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hail
한국서 LG 근무
1999년 캐나다이민
벤처사업(FillStore.com), 편의점,
현재 반(Vaughan) 지역에서 한국라면 전문점(Mo Ramyun) 운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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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식당이 되기 위하여
kimhail

필자의 출근 시간은 보통 열두 시에서 열두 시 반 정도이다.  퇴근은 여덟 시-여덟 시 반 정도, 토요일은 아예 가게에 나가지 않는다.  물론 토요일에 문을 닫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끼리 운영한다.  주 중에도 비지니스 시간은 오전 열한 시 반에서 오후 열 시 반 까지 이니 오픈과 클로징은 직원들끼리 하는 셈이다. 

 

주방에는 출퇴근 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차를 타기 위해 주방의 뒷문을 이용하는 이외에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요리를 할 줄도 모르고 할 생각도 않으니 주방에 들어갈 일이 없다.  혹자는 말한다. 음식을 직접 할 줄 모르면 절대로 식당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그렇다면 주방장 출신이 독립해서 창업한 경우 실패 확률이 더 적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물론 음식점 주인이 요리를 할 줄 알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적어도 인건비는 덜 드니 망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라도 주인이 직접 조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바람 직 하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식당은 제조와 판매가 한 장소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업종이다.   그런 특징을 지닌 산업에서 경영자가 오직 제조에만 관심이 있다면 어찌되겠는가?

 

과거의 직업 때문인지 필자는 무슨 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 일단 문제를 분해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습성이 되어 있다.   성공하는 식당을 만들기 위하여 고려하여야 할 요소들을 분해 하다 보니 다음 그림처럼 일곱 가지 요소를 찾아 <성공하는 식당>이라는 집을 지을 수 있었다

 

 

 

그림에서 세 개의 기둥이 되는 맛, 서비스 그리고 분위기는 특히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 할 수 없을 만큼 성공하는 식당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다.   그 세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Management이며 바로 이것이 업주가 가장 치중 해야 할 일이다.  

 

또한 가게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가능한 한 시스템화 하여 경영자가 매 건에 관여하고 지시하지 않아도 일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가게 내에서 필자의 직책은 버스 보이 이다.  주방에는 책임자를 두고 그의 책임 하에 직원들 근무 스케줄 관리부터 메뉴 개발까지 해 내고 있으며 홀에서도 가급적 직접 주문을 받거나 음식을 서빙하지 않는다.  그 일은 나보다 직원들이 더 잘하고, 손님 입장에서도 늙수그레한   사람 보다는 그래도 영어 발음도 좋고 상냥한 젊은이들이 주문을 받아 주는 게 더 기분이 좋지 않겠는가. 나는 그저 바쁜 시간 일손이 부족하면 손님 떠나고 난 자리의 빈 그릇을 치워 주는 정도의 일을 한다.   

 

그러면서 가급적 전체를 보려고 노력한다.  손님의 입장이 되어 불편한 점은 없는지, 주로 많이 남기는 음식은 무엇인지, 손님의 입장에서 우리 직원들의 서비스는 만족스러울지, 직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일의 절차나 설비들을 개선 해야 할 부분은 없는지 등을 살핀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식당 경영에 관한 책들을 읽어 보면 참 당연한 얘기들을 교과서처럼 써 놓았다.  음식의 맛에 대해서, 서비스의 중요성에 대해서, 직원들을 소중히 여기라는 얘기, 고객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얘기 등등 읽어 보면 다 옳고 당연한 얘기들이다.   다 옳고 당연한 얘기인데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여덟 명의 단체 손님이 온 일이 있었다.  제각각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나왔는데 그 중 한 손님이 자신은 오늘 닭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데 이 음식에 닭고기가 들어가는 줄 모르고 주문 했단다.  미안하지만 이 것은 싸가지고 갈 테니 포장 해 주고 닭고기를 빼고 한 그릇 더 해 달란다. 서빙하는 직원이 주방에 이야기 하니 주방의 책임자가 “손님이 드시지 않았는데 돈을 받을 수 없으니 그 음식은 돈을 받지 않겠다고 이야기해라. 

 

음식은 바로 다시 해 줄께” 라고 서빙하는 직원에게 이야기 한다.  그때 나는 볼일이 있어 잠시 외출 했다가 돌아온 순간 이었고 처음부터의 상황 파악이 안되어 가만히 지켜 보고만 있었다.   한편으로는 우리가 잘못 한 것도 아니고 손님이 돈을 내겠다는데 굳이 안 받을 것 까지야 있나 싶었지만 그 순간 내가 나서서 다른 지시를 하면 먼저 지시했던 주방 책임자가 머쓱해 할 것 같아 그냥 가만히 있었다.  내가 부재중일 때 우리 가게의 모든 책임과 권한을 그에게 위임 해 놓은 터라 그의 권위를 지켜 주어야 할 것 같았다. 

 

음식이 다시 나갔고 일행은 웃고 떠들며 즐겁게 식사를 마쳤다.  그러더니 아까 음식을 다시 주문했던 손님이 직원에게 자신의 전화기를 건네 주면서 사진을 찍어 달란다.  자신은 영화 배우이며 회사와의 계약 관계상 식단을 조정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그럴 수 밖에 없었고, 너희들의 서비스에 감동을 했단다.  자기가 여기에 다시 들를 기회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사진을 자신의 facebook과 Instagram에 올리겠단다.

 

평소에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라고 직원들을 교육했고, 스스로도 눈앞의 작은 이익이나 손실에 흔들리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실제로 상황이 닥치면 조금 흔들리기는 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굵은 지침만 줄뿐 그 지침 안에서 직원들에게 많은 재량을 준다.  그들은 내가 허락했으므로 잘 흔들리지 않는다.  나만큼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저 사장 지시대로 고객 만족에만 최선을 다한다. 

 

주방 직원들에게도 식 재료의 상태가 조금이라도 안 좋으면 과감히 버리라고 한다.  그런데 그 ‘안 좋은 상태’가 표준치가 없고,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르니 가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보기엔 저 정도면 그냥 써도 되지 싶은데 직원들은 내 지시에 따른다고 본인의 생각에 조금만 안 좋아 보이면 잘라 내고 버린다.  주방 직원들 입장에서야 좋은 재료로 최고의 음식을 만들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고 게다가 사장이 그리 지시했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다.  경영자가 시시콜콜 잔소리를 해 대면 직원들이 위축되어 소신껏 일하지 못하고 눈치 꾸러기가 된다.  경영자는 직원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사람이 아니다. 

 

직원들이 각자의 업무를 충실히 해 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지시나 통제가 아니고 매뉴얼이나 시스템에 의해서 가게가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사람이다. 내가 이 삼일 혹은 일주일 정도 가게를 비워도 아무런 흔적이 나지 않는, 그런 가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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