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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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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자연의 모자이크를 따라서-월터 스콧 기념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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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세기 마을 같은 에든버러 시내를 구경하며 돌아다니거나, 기차를 타려고 웨이벌리 역을 찾아 가거나 어느 방향에서건 마주치는 건축물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셰익스피어라 부르는 월터 스콧 경(1771-1832)의 기념탑이다.

 부유한 중산층 가정에 태어나 할아버지의 농장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어려서부터 할머니와 어머니에게서 혹은 스코틀랜드와 영국접경인 보더 지방을 여행하면서 듣고 수집한 옛날이야기, 낭만주의와 영웅주의의 심성을 불러일으키는 스코틀랜드 역사이야기에 더 마음을 기울이며 자랐다. 

그의 작품에 사용한 그 많은 언어들의 원형을 되찾아 잊혀가는 스코틀랜드 문학을 되살린 고전이 되었다. 

   

 

노스 브릿지 쪽으로 어디서나 보이는 월터 스콧 기념탑이 <웨이벌리 이야기> 를 들려주고, 서쪽으로 칼튼 힐 위에 서 있는 넬슨 기념탑이 보인다. 영국의 넬슨 제독이 내다보던 망원경 모양으로 세운 탑이다.

넬슨은 1805년 프랑스와의 트라팔카 해전을 승리로 이끌어 ’해가 지지 않는 영국‘을 만든 바다의 영웅이다. 나폴레옹과의 지중해전에서 이미 한 쪽 눈을 잃은 넬슨이, 그 후 이집트의 나일 해전에서 보이지 않는 오른 쪽 눈에 망원경을 대고 지휘했는데도 승리를 거둔 일화를 생각나게 한다.

그의 생애는 그의 원래 직업인 법률가 보다는 음유시인, 번역문학가, 전기 작가, 그리고 소설가로 더 빛났다.

 에든버러의 시각적인 랜드 마크인 월터 스콧 경의 기념탑은, 그의 유언대로 오래된 탑처럼 보이게 어두운 갈색이 도는 사암석으로 꼬딕 탑을 쌓아 올려 고색창연한 이 에든버러 시가지와 잘 어울린다.

 61미터 높이의 기념탑에 들어가, 287개의 계단을 걸어 올라가려면 숨이 가빠지지만 그만한 보상이 있다. 층계마다 스콧의 소설에 나오는 60여명의 인물조각상을 만날 수 있고, 꼭대기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 속에 에든버러 시가지를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카라라 산 하얀 대리석 옷을 입은 월터 스콧이 책과 깃털 펜을 들고 기념탑 들어가는 어귀에 앉아 쉬고 있다. 멀리 보이는 발모랄 호텔의 큰 시계탑은 스콧이 시공을 초월한 사색가로 돋보이게 해준다.

 프린세스 공원의 월터 스콧 탑 둘레잔디밭엔 대낮인데도 젊은 남녀가 끌어안고 낮잠을 자고 있다. 혼자 나들이 나온 한 젊은 여인은 잔디에 누워 책을 보다가 우리 부부가 사진 찍는데 큰 구경 난 듯 핼금거리고.

 우리는 에든버러에선 보기 드문 맑고 따뜻한 햇볕을 뒤로 하고 기념탑 바로 뒤꼍쯤에 있는 웨이벌리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웨이벌리 역은 프린세스 가에 있는 에든버러 중앙역의 애칭이다. 스콧의 소설 <웨이벌리 이야기>에서 따온 것. 

우리가 이 정거장에서 기차를 타고 요크와 글라스고우도 쉽게 다녀온 에든버러의 중요한 관문이다. 

 보트 모양의 웨이벌리 역 지붕이 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듯, 노스 브릿지 다리 아래 동서로 길게 뻗쳐있다. 그 다리에서 동쪽으로 칼튼 힐 위에 서 있는 넬슨 기념탑이 보인다. 영국의 넬슨 제독이 내다보던 망원경 모양으로 세운 탑이다. 

노스 브릿지 서쪽으로는 어디서나 보이는 월터스콧 기념탑이 <웨이벌리 이야기>를 들려주며 서 있다. 

 그의 첫 번 소설인 <웨이벌리>(1814)는 익명으로 발표했으나 놀라운 반응이 일자 용기를 내어 본명으로 발표하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스코틀랜드 배경의 역사소설 <웨이벌리 소설 Waverley Novels>를 시리즈로 발표한다. 그 시리즈 중엔 웨이벌리 소설의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역사소설 "하트 오브 미들로디안 The Heart of Midlothian" (1818)이 있다.

 스콧은 점점 열광하는 그의 독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그의 소설의 무대를 스코틀랜드뿐만 아니라 잉글랜드와 프랑스로 넓혀 12세기 대하역사소설이 된 "흑기사 아이반호"(1819)를 내어 천재작가의 위치를 확보한다. 

 27편의 소설과 5편의 서사시, 3편의전기, 3편의 서사시 번역, 13편의 역사소설을 쓴 그는 작품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트위드 강 골짜기 옆에 농장을 사서 아봇스 포드라는 아름다운 저택을 짓고 사랑하는 부인 샬롯 카펜터와 행복한 말년을 보낸다. 

 출판업자와 맺은 미묘한 계약의 함정에 빠져 파산한 출판사 채권을 갚기 위해 평생을 두고 고생 하지만, 성실한 그의 채무이행 태도가 사람들에게 오히려 신뢰를 받는다.

 

 

1818년에 왕실평의회로부터 준 남작 칭호를 받고, 그 후 유럽을 여행하다 건강이 아주 나빠지면서 나폴리에서 요양하고 1832년에 그의 꿈의 궁전, 아봇스 포드에 돌아와 영면한다. 그의 사위 존 깁슨 록하트가 그의 전기를 썼다.

 스코틀랜드와 영국을 통틀어 제일 높다는 에든버러의 스콧 기념탑은, 스콧의 문학적인 생애뿐만 아니라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갈등의 역사마저 더 깊은 정감을 가지고 이해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