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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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파크 봄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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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나다의 겨울은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5월에도 사람들의 몸을 움츠러들게 하기 십상이다. 5월은 삶의 보람이 넘치는 달이고 신록의 푸름처럼 생명이 넘치는 희망과 기쁨이 용솟음치는 계절이다. 벌써 앙상하던 가지에 꽃을 피우고 새순이 돋아나는 걸 보면 가슴이 뭉클하고 경외감마저 든다. 계절에 따라 어김없이 피어나는 나뭇잎과 꽃들을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아니 어떻게 죽어 있는 것처럼 딱딱한 가지에서 저토록 화사한 꽃이 피어날 수 있는가. 신기하다. 
 

 

금년에는 날씨가 고르지 않아 5월 하순에 들어서야 봄인가 했는데 갑자기 더운 여름 날씨로 변하니 계절의 변화를 알다가도 모르겠다. 캐나다의 봄은 이렇게 짧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다운타운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은 도심공원으로 탁 트인 호숫가의 시원한 풍경과 아름답게 우거진 수목들이 가득한 공원, 하이 파크는 토론토 남서쪽의 400 에이커에 이르는 넓은 대지에 자리 잡은 공원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다. 서쪽으로 그레나디어 호수(Grenadier Pond)와 인접하고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하이 파크는 다양한 산책로와 하이킹 코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테니스, 야구, 축구 등을 즐길 수 있는 경기장이 마련되어 있고 봄철에는 산책로를 따라 화려한 벚꽃이 방문객들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해준다. 


 

하이 파크는 토론토에서 가장 오래 되고 큰 공원 중 하나일 뿐만 아니라 중요한 자연지역 중 하나이다. 먹고 사는 일에 바빠 토론토에 오랫동안 살면서도 이곳 벚꽃구경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하게 됐다. 우리들의 하이킹은 온타리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공원 중심부에 있는 그레나디어 레스토랑(The Grenadier Restaurant)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음식점은 먼동이 트기 전인 꼭두새벽부터 사람들이 공원을 찾기 때문에 매일 아침 7시면 문을 연다고 한다.
 우리는 눈앞에 펼쳐진 5월이 가져오는 계절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그윽한 꽃향기와 신록이 토해내는 청량한 공기, 아름다운 꽃길에 매료되어 정신없이 정원쪽으로 걸어 나갔다. 그곳엔 넓은 잔디밭과 푸른 수목들이 다채롭게 어우러져 꽃밭 사이사이로 커다란 돌들이 정연하게 놓여 있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봄이라는 매력에 빠져 마음이 너무도 포근해진다.
 

 

              

 

그래나디어 호수로 내려가는 언덕배기에는 화려한 꽃들과 숲들이 어우러져 있는데 이곳에는 사진작가들과 사진모델들의 한가한 모습들이 보인다. 토론토에서 가장 큰 호수로 여름에는 낚시터,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으로 인기 있는 곳이다. 
 나무 그늘이 진 호숫가에는 몇 사람의 낚시광이 보이는데 이곳에서 잡히는 고기는 온타리오 자연부의 규정에 의거 놓아주어야 한다. 옛날에는 원주민들이 이 호수에서 물새 사냥과 야생 쌀을 수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레나디어 호수를 지나 공원 남쪽 입구 위로 언덕을 올라오면 온타리오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아름다운 전원풍 주택 콜번 로지(Colborne Lodge), John과 그의 아내 Jemima Howard가 살던 1870년대 모습의 저택으로 지금은 조그만 박물관으로 지정되어 그가 제공한 하이 파크 공원부지와 그의 생애를 보여주고 있다.


 

등산길을 따라 계곡에는 온타리오의 꽃 연령초(Trillium)가 군락행태로 피어 꽃동산을 이루고 있다. 이 꽃은 초봄부터 야생지에서 주로 피는 세잎짜리 흰색 꽃으로 온타리오 주의 상징 꽃이다. 트릴리움이란 꽃 이름은 희랍어 3(Treis)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그래나디어 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에서 언덕위로 올라오면 아름다운 꽃길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정상을 향해 불길처럼 번진다. 크랩 애플(야생능금),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봄을 알리던 꽃잔치가 이미 끝자락에 와 연둣빛 신록과 더불어 한산한 분위기를 느낀다. 1959년 일본인들이 토론토시민들을 위해 수십 그루의 벚나무를 기증하여 이 공원에 심었다고 한다. 금년에는 갑작스럽게 추웠다 더웠다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인지 벚꽃이 예년보다 아름답지 못하다.

 

 마지막 볼거리로 비영리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1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이 파크 동물원인데, 이곳에선 다양한 종류의 야생동물들을 볼 수 있다. 어미를 따라다니는 어린 산양의 재롱 그 중에서도 공작새의 부챗살같이 핀 깃털 날개는 신기하다. 


 

신록, 새로운 초록이 시작되는 계절, 연둣빛 숲으로 변하는 도심 한복판에 있는 공원 하이 파크에는 천연저수지(호수), 완만하게 기복이 있는 언덕과 계곡이 있고 숲속의 오솔길을 따라 이어져 있는 포장된 산책로가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토론토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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