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ghokim
김종호
부동산캐나다에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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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계절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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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4월 중순, 캐나다의 봄은 조금 이른 감이 든다. 봄의 서곡이라고나 할까. 겨울옷을 벗어 버리고 봄옷을 입기도 빠르고, 다만 기나긴 겨울을 벗어났다는 안도감과 웅크렸던 몸과 마음이 한껏 기지개를 켜 볼 수 있는 때이다. 


  
봄이 그리운 것은 추운 겨울의 혹한에 시달린 때문이다. 며칠 동안 봄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리더니 언제 겨울이었냐 싶게 신기하게 뒷 뜰에 쌓였던 그 많은 눈이 다 녹았다. 해빙이 시작된 것이다. 누렇게 변한 잔디 속에 파릇파릇 올라오는 새싹들이 보이니 마음이 아주 느긋하고 편안하다.


  
새것은 항상 신선한 아름다움을 선물한다. 겨우내 죽어있던 나뭇가지에서 새봄의 싹이 나서 새순이 돋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신선하다. 그 연푸름의 색깔은 세상의 어떤 화가도 절대로 모방할 수 없는 자연의 위대한 작품이다. 
 봄의 전령 로빈이 다른 무리들의 새들과 함께 찾아와 뒷 뜰에서 먹을 것을 찾으며 지저귀고 있다. 새로운 보금자리를 지을 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몇 해 전부터 뒤뜰에 작은 채전 밭을 일구어 재미삼아 모종을 사다가 심고 씨앗을 뿌려 채소를 가꾼다. 며칠 동안 바람 속에 찬 기운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태양의 고도가 높아졌다. 길어진 해는 땅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텃밭의 계절이다. 무엇인가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원의 한 부분을 이용하여 채소정원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정원을 보고 즐기는 기쁨과 함께 가꾸는 재미, 그리고 신선한 유기채소를 얻는 등 몇 가지의 즐거움을 함께 맛보게 해 주기 때문이다.


  
채소를 조그마한 땅, 텃밭에 가꾼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채소를 기르면서, 채소와 대화를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삶을 풍요롭고 여유 있게 하는지 모른다.
  


텃밭에서 방금 따온 야채로 식사를 해본 사람은 그 향과 감칠맛을 잊지 못한다. 싱싱함이 살아있는 상추와 고추를 입에 넣어보면 달콤함과 고소함과 부드러움이 모두 섞인 오묘한 맛에 빠져들어 산해진미가 부럽지 않게 된다.


  
그렇듯 집에서 가꾸는 채소의 매력을 충분히 알고 있지만 시간과 정성을 많이 쏟아야 한다는 우려에서 선뜻 밭을 직접 만들어 가꾸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날이 풀리고 봄이 어디쯤 왔을까하여 뒤뜰에 나가 보았다. 벌써 채전 밭에는 흙을 밀고 올라온 마늘촉의 새파란 빛깔이 눈을 찌른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 그 생생한 빛깔, 지난 가을에 심은 마늘이 겨울 동안 눈과 얼음 밑에서도 싱싱한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다가 봄이 오니 새로운 생명으로 올라온 것이다.


  
그런데 마늘밭의 반쪽만 파란 싹이 올라오고 반쪽은 소식이 없다. 조금 더 기다려보면 올라오겠지 하며, 하루에도 몇 차례나 싹이 텄나 들여다보러 다녀도 싹은 올라올 기미를 않는다. 


  
더 이상 기다릴 수도 없고 해서 마늘을 심었던 밭고랑을 파보았다. 이상하게도 지난 가을에 심었던 마늘이 썩어 있었다. 그럼 그렇지 마늘 싹이 안 올라올 이유가 없었는데, 아마 마늘종자가 나빴던지 아니면 지난겨울 날씨가 너무 추워서 땅속에 묻었던 마늘이 얼어 동사했는지 모르겠다.


  
사실 마늘을 먹고 나면 몸에서 배어나오는 마늘 냄새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신경을 쓰게 되는데, 모이는 곳마다 마늘이 건강에 좋다고 하니 금년에는 비싼 마늘을 사다 먹어야 될 것 같다.


  
이제는 남은 밭에 얼기설기 파고 고랑을 만들어 상추, 쑥갓, 파 씨를 넣고 흙을 덮었다. 다른 모종을 옮기려면 아직 한 달 정도 기다려야 될 것 같다.


  
한 달 전에 오이, 호박, 토마토 씨앗을 사다가 지하실 따뜻한 곳에 처음으로 씨앗 파종을 했는데 지금 2cm 정도 올라와 있다. 이달에는 밭에 옮겨 심을 수 있을 것 같다. 채소를 가꾸어보면 먹는 맛보다도 기르는 재미가 있다.


  
나는 그 속에서 자연과 생명의 순환원리를 어렴풋이나마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흉내를 내본다. 자연은 항상 변하면서도 아름다움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므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조화가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운치가 있으며 아름다운 생활을 누리게 된다.


  
나는 어릴 때 농촌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땀의 소중함과 흙의 정직함을 체험했다. 그 자연에서 얻은 것이 너무 많고 크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진정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농사를 지으며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살기 때문에 자연이 육체와 삶의 한 부분이 되고 있다.


  
곧 겨울을 이겨내고 올라온 봄나물이 우리들의 밥상에 올라올 때다. 봄나물 하면 달래, 냉이, 씀바귀, 그리고 쑥이 그 대표적인데 춘곤증을 없애주는 봄 밥상의 보약들이다. 벌써 봄내음을 느낀다.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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