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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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아, 로빈아 어서 오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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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화창하다. 봄바람이 향긋하게 불어오는 4월이다. 끈질기게 괴롭혔던 강추위도 한물 가고 서서히 봄기운이 돌고 있다. 다가온 봄이 낡은 것들을 사정없이 벗겨낸다. 봄 햇살은 따사롭다. 아침저녁으로 꽃샘바람이 아직도 얼얼하게 귓바퀴를 때리지만, 오는 봄을 막을 수는 없다. 이제 그 지겹고 추운 겨울은 나의 곁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개나리가 참을성 없이 활짝 몸을 열었다. 튤립도 오종종한 꽃망울을 피워 섣부르게 봄을 영접하고 있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에 발을 파묻고 추위에 떨던 앙상하고 메말랐던 나무들도 언제 그랬느냐는 듯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렇게 계절이 바뀌는 때마다 느끼게 되는 것은 새삼스럽게도 자연의 순리가 한치도 어긋남이 없이 변하지 않고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계절의 순환 속에서 봄을 맞는 느낌이 특히 남다른 것은, 새로운 생명의 태동과 그 신비를 함께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집 뒷뜰에 한 그루의 벚나무가 외롭게 겨울동안 추위를 이기고 궁습한 모습으로 서 있다. 그 나무에서 신록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것은 날씨가 누그러졌다는 나의 느낌 탓이었을까. 사실 이맘때쯤이면 서서히 해동하는 흙 속에서 나무들도 얼어붙었던 뿌리를 꿈틀거리며 새 물을 빨아 올리는 생명의 작업에 몰두할 듯싶다. 


그 동안 숨을 꺼질 듯 말듯 여리게 내뿜던 생명력이 되살아나서, 조용하지만 생기있는 호흡을 느낀 것은 나의 과장된 표현이라기보다 실제로 그와 같은 일이 나무들의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갓 태어난 아기의 눈망울에서 생명력을 느끼고 희망을 확인하듯, 사실 생명력은 우리에게 어떤 꿈과 희망을 생각케 한다.


 내일이면 4월이다. 이 맘때쯤이면 뒷뜰에 봄의 전령 로빈이 무리 지어 날아와 야단법석을 떨어야 할 때인데 아직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오는 봄이 연착을 하는 모양이다. 한반도의 남쪽에는 계절따라 이미 매화도 피고 벚꽃도 핀 모양이고, 북쪽의 동토에도 해빙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다.


 따라서 금년 봄은 여느 때와는 다르게 오고 있다. 4월 말의 남북 정상, 5월의 북미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예고된 이후 한반도 정세에 두꺼워진 얼음장마저 녹아 내리리란 기대가 피어 올랐기 때문이다. 봄기운이 피어나는 평양에서 열리는 남측예술단 공연은 한반도에 완연한 봄을 앞당기는 무대다. 이번 공연의 소제목도 “봄이 온다”다. 따라서 남과 북에 평화의 봄이 오고 있는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대표단이 교환 방문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의사 표명과 함께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길이 열렸다. 따라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약속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한반도의 평화구축, 동력 유지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정은 시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가속화 했고 국제사회의 예상을 뛰어넘는 진척을 보였다.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 표준화, 다종화, 양산화를 이루었고 20- 4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7년간 국제사회는 2차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핵 해결에 실패했다. 동북아에 몰린 4대 강국이 최빈국 북한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것은 핵 비확산 역사의 최대 모순의 하나다. 


그만큼 북핵문제는 동북아의 복잡한 파워 게임에 직결된 난제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한반도 평화에 결정적 위기가 초래될 우려가 크다. 따라서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핵무장 완성 단계의 진입으로 “성공의 덫”에 빠진 북한을 진정한 비핵화로 이끌어야 한다. 


남북 측을 통해 북한에 비핵화가 “생존의 길이자 평화와 경제발전의 문” 임을 설득하면서, 북미 축을 통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여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필요조건을 달성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안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양국 모두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던 터다. 이같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에도 참고 견디는 인고 속에서 따뜻하고 밝은 내일을 동토의 땅 북녘에도 기대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제 나무들도 머지않아 그 육신에 푸른 잎을 두르고, 또 탐스러운 꽃망울도 터트리며 생기있고 활력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쉬이 오는 게 어디 있으랴 하다가도, 올봄만은 불현듯 왔다 후딱 갔으면 싶다. 평양에도 봄이 왔다. 그러니 봄아, 로빈아 어서 오너라. (20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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