."


 대사는 마치 훈계하듯 근엄하게 설명하였다.


 "고맙습니다. 대사님" 김 후보가 두 손을 합장하며 인사했다.


 동구몽 대사가 갑자기 생각난 듯 이태조에게 말했다. "지난번 하다가 만 사자성어 이어가기를 계속하자"


 "아 그거 아직도 안 잊고 있었어요? 대사님도 정말 끈질기시네, 좋아요 근데 마지막에 뭐였지요?"


 "삼심육계에서 네놈이 도망갔느니라"


 삼십육계 三十六計 봉변을 모면하려면 도망치는 것이 제일이란 뜻 "좋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이태조는 ‘허험’하며 목소리를 가다듬고 천천히 낭랑하게 읊었다. "삼십육계는 계명구도였습니다" 鷄鳴狗盜: 잔꾀를 잘 부리거나 비열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계명구도가 나라를 다스리니 도탄지고로다" 塗炭之苦: 백성들이 매우 고생함.


 "도탄지고하니 고운야학 똥광거사님이 나서지요" 孤雲野鶴: 외로운 구름에 들판의 학이라 함은 속세를 떠나 숨어사는 은사(隱士)를 가리키는 말.


 "고운야학은 성불중이니 학수고대 말거라" 鶴首苦待: 몹시 기다림. 


 "학수고대는 대기만성이라 하였습니다" 大器晩成: 큰 그릇은 만드는데 오래 걸림.


 "대기만성이라도 성중형외라 하였거늘" 誠中形外: 속마음에 들어 있는 참된 것은 숨기려 해도 자연히 밖에 나타나게 된다는 뜻


 "성중형외이고 외유내강입니다" 外柔內剛: 겉으로 보기에는 부드러우나 속은 꿋꿋하고 강함.


 "외유내강하니 강구연월하도다" 康衢煙月: 태평한 세상의 평화로운 풍경. 태평한 세월. 


 "강구연월도 곧 월만즉식할 것입니다" 月滿則食: 달도 차면 기운다.


 "월만즉식이라 식자우환이로다" 識字憂患: 서투른 지식 때문에 도리어 일을 망치는 경우.


 "식자우환이니 환골탈태 할 것이요" 換骨奪胎: 남의 글의 취의를 본뜨되 그 형식을 달리하여 자기 작품처럼 꾸밈.


 "환골탈태하면 태산북두가 될 것이니라" 泰山北斗: 남에게 존경을 받는 뛰어난 존재.


 "태산북두이오나 두문불출하였습니다" 杜門不出: 문은 닫아걸고 나가지 않음. 곧, 집안에만 들어앉아 있고 밖에 나다니지 아니함.


 "두문불출하더라도 출장입상이도다" 出將入相: 문무가 다 갖추어진 사람.


 "출장입상은 상아지탑 중이옵니다" 象牙之塔: 예술 지상주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실리생활을 떠나 전혀 정직한 예술만을 즐기는 경지.


 사자성어만으로 끝말을 이어가면서도 내용을 주고받으니 김혜숙 후보는 속으로 보기 드물고 이채롭고 대단한 화술이라고 감탄하였다.


 두 사람의 대화가 점점 빨라졌다. 


 -설부화용(雪膚花容): 눈 같이 흰 살과 꽃 같은 얼굴이라 함이니 미녀를 가리키는 말이다.
 -용사비등(龍蛇飛騰): 용이 하늘로 날아오름. 생동하듯 느껴지는 잘 쓴 필력.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함. 곧, 모든 일은 순서를 밟아야 함.
 -비례물시(非禮勿視): 예의에 어긋나는 일은 보지도 말라는 말.
 -시종일관 -관포지교 -교언영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색채미술 -술이부작 -작심삼일 -일취월장 -장유유서 -서유견문 -문일지십 -십시일반 -반포지효 -효녀심청 -청출어람 -남남북녀 -여시아문 -문경지우 -우보천리 -이심전심 -심광체반 -반면교사 -사면초가 -가급인족...


 이태조는 여기에서 크게 한숨을 돌리더니 한자 한자 또박 또박 말하였다. "족, 가, 지, 마..."


 이태조가 싱글벙글 웃고 있고 동구몽 대사는 이마의 굵고 하얀 눈썹이 지렁이처럼 꿈틀거렸다. 이태조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계속 해서 말을 이었다.


 "마이동풍" -풍기문란 -난중일기 -기상천외 -외유내강 -강구연월 -월하빙인 -인명재천 -천상천하 -하의실종...


 동구몽 대사가 갑자기 큰 목소리를 내었다


 "시벌노마 족가지마!" 


 "네에?"


 "지난번에는 시벌노마 하더니 이번에는 족가지마 하였다. 이 말은 나도 알고 있으므로 봐주지만 하의실종이란 말은 없다. 금시초문이니라"


 "대사님께서는 하의실종이란 말을 모르시는군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누구나 다 쓰는 말인데... 자 여기 보세요"


 이태조는 주머니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 하의실종을 입력하고 나서 동구몽 대사에게 보여 주었다. 폰을 받아 들고 살펴보던 동구몽 대사의 눈이 커졌다. 대사가 갑자기 돌아서서 걸어갔다.


 "어디 가십니까? 갑자기"


 "해우소에 간다"


 "핸폰은 주고 가셔야지요"


 “네놈은 무지하고 무각하고 무능하니 공부를 더 하거라"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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