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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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코카 가을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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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계절에 가을 나들이로 지난 시월 첫주 무스코카 지역을 다녀왔다. 늦더위가 이어지더니 10월로 접어들자 산야는 은은하게 가을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과 떠난 1일 예정으로 남정네들만의 나들이였다. 언제나 떠난다는 것, 일상의 모든 것에서 해방된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산천은 전체적으로 단풍이 골고루 물들지 않은 아쉬움도 있었으나 오히려 푸르고 붉은 색조가 조화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단풍 든 높은 산이 부럽지않는 수려한 산세, 계곡이 아름다운 청정 고원이다. 거울처럼 맑은 호수면에 어린 추색짙은 산그림자와 맞닥뜨리면 자연의 신비감과 경이로움에 가슴설렌다. 


 도시 생활에서 뭔가에 쫓기듯 살았던 마음을 열고 하늘을 우러른다. 가을바람, 가을고요, 변해가는 자연을 바라보며 가을 정취를 맘껏 호흡하며 유유자적했다.


 단풍 색깔만큼 다양하고 아름다운 일들이 기다릴 것만 같은 무스코카(Muskoka) 지역은 토론토에서 400번 하이웨이를 타고 올라가면 북쪽에 위치하는 수많은 작은 호수들과 숲으로 우거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다. 


 400번 하이웨이를 거쳐 11번 하이웨이를 따라 Gravenhurst, Bracebridge 및 Huntsville 등의 도시들을 거점으로 아름다운 호수와 별장, 환상적인 경치를 볼 수 있는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며 여름에는 캠핑, 레저 등을 즐기고 가을에는 낚시, 단풍놀이 등과 함께 휴양할 수 있는 별장지역이 많은 곳이다.


 우리들의 목적지는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약 3시간 정도 걸리는 지역인데 1년에 한 두 번 갔다오는 먼거리인데 골프를 즐기고 사랑하는 분들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라운딩을 해보고 싶은 Grandview golf course였다. 


 라운딩 하루 전날 밤잠을 설치는 것도 소풍을 가는 어린시절 같은 심정이라는 것을 골퍼들이라면 다 느껴 보았을 것이다. 21세기의 행운아(?)들 네 사람의 간 큰 남정네들이다.


 하이웨이 11번을 거쳐 오타와로 가는 하이웨이 60으로 진입하여 그랜드뷰 골프장으로 들어가는 지방의 도로변은 끝없이 이어진 나무들로 거대한 숲처럼 보였다. 달리는 차 속까지 가을 내음이 스며들고 나무의 향기가 내 안에 충만했다. 지친 영혼을 청정케 해주는 자연의 속삭임, 나무 숲을 헤치고 들어가 낙엽이 깔린 오솔길을 마냥 걷고 싶었다. 인간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자신을 맡겼을 때 가장 편한 휴식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랜드뷰는 비교할 수 없는 무스코카 지역의 화강암, 숲 및 습지를 통과하는 골프장(7065야드)과 환상적인 클럽하우스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넘치며 골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옛날 클럽링크 멤버였을 때는 친구들과 자주 찾던 곳이다.


 골퍼들은 작고 하얀 공을 굴리며, 하늘을 날 때마다 손을 흔들며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이 작은 공을 졸졸 따라다니며 정신과 시선이 집중되고, 그것에 의해 희로애락을 느끼기도 한다. 


 골프점수는 나빴으나 우리들이 정한 그 흔한 멀리간으로 라운딩을 즐겁게 마칠 수 있었다. 골프도 좋았지만 가을풍경이 다분한 계곡의 황홀한 단풍과 기묘한 산세에 평화와 안식을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토하곤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곳이다. 오늘도 먼곳을 찾아온 한인 남녀 골퍼들이 몇몇 보였다. 우리들은 석양이 뉘엿뉘엿 지고 있을 때까지 라운딩을 계속했다. 이번 골프 비용과 차량은 고맙게도 조백작이 모두 부담했다.


 해가 떨어지니 기온이 내려가고 가을이 이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해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물방아 돌듯 때가 되면 돌아오고, 또 때가 되면 떠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건만 가을이 되면 우리는 감성적, 성찰적 존재를 회복한다. 


 가을바람 따라 어디론가 떠나고 싶었던 계절, 떠남에서 시작하여 일상을 벗어나 떠남으로써 세속의 먼지를 씻고 신선한 감정과 해방감을 만끽한다.


 인생의 늦가을에 처한 내가 다양한 색채의 가을을 호흡하고 돌아오니 심신에 청량감이 넘친다. 이곳 토론토에도 가을이 내리고 있다. (201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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