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오늘 방문자 수: 9 전체: 190,904 )
눈에 뜨이는 소수민족(Visible Minority)
kimchiman2017

며칠 전 아침에 가게에서 팔다 남은 Hamilton Spectator 신문을 반품하기 위해 정리하다가 그 신문 1면에 대문짝만 하게 쓰여 있는 표현에 김치맨은 크게 기분 상했다. 


 “뭐! 이 녀석이! 이거 가만 두면 안 되겠군!” 하며 노신사(Aged Gentleman)를 자처하는 김치맨 답지 않게 입에서 쌍시옷 소리가 저절로 튀어 나왔다. 


 해밀턴 스펙테이터 신문사 Steve Buist 기자는 9월 13일자 ‘The changing face of Hamilton: Visible minorities leading the way’ 에서 ‘Visible Minority(눈에 뜨이는 소수민족)’ 이란 표현을 6번이나 거듭했기 때문이다. (thespec.com/news-story/6853504-the-changing-face-of-hamilton-visible-minorities-leading-the-way)


 캐나다로 이주해온 후 장장 43년 동안이나 ‘동양에서 온 유색인종 황인종 이민자!’ 로서 잔뜩 주눅들어 살아오고 있는 김치맨이다. 어쩌다 한 번씩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또 피부로 느끼는 인종차별을 당할 적마다 분통이 터져 못 견딘다. 특히나 사람의 피부색(Skin Color)을 따지는 ‘Visible Minority’ 라는 어휘를 볼 적마다 매우 못마땅해 한다. 


 ‘눈에 뜨이는 소수민족’이란 뜻의 ‘Visible Minority’ 는 연방정부 법 Canadian Employment Equity Act에도 쓰여 있다. 캐나다의 원주민을 제외하고 인종으로는 유럽계 백인종이 아니고 피부색으로는 흰색이 아닌 유색인종이다.(Persons, other than Aboriginal people, who are non-Caucasian in race or non-white in colour.)라고 정의돼 있다. 


 1492년 콜럼버스에 의해 신대륙(New World)이 발견된 이래, 캐나다는 영국인 및 프랑스인 등 유럽에서 온 백인종들에 의해 개척됐다. 남들보다 일찍 먼저 이민가방 싸들고 대서양을 건너온 흰둥이들의 후손들이 여기 캐나다땅의 주인 노릇을 4백년 넘게 해오고 있다. 


 특히 영국계 캐네디언들은 섬나라 해적들의 후예답게 이 땅의 주인인 캐나다 원주민들의 땅을 모두 빼앗고 지금도 이 땅의 원래 주인들을 수용소에 가두어 놓고 있다. 그들을 Aboriginal People이라 부르며 여러 곳에 눈에 안 보이는 가시철망 울타리(Invisible Fence)를 높이 둘러쳐 놓은 보호지구(Indian Reserve)를 만들어 놓았다. 


 그 안에서 원주민들이 서서히 멸종돼 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통계를 보니 원주민은 2001년 193만 명에서 2011년에는 140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10년 동안에 53만 명이나 줄었다. 


 해밀턴 남쪽 Grand River 강변에 원주민 보호지구(Six Nations of the Grand River)가 있다. 거기에는 온주내 각 지역에서 붙잡혀 끌려온 6개 원주민 부족들의 후예들 1만3천명쯤이 지금도 갇혀서 살고있다. Ohsweken 이 그 중심지이다. (sixnations.ca)


 허연 피부색의 침략자 정복자들의 자손들이 이 땅을 지배하고 있다. 조금 늦게 이 땅에 와서 사는 우리 이민자들! 특히 피부색갈이 저들과는 다른 황인종, 흑인종들을 대놓고서 차별하며 텃세 부리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캐네디언들에게 ‘Visible Minority 유색인종’이라는 딱지 붙여놓고서 사람대우 안 하려든다. 대놓고서 차별한다. (Discrimination based on skin color/ Racial Discrimination) 


 지난 36년간을 캐나다 시민(Canadian Citizen)의 한 명으로 살아 온 김치맨이다. 백인종 캐네디언(White Canadian)들로부터 업신여김 당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시골 살면서 동네 봉사단체들인 Lions Club과 Optimist Club 에도 가입해서 유일한 유색인종으로 백인들 틈에 끼어 있기도 했다. 또 온주보수당 당원으로 가입해서 활동하고 선거운동도 했다. 


 아울러 때때로 콩글리쉬로 글 써서 동네 주간신문, 토론토스타 및 토론토선 신문들에 독자투고(Letter to the Editor)를 써 보냈다. 그 신문들에 게재가 되기도 했지만 설령 휴지통에 그대로 들어가더라도 누군가는 한번 읽어볼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Hamilton Spectator 신문의 ‘Visible Minority’ 를 주제로 쓰인 기사를 읽은 버럭 김치맨은 즉시 펜을 들어 항의/야유 성의 글을 썼다. 그 글을 그 신문사의 Steve Buist 기자에게 이멜로 보냈다. 그리고 그 기사에 댓글(Comment)로도 올렸다. 


 그 기자가 인종차별을 하고자 그 표현을 썼건 아니건 그건 김치맨의 관심사가 아니다. 그 기자에게, “너희들 영국계 백인종들이 우리 황인종을 ‘눈에 뜨이는 소수민족’이라 부르는데! 그러면 너희들은 ‘눈에 안 뜨이는 다수민족’이라는 거냐? 마치 투명인간처럼(Invisible Man)?” 하며 비꼬아대며 따졌다. 


 듣기에 거북한 ‘Visible Minority 표현을 쓰지 말아달라’ 김치맨이 신문사와 기자들에게 부탁/호소(?)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2004년 2월에 Toronto Star 에 독자투고로 보내 게재됐다. 또 2006년 9월에는 Toronto Sun의 Brodie Fenlon 기자와 Letter to the Editor 를 보냈다. 그리고 연방정부 통계국(Statistics Canada)에도 편지 보내, 인구 통계 내면서 그 인종 차별적인 ‘Visible Minority’ 용어를 사용치 말아달라 요청했다.


 그나저나! ‘눈에 뜨이는 소수민족’ 의 반대말/대칭어는 ‘눈에 안 보이는 다수민족 Invisible Majority’ 일까? (2016.09.18)

 

 

<저작권자(c) Budongsancanada.com 부동산캐나다 한인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