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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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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궁의옛날옛적이야기-벽돌공의 모험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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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어빙 지음 / 윤경남 옮김 & 사진)

 


▲8각형 받침대 위의 둥근 연못은, 사자궁에서 코마레궁으로 흘러 들어온 분수이다. (8 Points of Fountain, Comare from Lions Palace)

 

 영혼의성, 알함브라궁을 산책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곳에 물이 많다는 것. 사람의 힘으로 저 만년설이 덮인 네바다 산맥에서 끌어 온 물줄기로 저장한 물탱크, 크고 작은 연못들, 궁실의 욕조들, 하다못해 사자의 입을 통해서 조차 샘 솟는 물이 냇물이 되어 온 궁성을 돌아 넘치게 한 것은, 이 성을 지은 이슬람인들이 갈망했던 고향 땅에의 그리움인 듯.

 

헤네랄리페 궁의 환희에 찬 연못이나 코마레궁의 기도하는 듯 사색에 잠긴 관목나무 연못 말고는, 크고 작은 모든 연못과 분수가 무의식의 잠에서 깨어나 의미 있는 새로운 삶을 노래 하는 시인의 모습이었다. 네모꼴을 두개 엎어놓은 여덟꼭지 별 모양의 분수와 연못 속에선 그들만이 아는 영혼의 이야기를 주고 받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오늘 이야기하려고 하는 ‘벽돌공의 모험 이야기’에, 주인공인 벽돌공이 비밀 지하실 공사를 맡아 눈을 가린 채 사제에게 이끌리어 들어온 궁정 뜰에서 본 메마른 연못은, 내 사진에서 처럼, 여덟 꼭지 별 모양으로 만든 분수가 틀림없으리라. ( Bee Comb Ceiling of the Abencerrajes Palace )

 

  8이란 숫자는 영적인 의미와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고, 풍향과 지리의 방위를 나타내는 숫자이기도 하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이 갈릴리의 한 언덕에서 가르치신 여덟 가지 복, 즉 ‘참된 행복8가지’의 상징이 있다(Mt. 5:1-10). 다시 태어남을 상징하는 교회의 성 수반도 8각형으로 만든다.

 

유태교에서 8은 완벽한 지혜, 빛, 야훼의 숫자이며 주님의 숫자이다. 도교에서 8은 현상계의 여러 가지 힘을 팔괘로 나타내며, 불멸을 의미한다. 힌두교의 8의 상징은, 원과 네모로 이루어지는 신의 세계를 상징하는 만다라의 형태로 사원 건축을 한다.

 

신라시대 토기의 고배(高杯)에서 볼 수 있는 둥근 원, 네모진 것, 그것이 겹쳐진 팔각형은, 하늘과 땅과 우주를 각기 상징한다. 이 별빛문양 (星光狀紋)은 신라인의 우주관을 나타내고 있다.

 

8이란 숫자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나라는 중국이리라. 8은 중국어 발음으로 ‘바’이며, 재물과 복을 의미한다.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08하계올림픽 개막일과 시간이 8월8일8시8분인 걸 보면 알 수 있다.

 

알함브라궁을 지은 이슬람교의 왕관 모습은 이슬람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8명의 천사가 떠받치고 있다. 아라비아어 철자의 여덟 가지 구분과 공간의 8구분과도 관련이 있다.

 

아벤세라헤 궁의 천장에 있는 벌집모양의 별 도형을 보면, 중심에 점을 찍어 콤파스로 돌리는 원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그 원 속에 네모의 정면체를 두개 겹쳐 여덟꼭지의 별모양을 한 신비스런 우주를 연상시키는 벌집천장이 된 것이다.

 

이 여덟 꼭지의 별은 아랍어로 ‘Katham’이라고 하며, 이 8각 성광벌집을 또 한번 겹쳐 16개의 창문을 내어 밤이면 보석 같은 별들의 반짝임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여덟 꼭지 별의 정면체 위에 원+두개의 4각=8각이 된 수반을 올려놓은 분수가 있는 뜰에서 일어난 워싱턴 어빙의 세번째 이야기, ‘벽돌공의 모험담’을 들어보실까요?

 


▲아벤세라헤궁 천장에 낸 16개의 벌집 창문은, 원 속에 네모의 정면체를 2개 겹쳐 8꼭지의 별모양을 한 신비스런 우주 같다. (Bee Comb Ceiling of the Abencerrajes Palace)

 

옛날 옛적에, 그라나다에 가난한 벽돌공이 살고 있었어요. 성인의 날과 성 축일, 성 월요일까지 열심히 지키는 독실한 그리스도인이었지만, 어찌된 셈인지 점점 가난해져 그 많은 식구들의 끼니를 잇기도 어려웠어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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