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yungkon
김병곤
(하버드대 보건학 석사, 컬럼비아대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치의학 박사), MIT 공학석사, UC 버클리대학교 학사. 현재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아이비치과’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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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할까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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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 캐슬 신드롬>과 올바른 대학.진로 선택(33)

 

 

 

 교육 칼럼을 쓰면서 독자분들의 고민과 사연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의외로 제가 받는 많은 질문이 교육이나 진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에 대부분의 케이스들은 제 칼럼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접한 한 독자분의 사연은 진로 문제와 연관이 있기에 그분의 동의를 얻어 이번 칼럼에서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온타리오주의 한 대학교 졸업반인 P군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요새는 불면증이 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부유한 주위 친구들은 졸업 후 부모의 사업을 도와주거나, 일 년 학비가 캐나다 달러로 13만 불 정도나 하는 미국의 전문대학원(의대, 치대, 약대, 로스쿨)에 입학하거나, 혹은 아무 걱정 없이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P군은 자신의 적성도 졸업까지 모른 채, 먹고 살기 위해서 적당히 조건 좋은 직장을 잡거나 딱히 관심도 없는 대학원에 지원하는 옵션들을 고민하면서 자괴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극단적인 입장의 차이는 세상이 매우 불공평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우선, P군의 고민을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가?”, 그리고 둘째,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하나?” 입니다. 

 

 첫 번째 고민인 “세상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가”에 대한 것부터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P군이 세계 최고 복지국가인 캐나다의 명문대에서 인기 전공을 하면서 배부른 소리 한다고 치부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은 자기가 직접적으로 속한 집단에서 상대적인 비교를 하게 되며, 커뮤니티 전체에서의 절대적인 비교와는 병렬로 인식하게 됩니다. 

 

 

“지금 당장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현실의 룰 안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들을 하면 됩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P군이 터놓고 고민을 말하지 못해왔던 것입니다.

 

 P군이 사회에 나와보면 더 잘 알게 되겠지만,  P군이 불공평한 케이스로 든 예시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매우 흔합니다. 


 캐나다 사회는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공평하고 공정한 축에 속하지만, 이곳에서도 빈부격차는 당연히 있으며 특히 부유한 중국계 학생들이 많습니다. 또한 모든 사람의 능력과 운은 다르며, 자기를 낳아준 부모의 재산과 경제력도 운에 속합니다. 


 현실에 꼭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현실을 받아들일 수는 있습니다. 지금 당장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세상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 현실의 룰 안에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선택들을 하면 됩니다.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다 보면, 나중에 세상에 기여하거나 일부 바꿀 기회들도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P군의 두 번째 고민인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하나”에 대해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자신의 적성을 모른다면, 특별한 적성이 없을 가능성도 큽니다. 그리고 그것이 특이한 케이스인 것도 아닙니다.


 사실 많은 사람은 자신의 진짜 적성이 무엇인가를 찾으려 한다기보다는, 세상을 살아가기 유리한 전공이나 직업 몇 가지를 정해놓고, 그중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을 마치 자신의 적성인 양 합리화하면서 진로를 정합니다. 

 

 아직까지도 자신의 적성을 찾지 못했다면, 억지로 찾으려고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됩니다. 이미 다소 늦었으니 오히려 이를 역이용해서, 지금 상황에서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거나 현실적인 진로를 생각해보세요. 


 적당히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식으로 진로를 정했을 가능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습니다. 정작 본인들 스스로는 천직인 양 합리화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적성을 찾았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진로로 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음악에 적성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음악가가 될 필요는 없으며, 그와 관련된 유사 업종으로 꼭 가지 않아도 됩니다. 


 어떤 이는 직업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려 하기도 하고, 다른 이는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수단으로 직업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P군은 스스로에게 매우 솔직하다는 큰 강점이 있습니다. 대학교 졸업 때까지도 본인의 적성을 몰라서 진로를 정하기 어렵다면, 적성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보다는 진로를 통해서 성취하려는 목표가 어떤 것인가를 P군의 강점을 최대한 살려서 고민해보길 바랍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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