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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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과 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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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대를 가리켜 혹자는 ‘인간 상실’의 시대라고 말한다. 즉 인간성이 메마르고 인간을 존엄시하는 정신이 땅에 떨어졌다는 뜻이다. 전해오는 어둡고 살벌한 이야기들은 어제 오늘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해가 가면 갈수록 우리는 그 어둡고 살벌하고 또는 잔혹한 사건들이 보다 새롭고 보다 심각한데 계속 충격을 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문명의 진화인지? 신용과 신의는 그 자신의 내면세계에서뿐 아니라 밖으로도 표출되어 대인관계는 물론 그 기업에서 만들어내는 생산제품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기 마련이다. 이 신의의 문제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참으로 중요한 문제다. 


더욱이 현대사회와 같이 급속도로 변화되는 상황에서 서로 믿고 신뢰하는 인간관계와 그러한 사회기반이 점차 빛 바래가고 있다는 사실은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즈음 고국에서는 잇따른 당국의 방역에도 철새들이 가지고 오는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에 축산 농장에 비상이 걸리고, 대형화재에 신속한 초기 대응을 실패했다는 이유로 순진한 소방관들이 중징계를 받았다는 살벌한 소식이다. 캐나다에는 59년만의 살인 한파가 몰려와 주민들은 혹한에 덜덜 떨기도 했으며, 연방환경성은 한파 주의보를 발동하기도 했다.


 며칠 전 내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의 안전 Airbag 쿠션에 결함이 있으니 딜러에 가서 수리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수년 동안 몇 번의 결함통보를 받고 자동차를 수리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그들이 생산한 상품에 책임을 진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신뢰심을 갖게 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 상대방을 믿고 신뢰하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가 먼저 진심이랄까, 진실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인간 세상에는 낮이나 밤이나 인간고의 신음 소리가 끊길 사이가 없다. 기쁨과 약동이 있다지만, 그러한 것들보다도 고통과 슬픔이 더 많은 것같이 느껴진다. 이와 같이 희로애락이 엇갈리는 중에서 서로 헐뜯고 울리고 괴롭히고들 있다.


 젊은 날의 고통은 금을 주고 산다는 우리의 옛 속담이 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그 가치를 인정하려 하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안이하게 급속히 큰 성과를 거두려는 성급한 마음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통의 의미를 깨닫지도 못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힘도 없는 것 같다. 그 결과로서 방종과 폭력과 사기범죄, 급기야는 자살 등으로 결말을 보려는 현상을 자아낸다. 그것도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패기 없는 생활을 하게 되기도 한다.


 캐나다에서 최근에 일어난 한인여성에 의한 수십 명 사기 피해 기사에 부끄러운 한인의 추태를 보는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신문기사에 따르면 2011년도 캐나다에 난민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 젊은 여인이 저지른 사기행각이 착실하게 살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얼굴에 먹칠을 한 셈이다.


 한인사회에 범죄 행위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 경우는 다르다. 이런 사람을 캐나다가 난민으로 받아줄 것인가. 그것도 탈북민이라니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미칠까 걱정된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보아도 캐나다 만큼 복지혜택이 잘 되어 있고 안정된 사회를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이곳에서 일어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오늘의 우리 사회를 보아도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늘 이렇게 문제점을 들추는 사고도 잘못이라고 싫어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원만히 또 낙천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그러한 느긋함에 당위성이 있을 수 없는 현실에 살고 있다. “돌다리도 두드리면서 가라”는 우리의 옛 속담처럼, 매사에 신중을 기해 한치한치 자로 재듯 앞으로 나아간다면 사실 크게 실수하거나 실패할 염려는 없을 것이 당연하다.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없는 불신 사회는 인간성 부재의 삭막하고 황량하며 척박한 사회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늘 불안하고, 흔들거리고, 잠시도 편히 누워서 쉴 수 없는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아간다.


우리가 추구하는 신뢰 사회는 서로가 서로를 믿는 가운데 이끌어주고 도와주는 진실한 인간성이 살아 숨쉬는 사회다. 신뢰란 서로의 진실을 바탕으로 우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들먹거리고 싶지는 않다.


올해는 나쁜 기운 물리치는 무술년 황금 개띠 해를 살아갈 첫걸음을 디뎌 나간다는 점에서,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병폐의 하나인 ‘불신시대’라는 말이 사라져 갔으면 하는 바램은 내 혼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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