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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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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봄은 북핵 폐기만으로 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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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탁구 한국오픈대회에 북측 여자선수와 한국 남자선수가 단일팀이 되어 중국팀을 꺾고 감격에 차 서로 부둥켜 안고 환호하며 우승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놀라게 된다. 영락없이 우리와 같은 말을 쓰고 같은 음식을 먹는 그들의 모습에,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북한선수단의 선전을 바라는 우리 모습에 두 번 놀란다. 


“우리는 하나다”라는 기를 든 남북한 선수단의 참가로 이번 대회는 단순한 국제대회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같은 민족이지만 70년 가까이 갈라져 살았다는 군사적 대립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지금까지 남북관계는 군사적 대립을 떠나 설명될 수 없었다. 우리 국민들은 남북갈등의 핵심 사안이 바로 북한의 핵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는 일본이 태평양전쟁에서 패배한 뒤 독립했지만, 분단됐다. 한국전쟁 당시 1953년 체결한 정전협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동아시아에서 정치, 경제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분명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은 개탄스럽고도 우려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위기관리’ 라는 절박한 과제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협상의 전문가라며 북핵 문제해결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국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CVID) 하면 모든 것을 다 해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항복을 선언할 가능성은 없다. 


남북 판문점선언 이후 북미는 싱가포르 합의를 도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많진 않다. 싱가포르 회담은 일종의 “미디어를 위한 행사”였다. 북한이 개발한 핵무기를 포기하면, 미국이 파라다이스를 약속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긴 힘들어 보인다.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체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종전선언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논의하기 위해 극비 방한한 중국의 외교실세 양체즈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정치적 효과만을 노린 종전선언보다 북한의 핵 폐기 계획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비핵화 방안이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진하는 종전선언은 한반도의 평화체제가 모래 위의 성이 될 수 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는 90년대 이후 변한 적이 없다. 평화, 안정, 비핵화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해도 중국은 이 원칙만을 녹음기처럼 틀어대며 한국과 미국에 냉정을 촉구했다. 그런 한반도에 요즘 격변의 돌풍이 불고 있다.


 매일 놀랄만한 뉴스가 쏟아져 어지러울 지경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끝났고 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두 번이나 정상회담을 가졌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를 앞세운 미국의 압박에 중국과의 연대를 통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차이나 패싱”을 막고 향후 한반도 영향력 강화를 노린 중국의 흉한 속셈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 모두가 북핵 비핵화를 위한 현란한 서곡이다.


 중국은 한반도 평화에 앞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 훼손을 더 두려워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과 북핵 폐기에 합의하고 한국의 핵우산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자국이 전략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은 북한을 대미 완충지대와 대미 협상카드로 활용하며 전략적 자산으로 봤다. 그런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중국은 북한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전면적 재고를 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하면 중국은 북한의 비핵화는 그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비핵화가 예상대로 진행되어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 북일수교 코스를 밟게 되면 ‘대미 완충’ 카드의 자산 가치는 추락할 게 뻔하다. 그래서 중국은 지금도 북핵의 단계별 핵 폐지를 지지하며 단계별 국익 극대화 전략을 모색 중이다. 중국이 북핵 폐기를 보는 시각은 이렇게도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견해와는 다르다.


 북한 비핵화도 쉽지 않지만 그 뒤에 숨은 중국의 또 다른 북핵 셈법을 경영하고 관리하는 문제는 더 어려울 수 있다. 이제 우리 민족은 중국에 대한 착각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중국의 한반도 전략은 북한은 물론 남한까지 자기 영향권에 넣는 것이다. 이것이 ‘비핵화와 평화’를 강조하는 중국의 진짜 얼굴이다. 봄은 늘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우리 민족이 갈망하는 한반도의 봄은 북핵 폐기만으로 오는 게 아니다.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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