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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왜 그러고 사십니까?
kimchiman2017


 “당신은 왜 그러고 사십니까?” 이 제목은 꽤나 건방지고 무례한 질문이다. 이는 한마디로, “너는 왜 그딴 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게야?”라고 누구를 비난/힐난하는 짓이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방식과 모습에 대해 참견해서는 안 된다. 저렇게 황당한 질문을 받은 사람은 차마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속으로 투덜대며 그 무뢰한을 가벼운 사람으로 점 찍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제까짓게 뭐라고 남이 어찌 살던 무슨 상관이야! 웃기는 짬뽕이군! 제 넘이 낫살깨나 더 먹었다고 어디서 훈장질하는 게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괘씸죄 1호 대상으로 치부하고 멀어져 갈게 아닌가?


나서지 아니할 때와 장소에 불쑥 나타나 뭐라 뭐라 해대는 사람을 우리는 ‘오지랖이 넓은 인간’으로 낙인 찍고는 그 사람과 엮이지 않으려 한다. 회피하게 된다.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 Person not welcome)로 대우받기 십상이다. 


어느 누구도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겠지만, 김치맨을 오지랖이 오천평보다 더 넓은 영감이라고 여기며 조롱해댈 것만 같다. 그래도 젠틀맨을 자처하는 김치맨은 누구의 삶에도 참견 안하려 조심하고 있다. 어른 행세하면서 요청 받지도 않은 조언(Unsolicited advice)을 해주는 일은 존경 받으며 살고 싶어하는 노인네들이 전혀 할 짓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금년 여름 몇 달 사이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말 많은 영감쟁이가 돼버렸다. 그건 옆 동네에 생긴 초보농장 때문이다. 젊어서 한때 농장경영의 꿈을 꾸던 김치맨이다. 그리고 은퇴하고서는 공기 좋고 바람 시원한 시골동네에서 무병장수 9988하게 살고 싶어한다. 


김치맨의 이웃사촌 초보농장 영어이름은 Garlic 9988 Farm이다. 몸에 좋은 건강식품 마늘을 먹고서 65세에 은퇴하고서도 30년-40년 동안 삶을 즐기며 살아가자는 뜻이다. 또한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운다 하는데, 언제까지나 초보농부임을 자처하는 곽시용, 윤미숙 부부의 초보농장이다.


시골 출신으로 농사짓는 일에 아는 게 조금은 있다고 자부하는 김치맨이다. 그리고 때가 되어 ‘김치맨농장’을 경영하게 될 적에 시도해보고 싶은 일들이 꽤 많았다. 우선 농장 앞 도로와 진입로 입구에 멋진 간판을 세우는 일이다. 초보농장주 부부에게 얘기해서 농장 안내 입간판들을 내 손으로 제작해서 세우도록 했다.


둘째, 농장에서 생산된 각종 채소들을 진열해 놓고서 판매하는 Farm Market / Farm Stand 를 설치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을 추수가 끝나면 우선 손쉬운 Farm Stand 부터 함께 만들기로 했다. 아! 드디어 아마추어 목수 김치맨이 실력을 발휘하게 됐구나!

 

 
▲김치맨이 제작한 초보농장 안내 간판

 

그리고 남의 일에 나서서 참견하기 잘하는 김치맨이 앞으로도 여러 아이디어와 프로젝트들을 실천에 옮기도록 등을 떠밀 생각이다. 다행히도 농장측에서는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아 김치맨은 혼자서 흐뭇해한다. 거의 매일 출근하다시피 놀러 가면서도 보람을 느낀다. 


영어 표현에 It's none of your business(당신이 참견할 일이 아니에요!)가 있다. 나서지 않아야 할 자리에 불쑥 끼어들어 잔소리하며 참견하는 사람에게 톡 쏘아줄 적에 쓰인다. 그리고 덧붙여 Mind your own business/MYOB(당신 일에나 신경 쓰세요!)라 한다.


그런데 오지랖 넓은 김치맨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앞장서 나서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김치맨은 ‘뉴서울 캠페인’을 혼자서 나서서 전개하고 있다. ‘뉴서울 New Seoul’은 새로운 코리아타운을 건설하자는 거창하고도 원대한 김치맨의 꿈이자 바램이다. 이곳 북미대륙 타관 땅에서 사는 우리 한민족들이 모여 함께 어울려 사는 이상촌이다.


우리 한인동포들! 특히 은퇴한 동포들이 꼭 토론토에서 살아야만 되는 이유가 없다면, 시골로 이사 나오시라고 권유한다. 왜? 무슨 연유로 그 벌집 같은 대도시의 콘도에 갇혀서 사십니까?


더욱이 펜데믹 코로나사태가 앞으로도 꽤 오랜기간 지속될 것만 같다는 이 암울한 시절이다. 그렇게 소음공해와 혼탁한 공기 속에서의 삶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시라고 외치고 있다.우리 동포들의 생활권 중심지인 토론토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교외로 나오세요!


공기 맑고 밤하늘의 별들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시골로 이사 나오세요!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살기 좋은 동네에 우리 코리언들이 함께 어울려 삽시다. 은퇴 후의 쾌적한 삶을 서로 돕고 도움 받으며 상부상조하는 우리 한민족의 이름다운 전통을 이어 나가십시다.


 이런 소박하고도 단순한 생각에서 김치맨은 새로운 한인타운 뉴서울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동포들에게 묻는다. “당신은 왜 그러고 사십니까?” (202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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