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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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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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여름, 가을, 겨울 철 따라 자연은 아름답게 변하고 계절의 리듬은 멈추지 않고 제 궤도를 지켜간다. 산과 들에 꽃잎 나뭇잎만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물빛과 바람, 하늘 빛까지도 철 따라 아름답게 변한다. 


우리는 계절 따라 변하는 자연을 사랑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유는 우리가 자연의 아들딸이요, 자연 속에서 모든 생활수단을 얻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자연이 지닌 바 그 충만한 아름다움으로 인해서 그것을 사랑하고 찬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처럼 충만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없다면, 우리들의 피곤한 영혼은 이 삭막한 세상을 어찌 견디고 살아나갈 것인가.


우리는 자연 속에서 쌀과 채소만을 얻어서 먹고 사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거기서 항상 아름다움을 구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밥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먹고 사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봄은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삶으로 찾아온다. 자연을 보고 있으면 시작도 물론 아름답다. 먼동이 터오는 아침, 봄날의 여린 새싹들, 어린 새들의 재롱, 그러나 자연의 아름다운 뒷모습은 이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해질 무렵의 저녁 노을, 저 불붙는 듯 화려한 낙엽들, 새들도 죽을 때 우는 울음이 가장 빼어나다 하지 않던가.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이름을 사람들은 Victoria Square라 부르는데 행정지명으로는 마캄(Markham)이다. 원래 이곳 동네 주위에는 밀, 콩, 채소, 옥수수 등 넓은 농장지대였는데 인간의 생활이 갈수록 도시화 되고 산업화 되어 감에 따라 점점 개발 붐에 힘입어 집과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어 농장들이 줄어들고 있다. 


시내에서 조금 북쪽이라 기온도 약 5도 정도 차이가 난다. 봄부터 여름까지는 기러기 떼가 무리 지어 날고 울어대며 가을에는 가로수의 단풍과 들국화가, 그리고 겨울에는 설원의 눈 경치가 그만이다.


지난 겨울은 큰 추위 없이 지나가고 곧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고 있다. 아직은 마지막 가는 겨울이 쉽게 물러날 줄 모르고 우리들 주변에서 서성거리고 있다. 꽃샘추위가 시샘을 해서 얼른 봄이 오지는 않고 간간이 추위가 몸을 움츠러들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어디선가 봄은 움트고 있으리라. 뒤뜰에 눈 더미가 여기저기 아직 녹지 않고 쌓여 있는데 계절을 잘못 읽었는지 벌써 몇 쌍의 봄의 전령 로빈이 찾아왔다. 그러면 그렇지 어쨌든 자연의 이법과 계절의 변화는 어쩔 수 없이 우리 집 뒤뜰에도 머지않아 봄이 찾아올 것이다.


어느 계절이 아름답지 않을까만 특히 봄이 아름다운 것은 겨우내 움츠린 사람들의 생명과 희망이 살아나고, 혹독한 겨울 동안 말라 죽은 것 같은 가지에 파란 움이 돋아나고 대지에 새싹이 자라나는 생명의 향연이 펼쳐지는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날이 풀리면 지난해 친구가 전해온 더덕 씨를 울타리 아래에 뿌리고 아내의 텃밭 손질이 바쁠 것이다. 지난해에 처음으로 마늘 씨앗을 받아 늦은 가을에 텃밭에 뿌렸다. 마늘 씨앗을 시험해 보는 것이니 성공할지는 모르겠으나 기다려진다. 


봄이 되면 텃밭에 여러 종류의 씨앗을 뿌리는데 마늘 씨앗을 뿌린다는 말은 들어본 일이 없기에 만일에 성공한다면 마늘도 씨앗을 뿌릴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마늘 재배에 좋은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우리 동네에도 이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저기 얼어붙었던 땅에서 솟아 오르기 시작한 튤립 덕분이다. 바람결에 살랑이며 봄을 실어 나르는 소리가 귀를 간질이고 있다. 


어제까지 눈이 뿌리고 제법 쌀쌀한 날씨였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따뜻한 기온이 느껴진다. 야생동물이나 새들도 봄을 기다리는 것처럼 사람들은 따뜻한 기온과 만물이 소생하는 새로운 생명들이 용솟음치는 봄을 그리워하고 추억한다. 


과학적으로 생명의 근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과학적인 설명이 없더라도 우리는 문득 생명의 현상을 발견하고 우주의 신비에 감탄할 때가 있다. 봄이 되면 언 땅이 풀리고 양지 바른 자리에 파란 새싹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죽음의 땅에서 새 생명이 돋아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른 나뭇가지에도 새 눈이 돋고, 나비들이 날아들며 대지는 벼란간 활기를 띠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을 바라보면서 우리들의 가슴이 그토록 설레기 시작하는 것은 아마도 그 동안 우리가 죽음의 묘지 같은 겨울 동안 너무도 긴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2019.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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