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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이웃
kimchiman2017

 

영화 ‘파 앤드 어웨이(Far and Away)’는 1992년에 개봉된 드라마, 서부, 모험, 멜로/로맨스 영화이다. 톰 크루즈(Tom Cruise)와 니콜 키드만(Nicole Kidman)이 주연이다. 흥행에 크게 성공한 블록버스트 무비로 1억3천만불 이상의 흥행수입(Box-Office)을 기록했다.

 

김치맨은 60년대 초 초딩 시절부터 서부활극(Western Movies)들을 즐겨 보았다. 그리고 캐나다로 이민 온 뒤에 80년대 말부터 비디오영화 임대점을 하면서는 수많은 웨스턴들을 공짜로 보았다. 또한 한동안은 포켓북으로 나온 서부개척시대의 소설들도 꽤 많이 즐겨 읽었다.

 

그 중 Far and Away는 아일랜드 이민자(Irish)인 젊은 주인공 남녀의 스토리이다. 마치 우리 초창기 코리언 이민자들이 겪는 온갖 고초를 보는 듯해서 감명깊었다. 이 영화는 유툽에서 $4.99 내고 볼 수 있다. (https://youtu.be/sEAN5HeC3T8)

 

영화제목 Far and Away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멀고도 먼 그 곳’ 쯤일까? 하긴 멀기도 하다. 보스톤(Boston, MA)에서 오클라호마(Oklahoma City, OK) 까지는 장장 2,800키로이다. 자동차로 쉬지 않고 달려가더라도 30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이렇게 Far and Away 영화 얘기를 하는 이유는 원거리 인간관계(Long-Distance Relationship) 얘기를 하기 위함이다.

 

우리들은 한평생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사귀거나 알고 지내게 된다. 그렇게 인간관계/인연을 맺고 살아가다가도 어느 계기가 되면 소원한 관계가 돼 버리기도 한다.

 

회자정리(會者定離)는 '만난 사람은 반드시 헤어진다'란 뜻이다. 사람들끼리 만나면 언젠가는 헤어짐/이별하게 됨은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이치라고들 한다. 또한 거자필반(去者必返)이라며 ‘떠난 사람은 반드시 되돌아온다’라고도 한다. 그러나 떠난 사람, 헤어진 사람이 다시 돌아온다 함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게 김치맨의 생각이다.

 

캐나다에서 46년째 살아가고 있는 김치맨이다. 그 긴 세월 중에 만나서 한동안 매우 가깝게 지내다가는 헤어져 오랫동안 연락도 안하고 사는 사람들이 무지 많다. 김치맨의 일상 생활권 밖으로 멀어져 가버린 친구들과 지인들이 많다는 얘기이다.

 

즉 같은 고향 사람들과 학교동문들, 그리고 생업(비디오임대업 및 편의점업)의 동업자들의 대부분이 그저 저 멀리 있는 옛 지인들로 머물러 있다. 대다수 토론토동포들과는 달리 기구한 팔자 때문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김치맨이다. 그래서 회자정리(Those who meet eventually bid farewell) 멀어진 관계가 되어 버린 지인들이 유난히 많다.

 

물론 그리 된 건 그 분들 탓이 아니다. 두 차례의 가정파탄과 세번째의 새출발을 해야만 했던 김치맨 자신이 못난 탓이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았는데도 혼자서 굴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담을 쌓고 사는 격이다.

 

원거리 인간관계(Long-distance Relationship)라는 표현이 있다. 이는 주로 연인관계 남녀간이거나 또는 좋은 친구들간의 지리적 거리가 꽤나 먼 경우이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그런 롱디스턴스 연인/친구 관계는 그 70%가 어느 시점이 되면 깨지게 된다 했다.

 

맞는 얘기인 것 같다. 수긍이 간다. ‘안 보면 멀어진다(Out of sight, Out of mind)’ 는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현상이라 여겨진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흔하겠다. 즉 ‘자꾸만 만나다 보면 정이 들게 돼 있다(In my sight, In my mind)’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 전화와 카톡, 그리고 화상통화로서 태평양을 사이에 둔 사람들끼리도 연인관계, 친구관계를 지속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역시 마주보고 앉거나 손을 잡고 또 껴안아 볼 수 없는 스크린 상의 대면은 아무래도 시원치 않을 것이다.

 

우리 동포들이 많이 모여 사는 토론토에서 무려 300리나 멀리 작은 시골동네에서 사는 김치맨이다. 쉬는 날 없는 편의점을 하기 때문에 누구를 만나거나 찾아가 볼 기회가 거의 없다. 마치 스스로 택한 유배생활(Self-imposed exile)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천만다행히도 인터넷과 카톡이 있어 멀리 있는 친구들과 교류하며 지낸다. 그들 중에는 300키로 넘게 떨어져 있는 30년 연하의 친구가 있다. 그는 4년반전에 벤쿠버에서 온타리오주로 이주해와서는 작은 시골동네에 자리잡고서 음식점을 경영하고 있다.

 

그 친구는 김치맨의 몇 안되는 원거리 친구(Long-distance Friend)들 중의 하나이다. 수시로 카톡으로 대화를 나눈다. 그는 머나먼 곳에 있는 가까운 친구이다. 멀고도 가까운 서로 돕고 사는 좋은 이웃이다.

 

그런데 세상은 불공평해서인지? 가까운 이웃동네에 사는 동포들과는 별스런 왕래가 없다. 그들은 가까우면서도 먼 이웃, 남남관계, 스트레이져(Stranger)들이 아닐 수 없다. 멀리 있으면서도 가까운 이웃을 지금도 찾고 있는 김치맨이다.



1992년 개봉된 블록버스터 영화 FAR and AWAY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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