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yoon
국제펜클럽본부회원, 한국번역문학가협회 회원 / <눈물의 아들 어거스틴>, <윤치호 영문일기> 번역 외에 <좌옹 윤치호 평전> 2018년에 편저 간행
죠반니노 과레스끼의 <23인 클럽> 명예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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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모자이크를 따라서-영국의 작은 베네치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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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Browning(1812-1889)은 그의 친구이며 연극배우인William Charles Macready 의 요청을 받고, 셰익스피어 로얄 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을 여러 편 썼다. 스트랫포드의 셰익스피어 극장에서 5회의 공연을 하고 두 편의 극작품을 더 썼으나 그 2편은 공연되지 않았다고 한다. 
 공연한 독백극 시 <흠절없는 화가 안드레아 델 사르토>, 독일의 하멜른 마을에서 피리부는 사람을 따라 마을을 떠난 아이들의 이야기인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짧아서 외우기 쉬웠던 <피파의 노래>는 알고보니 3막짜리 연극 시였지만 지금도 여전히 시인들의 시낭송 레파트와에 들어있다.
 <흠절없는 화가 안드레아 델 사르토>는 아내를 모델 삼아 그림을 그리면서 아내의 사랑을 애타게 갈구한다.

“나 좀 봐요, 나의 마돈나! 제발 내 말 좀 들어봐요.
내가 하고자 한다면, 내가 아는 것, 
내가 본 것, 내 맘속 깊은 데서 우러나오는 어떤 것도
내 연필로 모두 그려낼 수 있다고요.
꿈? 
잘 그려 보려고 몸부림 치는 사람들-당신은 그 심정 모를 거요. 그 화가들이
당신이 지각없이 둥둥 떠다니며 옷자락으로 화판을 쓸어버리 듯
조금만 더, 아주 조금만 더 소박하게 그리고 싶어한다는 것을. 어떤 이는 말하지요,
아주 쬐끔만 더!
그래요, 적은 게 더 풍요로운 법, 루크레치아: 난 심판을 받고 말았소. 
그 친구들 가운데는 진정 하느님의 빛이 타오르고 있었소,
짜증내며 휘저어 채워넣은 물감들 속에 그리고 콱 막힌 그들 머리통 속에도 말이오, 
내 가슴은 그게 무엇이었든 간에 재빠르게 형상화 되고 만다오. 
주저없이 돌진하는 이 기능공 같은 두 손 안에 낮은 박동 소리 울리면서. 
라파엘이나 미켈란젤로! 그 자들의 작품은 땅 바닥을 기고 있소만, 그 자들은 천국에 살고 있음을 나는 알지요,
나도 여러 번 그 천국 문 앞에 이르렀소만 천국 문은 언제나 내 앞에서 닫혀버리는구려, 
천국에 들어가 그 친구들의 자리를 차지할 능력이 넉넉하건만, 
내 작품들은 천상의 경지에 이르렀건만, 난 그저 여기에 앉아 있을 뿐.
이 친구들의 놀라 자빠질 활력이라니! 한 마디로 - 
그들을 찬양하라, 피가 끓어 오르네, 그자들을 모멸하라, 그래도 피가 끓어 오르네.
나란 인간은, 기껏해야 나로부터 시작해서 나로 끝나는 그림만 그릴뿐,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인간들의 비난에도 확고부동하다는 것도 알고 있고
그들이 칭찬해주는 것도 알고 있소.
아, 그러나 인간의 성취는 그의 수중에 있지 않음이라,
아니면 하늘은 왜 존재하겠는가? 온통 뿌연 잿빛인데
차분하고 흠절없는 내 그림이여: 최악의 작품이여!
내가 원하는 건 무엇이며 내가 건질 게 어떤 건지 다 알고 있소, 
알아도 이로울 일 하나 없고 한숨 지어도 소용없음을 나는 알고 있소.
내 안에 나 자신과 다른 나 - 두 개의 내가 살고 있었소.
우리들의 머리는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었소! 맞는 말이오.
하지만 모두가 연극일 뿐이오, 그 통찰력 그 추진력-
그것이 내게는 없소, 내게서 빠져 나갔소! 어디로 빠져나갔느냐고요?
당신이 그것을 내게 불어넣어주었더라면, 내 영혼에 넣어주었더라면,
우리는 라파엘도 앞질렀을 텐데, 그대와 내가 말이오!
게다가 마치 새 한 마리가 참새 잡이의 피리소리 따라 덫에 걸려 드는 듯한— 
나지막한 그대 음성에 내 영혼이 귀 기울여 들었소.
당신이 이와 똑 같은 식으로 어떤 정신을 넣어 주었더라면!
정신을 넣어주는 그런 여인도 더러 있답디다. 이렇게 찬양하는 입술을 가진 여자도 있다고요.
돈 버는 일보다 오직 하느님과 그분의 영광을 위해! 
지금 뿐 아니라 장래에 걸쳐 무엇을 얻게 될까요? 
이름을 떨치며 살아야지요, 미켈란젤로 옆에 바짝 붙어서!
라파엘이 기다리는 곳: 성삼위 하느님이 계신 그 높은 곳으로!”
나도 당신을 위해서라면 그런 작품 완성할 수 있어요. 그럴 수 있다니까요.
아닐 수도 있겠네요. 만사가 하느님 뜻에 달려있으니까요.
게다가, 자극은 영혼 그 자체에서 우러나오니까요, 
그러나 그 의지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무엇인가 역시 능력이에요- 
그래서 우리 반쪽 짜리 인간은 늘 싸우는 거에요. 결국은, 
결론 짓자면, 하느님은 꼭 갚아주시고, 벌 주시고 하신다고요.
그 배경 속에서 내 작품이 완성하기를 고대하면서
마지막 보상의 면류관을 기다리면서 말이오!
내 인생은 너무나 환하게 빛이 나고 어두운 회색이 아닌 황금빛 천지였소. 
그런데 나는 밝은 햇빛이 아무리 유혹한다 해도 볼 수 없는 시력 약한 박쥐라오.
사방 벽으로 가두어 놓은 세상에서 창고 밖으론 나갈 수가 없단 말이오. 
내가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완수할 수 있단 말이오?
당신이 나를 이곳에 불러 냈고, 그래서 나는 당신의 가슴을 향해 집으로 돌아왔소.
승리의 월계관은-손을 뻗쳐 거기서 머물러버렸소; 그런데
승리 직전까지 달려왔소만, 얻은 게 무얼까요?
내 두 손이 당신의 황금 머리 결 속에 당신의 얼굴이나 만져보게 해주오. 
아름다운 루크레치아, 내 사랑이여!
왜냐면, 당신 이거 알아요, 루크레치아, 하느님이 살아계셔서
어느 날 그의 분신인 미켈란젤로에게 이렇게 말하리란 것을.
라파엘에게, 내가 요 몇 해 동안에 일어난 일을 아노라… 
아, 그러나 그 영혼은! 라파엘 그 자는 영혼을 파괴하고 말았다고!
그래요, 그렇게 생각하게 놔두구려. 이제야 당신은 진심으로 미소 짓는구려!
한 시간이나 지나서야 말이오! 또 웃는구려?
루크레치아, 당신이 매일 저녁 내 곁에 이렇게 앉아있어만 준다면,
나는 일이 훨씬 잘 될 거요, 알겠소?
말하자면 내가 더 많이 벌어서, 당신에게 더 많이 줄 수 있단 말이오.
이리와 봐요, 이제 어스름 땅거미가 지고 있소. 별도 보이는구려,
모렐로는 떠나가고 등불만 벽에 비추는구려,
귀여운 부엉이들이 우리가 붙여준 이름을 불러주는구려. (다음 호에 계속)

 


Cardiff Castle에 산책하는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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