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bokyung
(토론토대학교 정신의학 박사,
경북대 교육학과 교수(정년퇴임)
한국상담학회 수련감독 전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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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으로 성서(聖書)를 읽다(30)-“우리가 보면서도 보지 못하는 것”(11)
kimbokyung

 

 (지난 호에 이어)
하나님은 아담에게 동산 안에 있는 나무에서 나는 어떤 실과라도 따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나무열매, 선악과는 따먹지 말라”고 명한다. 이 ‘말씀’은 하나님과 아담이 따로 있어서 아담이 귀로 들은 소리가 아니라 ‘말씀’이 바로 아담의 육신이 된, 아담 내면의 ‘말씀’이며 본심으로서의 지혜다. 이는 지금 우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간의 몸은 ‘말씀’이 곧 육신을 이룬 것이므로 인간의 본질이 곧 ‘말씀’이며 ‘말씀’에 접속되어 있다. 거기서 인간은 영생의 근원인 생명수를 얻는다. 우주에 속한 인간이 우주의 지혜, 우주의 법칙으로부터 이탈해서는 살 수 없게 되어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예수님은 우물에 물을 기르기 위하여 나온 사마리아 여인으로부터 물을 얻어 마시면서도, 자신이 영원히 목마르지 앓는 생명수를 주겠다고 말씀하신다. 인간은 본래 자신이 그 ‘말씀’으로 육신을 이루게 된 것인데도 그것을 잊어버린 것이다. 


‘말씀’으로 오신 예수님을 영접하고 믿는다는 것은 곧 어둠, 즉 어리석음에 빠진 자신이 빛, 즉 지혜를 얻어 자신이 “혈육으로 낳거나 육정으로 낳거나 사람의 뜻으로 낳거나” 간에 본래 자신의 본질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다는 것, 그 ‘말씀’이 자기의 육신이 된 것임을 깨닫게 됨으로써 자신이 곧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특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이 하나님의 종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육신을 이룬, 하나님의 자녀임을 선포한 것이다. 예수님 자신이 성령으로 잉태하신 것처럼 인간 모두가 본래 성령으로 잉태한, 하나님의 자녀임을 그의 언행을 통하여 사람에게 일깨워 주신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자신과 하나님을 동일시하고, 세상의 죄인들과 예수님 자신과 동일시하여 형제자매라고 부르는 예수님을 그 당시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주종의 관계로 보았던 유대교 지도자들은 도저히 수용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아담과 이브의 죄가 바로 그들이 선악과를 따먹고 눈이 밝아짐으로, 본래 하나님과 자신들의 관계가 아버지와 자녀의 관계에 있었던 것을 성범이나 귀천이라는 주종의 관계로 스스로 타락시킨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몸이 곧 ‘성전’이라는 선포로 인간과 하나님이 둘이 아님을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 직접 보여 주신 것이다.


예수님 자신과 하나님이 둘이 아님을 선포하시고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으나 예수님 자신을 본 사람이 곧 하나님을 본 것임을 깨닫게 함과 동시에 하나님이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어 죽게 하심과 같이. “이웃을 자신의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과 인간을 다시 회해하게 하는 유일한 길임을 가르쳐 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세상 사람들이 예수님 자신의 피와 살을 먹으라고 명령한다. 예수님은 또한 자신을 포도나무 그리고 세상 사람들을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로 비유하신다. 포도나무와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들은 동체다. 거기에는 같은 피가 흐르고 같은 살로 하나가 되게 되어 있다. 


예수님은 ‘장사꾼들의 집’ 또는 ‘도적의 소굴’로 변한 성전을 무너뜨리고 그 위에 다시 새로운 성전을 짓는 것과 같이 오염된 인간의 몸을 씻어버림으로써 본래 하나님의 성전으로서의 깨끗한 몸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촉구한다. 예수님 자신이 아담의 ‘거듭 남’이다. 인간은 누구나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것이고, 그 ‘말씀’으로 육신을 이룬 것이다.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는 “색(色)이 공(空)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나니, 색은 곧 공이요, 공은 곧 색이니라. 수상행식(受想行識)도 이와 같으니라”고 기록하고 있다. 색이란 물질을 말하는 것으로 곧 인간의 몸을 말하는 것이고, 수상행식이란 인간의 몸에 붙어 있는 안이비설신의라고 하는 감각기관을 통하여 그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을 경험하면서 쌓이게 된 사물사건에 대한 개인의 감정, 심상, 행동, 그리고 인지를 말한다. 


반야심경은 인간의 몸이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四大)의 원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과 같아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도 색수상행식이라는 오온(五蘊)의 쌓임 또는 집합의 결과에 지나지 않는 것이므로 그 어떤 것도 미리 고정된 것이 아닌, 그 본질에 있어서는 공(空)임을 지적한다. 


그리고 이 공 안에는 본래 인간이 생각하고 판단하고 분별하는 것과 같은, 어떤 명칭이나 관념이 존재할 수 없는 것임을 지적하는 동시에 인간이 이 공의 본질에 들어가게 될 때 그 안에서 자유자재 하는 지혜를 얻게 됨을 가르쳐준다. 


반야심경은 “말씀이 육신을 이룬다”는 성서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 하나님과 함께 한 ‘말씀’, 하나님 자신인 ‘말씀’ 만물의 육신으로 나타나게 된 ‘말씀’은 우주만물을 하나의 몸으로 묶고 있는 ‘공의 지혜’와 다르지 않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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