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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禪으로 성경을 읽다-인간의 본질(2)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창조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인간의 본질이 인간 나름으로 경험하게 되고, 느끼게 되고, 또한 판단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자신이 실은 하나님의 아들이면서도 하나님처럼 되겠다는 망상을 일으키게 됨으로써 인간은 스스로 아들로서의 특권을 잃고 말았다. 


아담이 낙원을 잃어버린 이유를 창세기가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은, 그러한 망상에서 발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불교에서 인간 고통의 원인을 분별심에서 찾고 있다는 것과 더 나아가서 과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이 인간의 지각과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실까지도 기독교의 우주관과 인간관에 일치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불교에서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고 하는 깨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성경은 인간의 말과 문자로 기록되어 있다. 그 안에는 아직 아담/인간이 창조되기 이전에 하나님이 어디에 계셨으며 어떤 생각과 방법으로 우주만물을 창조하셨는지 까지도 마치 구약성경의 저자가 하나님을 보고 또한 하나님의 마음에 들어가 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무엇을 말하는가 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인간이 만들어 낸 말과 문자와 병행할 수 없으며, 또한 하나님의 “말씀”을 인간의 말과 문자로 전하되 그 안에 따로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고 하는 것이다. 기독교에서도 이것을 인식하고 있으므로, “성령의 두루마기” 또는 “성령의 감화”를 강조한다. 


“탕자”란 이미 아버지를 떠난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의 뜻을 어기고 자기 마음대로 살아보려고 애를 쓰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린 후, 그가 집으로 돌아가면 아버지가 그를 종의 한 사람으로라도 받아드리고 먹여주시지 않을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간다. 이러한 귀향의 여정에 우리는 탕자가 두 가지 심리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란 것을 예견할 수 있다. 


첫째는 자기가 집을 떠나기로 한 그 때의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그 때의 어리석었던 마음을 후회하며 다시는 그러한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스스로의 결심과 다짐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가 정작 집에 돌아가 아버지의 품에 안기고 또한 아버지가 돌아 온 아들을 위하여 베푼 잔치를 보면서 이전에 아버지가 자신을 종으로라도 받아주기를 원했던 그 마음까지도 완전히 사라지게 된, 아들로서의 특권을 다시 되찾았을 때의 기쁨과 감격이다. 


탕자가 귀가의 여정을 통하여 경험할만한 이 두 가지 심리적 과정을 우리는 불교를 중국에 처음으로 전한 달마 대사의 이입사행론(二入四行論)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입(二入)이란 도(道)에 들어가는데 있어서 두 가지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첫째의 행입(行入)은 “선한 생각으로, 악한 생각”을 다스리게 한다는 것과 같은, 수행자가 내적 대화(對話) 또는 자기지시를 통하여 자신의 행동이 도에 일치하도록 스스로 통제하는 방법으로, 남을 탓하지 않는다거나, 자랑하지 않는다거나 욕심을 내지 않는다거나 이웃을 위하여 아낌없이 보시한다거나 하는 것과 같은, 도의 실천을 말하는 것이고, 이입(理入)은 무엇인가 후회하거나 기대하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또는 진리에 자신이 들어가게 되는 것을 뜻한다. 


이입사행을 기독교 사상이나 신앙에 비교한다면, 사행은 예수님 당시 유대교 지도자들이 하나님과 사람을 주종의 관계로 보고 하나님이 내리신 십계명을 일자일획도 빠트리지 않고 지키기 위하여 애쓴 것을 행입에 비교할 수 있으며, 이입은 예수님이 십계명을 역시 일자일획도 빠트리지 않고 지키는 방법이 곧 “하나님을 신령과 진리로 섬기며,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하신 것에 비교된다.


예수님이 “사람의 몸이 곧 성전”이라 하신 것이나 예수님 자신을 “포도나무, 사람을 포도나무에 붙어있는 가지, 하나님을 농부”라고 하신 말씀에서 이입의 예를 볼 수 있다. 이 책 역시 이입사행을 모델로 하고 있다. 이입사행을 심리학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행입은 인지-행동적 접근법에 속하고, 이입은 인지에 의존하지 않는, 행동적 접근법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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