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yungkon
김병곤
(하버드대 보건학 석사, 컬럼비아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치의학 박사), MIT 공학석사, UC 버클리대학교 학사. 현재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아이비치과’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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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이야기 하나, 그리고 건강한 감정과 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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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칼럼에서는 과거 성추행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로 학업에 집중을 못 하는 자녀에 대한 사연을 보내주신 독자분의 케이스를 함께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저는 그 독자분과 자녀분께 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민사소송을 개시해서 정의를 구현할 것을 조언해드렸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제가 그 조언을 드리면서 다시 한번 들게 된  오래된 죄책감에 대한 개인적이고 부끄러운 이야기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제가 작년 12 회 칼럼에서 다루었던 건강한 감정과 지능에 대한 관계를 다시 한번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어떤 지인이 어린 여자아이를 성추행하는 것을 제가 우연히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수년 전 그 지인과 연락을 끊고 절연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는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경찰이나 피해자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못했으며, 그 가해자에게 제가 목격했다는 것조차 대면하지 못했습니다. 가해자인 S모씨는 제가 성추행을 목격했다는 것을 현재까지도 전혀 모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가해자가 누구인지,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성추행을 했는지, 그리고 다른 목격자가 있는지는, 이 성추행 사건의 공개 방식에 대해서 현재 여러 법적인 사항들 및 피해자 가족이 받을 충격 등을 제가 검토하고 있기에 이 지면에서 알려드리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가해자에 대해서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적 정의를 구현할 생각입니다.

 

 뒤늦게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그 S씨는 겉과 속이 극도로 다른 사이코패스(psychopathy) 성향 및 여러 종류의 인격장애가 있을 가능성이 현저히 큽니다. S씨의 그런 내면을 자세히 모르는 그의 수많은 친구들은 겉으로는 매우 치밀할 정도로 교양있게 행동하는 그를 좋은 사람으로 대부분 착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S씨는 자신이 가하지 않은 다른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도리어 명백한 피해자를 비난하는 저급한 언행으로 아동 성추행에 대한 인식이 정상인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 있음을 일관되게 증명해 주었습니다. 제가 추가로 알게 된 그의 가정폭력과 그 공범(들)에 대해서는 이 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기에 자세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전 12회 칼럼에서 “자녀의 지능은 성공에 얼마나 중요할까”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지능이 높은데 감정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의외로 사회/경제적인 성공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지 못하며 공감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능력이 있으려면 얼핏 감정이 없고 냉정해야 할 것 같으나 실제로는 그 반대입니다.

 

 팩트를 팩트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과 정비례하며 이는 건강한 감정이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감정이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예상과 다른 현실을 접할 때, 그 상황에서 오는 인지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현실을 왜곡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인 성공을 하기가 현저히 어려워집니다.

 

 S씨의 케이스를 보면 이 분석이 정확히 맞아떨어집니다. S씨는 여러가지로 추정해보았을 때 높은 지능의 소유자이며 학력도 높습니다. 하지만 감정이 건강하지 못하기에 현실을 늘 왜곡되게 받아들였으며, 이러한 잘못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한 최악의 판단들로 인해 사회/경제적인 성공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감 능력이 떨어져서 이런 저급한 행동까지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의 치밀한 위선에 저도 속아서 잠시나마 지인으로 알고 지냈던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후회스럽습니다. 사회적 정의를 늦게나마 구현하는데 일조할 것임을 약속드리면서 이번 칼럼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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