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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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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비핵화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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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 한국 사회는 물론 해외동포 사회에서도 장밋빛 물결과 희망으로 넘쳐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비핵화가 이루어질 전망이 밝다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종전 선언이나 평화체제, 또는 상징적 조치가 북한을 “보통 국가”로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필자는 이 분위기를 보면서 놀라움을 많이 느낀다. 북한 지도부가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하면서, 이번 회담으로 극복하지 못할 한계가 무엇인지 알아야 새로운 기회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간에 걸친 북미관계의 오랜 적대와 불신관계를 한 번의 만남으로 신뢰관계로 돌릴 수 있는 것으로 기대했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희망적 사고” 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거대한 탄두 “핵무기” 에 대한 걱정이 현실이 됐다. 북한의 비핵화는 여전히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을 움직이는 엘리트 계층 처지에서, 비핵화는 “집단 자살”과 다를 바 없는 이유가 많다. 먼저 그들은 역사의 교훈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라크 후세인이 핵 개발에 실패했고, 미국의 공격에 타도당하고 처형된 것을 잊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역사상 비핵화에 동의한 유일한 독재자, 리비아 카다피 대령의 운명도 비참하게 살해됐다. “미국이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경우에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북한 내에서 혁명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북한 정권 안전을 보장할 능력은 없다. 물론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는 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평화 공세를 시작하고, 정상회담도 제안하고 동시에 중국에도 대표단을 파견했을까? 근본적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 외교” 때문이다. 트럼프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암시를 많이 보냈다. 이러한 실질적인 계획이 있을지는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북한 지도부는 공포가 많아졌을 것이다. 


북한은 무력 충돌이 벌어지면 자기들이 결정적 타격을 받을 것을 잘 알고 있다. 또한 미국의 압박 때문에 중국까지 참여하는 대북제재가 가까운 미래에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도 무시하기 어려운 위협이다. 회담을 통해 시간을 벌 희망을 품은 북한은 핵을 동결할 수는 있으나 절대 핵을 포기할 수 없어 보인다. 가능한 양보는 핵-미사일 동결이나 부분적 감축이다. 그래서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주장은 별 의미가 없어 보인다.


만일 북한이 만족할 만한 보상(체제 보장, 경제 원조 등)이 이뤄진다면 현재 보유한 핵무기는 충분히 폐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인적자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필요를 느끼면 다시 만들 수도 있으므로 북한의 입장에선 대미협상의 마지막 카드로 현재 보유한 핵을 내줄 수도 있다.


핵 전문가들에 의하면 핵물질과 시설만 있으면 몇 주 내로 다시 핵을 만들 수 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3-6개월이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므로 CVID(완전하게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특히 돌이킬 수 없는 폐기라는 것은 사실상 비현실적인 목표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말한 핵무력의 완성이란 단순히 핵무기 몇 개를 갖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북한 비핵화는 현재의 핵무기를 폐기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북한이 “정상국가”가 되어 더 이상 핵을 만들거나 쓸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서해미사일발사장 해체, 미군 유해 송환 등 이제까지 북한이 보여준 비핵화 조치는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지만, 합의 이행과 검증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갈 길이 멀며 비핵화의 진정성을 확신하기까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남북, 미북 정상회담은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정상회담으로 이뤄진 합의가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회담 내용이 실패할 수도 있다. 타협을 이루지 못한다면 한반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 전쟁이 터질 가능성이 아주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한국은 섣부른 기대감을 가지기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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