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nwoolee
부산 출생, 동아대 정법대, ROTC 21기 임관,
삼성그룹 근무, 2002년 캐나다 이민,
현재 킹스턴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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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용기있는 결정, Oh! 캐나다-“바다를 건널 수 있는 자는, 용감한 사람이다”
jinwoolee

  

 


       

(지난 호에 이어)
인생의 대부분의 기회는 스스로 만들고 그 기회를 매개로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두 번째로 꼽고 싶은 스페니쉬 배우기의 직접 효과는, 불어를 배우는데 있어 좋은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부가적 효과는 처음부터 기대한 바는 아니었고 스페니쉬 배우면서 다양한 새 친구들을 사귀게 되니 학교 생활 자체가 즐거움의 연속으로 이어짐과 동시에 불어 학습의 상승 효과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런 것들은 미리 알았던 것이 아닌 직접 체험하고 얻은 결과이다. 매 학년 올라 갈 때마다, 전교생 중 불어학습 코어 과정의 1등 금메달은 딸애가 항상 받았던 기억이 있다.
아마 이런 것들이 딸애한테는 진취적 학습 과정에 훌륭한 동기 부여가 된 것 같다. 제3 언어,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관심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제3절 ‘대학 선택과 진로’는 보다 신중하고 현명하게!


1. 캐나다에 결코 쉬운 대학은 없다


캐나다는 대학 시험을 별도로 치는 것이 아니라, 고2, 3학년 동안 취득한 점수로 원하는 대학에 지원하여 합격 여부를 통보 받는데, 딸의 경우는 맥길, 퀸즈, 오타와와 토론토대 4곳에 지원하여 모두 합격 통지를 받았다.


관건은 어느 대학에서 장학금을 더 많이 주느냐가 중요했다. 오타와대에서 4년 전액 장학금을 약속했고, 다른 3곳은 1년치 장학금 수준이었다. 3곳 모두 소위 캐나다의 명문이라 일컬어지는 만큼, 1년 장학금을 받아도 자부심과 함께 좋은 조건이었다. 


며칠을 진지하게 고민했다. 여러 방면 사람들의 경험과 의견을 종합한 결과, 오타와 대학을 결정했다. 이 때문에 진학 후 처음 1년은, 딸애의 불평과 비난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나중 오타와 대학의 진가를 알고 자랑스러워 했다.


처음 딸아이의 선호도가 높았던 대학은 맥길 대학이었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소재한 명문대 중의 하나다. 영어 대학이면서 의대는 미국에서 많이 유학온다고 했다. 불어는 특히 딸애가 좋아했고 지리적으로도 2시간 거리라 부담이 없었다.


만일 맥길을 택했던, 퀸즈 혹은 토론토대학을 갔더라도 잘 해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최선의 선택이 어딘가가 중요했다. 그때 만일 한국식 사고로 판단했다면 오타와대보다 명성이 높은 곳을 택했을 것이다.


그러나 캐나다는 다른 문화를 가졌다라는 점에서 신중히 생각했다. 이 때 합리적인 판단에 도움 준 이는 로펌 대표 변호사의 아들, 잭의 영향이 컸다. 그는 칼튼 대학과 오타와 대학 로스쿨을 졸업한 특별 변호사 였는데, 하바드나 예일이 아닌 칼튼 대학 전액 장학생으로 간 이유가 궁금했다.


즉, 부모가 부유해도 젊어서부터 부모에게 의지하거나 빚을 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또 로스쿨을 가려면 대학 평점이 높아야 하는데, 경쟁이 심한 대학에서 초기 부담을 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충격이 있었지만 공감하고 감동받은 부분이 더 컸다. 그래서 이런 논리를 딸한테 적용한 결과, 오늘의 결과에 이르지 않았나 싶다. 세월이 지난 지금,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학교와 가까운 집에서 지내며 가족간의 돈독한 정과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키운 것, 그리고 프랑스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유학한 경험은, 도저히 금전으로 환산 할 수 없는 자산이었다.


최소 경비로 최대 효율을 높인다는 경제원칙 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학업에 전념 할 수 있는 차원에서도, 합리적 대학의 선택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 1.5세 자녀의 대학 생활은 의식주 모든 면에서 부모의 손길이 아직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도 싶다.


명심해야 할 것은 캐나다 어느 대학도 녹록하지 않음을 깨달아야 한다. 명성이 아니다.


2. 굳이 집 떠나, 먼 곳의 대학 생활


독립심 강한 캐나다의 틴 에이저 뿐만 아니라, 한인 가정의 자녀들도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물으면 대개가 집 가까이 있는 대학보다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고자 한다. 아마 이미 익숙해진 곳 보다는 아직 경험하지 않은 곳에서 멋진 대학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바램이 담긴 선택이라 생각된다.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가 된다. 그러나 대학 선택시 무조건 멀리 떠나야 한다는 선입견은 지양해야 하며, 만일 가까운 대학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훨씬 현명한 결정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대학 4년이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란 관점에서 이동 거리, 건강 및 시간관리 차원에서도 합리적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즉 방학 기간이나 연말 연휴 때, 집을 방문하고자 할 때도, 이 모두가 비용으로 연결되니 좀 더 신중해지자는 것이다.


물론 경제적 요인이 전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그러나 캐나다 대학은 한국과는 달리 특정 대학의 인맥이나 학연이 크게 작용하는 사회는 아닌 듯하다.


그러므로 본인이 편하게 다니고 공부 할 수 있는, 즉 실속 있는 대학의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대부분 1-2년간 힘들게 다녀 본 뒤에야 깨닫는 경우가 많아, 미리 잘 생각하면 후회가 덜 하기 때문이다.


딸이 처음 맥길대를 가겠다고 했을 때, 왜 그렇게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친지 한 사람 없는 이역만리 캐나다로 이민 와서 마침내 “가족 중 딸이 떠나는 구나”하는 감정이 북받쳤기 때문이리라.


여기서 한가지 짚어야 할 것은, 오로지 자신만의 고유한 대학, 특정 학과를 지원하는 경우는 어떤 지리적 이유와 상관없이 본인의 결정 사항이니 논외로 함을 참고 바란다.


그런 것 같다. 세상에서 부모만큼 자식의 건강을 챙기고 생각해 주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부모 자식 관계인 것이다. 캐나다에서의 대학시절이 어쩌면 오직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가장 부모의 도움이 절실한 때 일수도 있다.


부모는 자녀들이 공부할 때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조건 없는 협력자다. 따라서 자녀들은 자신의 꿈과 미래를 설계할 때 부모님 마음도 잠시 헤아려 보는 여유와 시간을 가지고, 원대한 꿈을 계속 펼쳐가길 기대하는 바이다.


3. “아빠,우리 대학(Ottawa U)이 훨씬 좋아요”


 딸애로부터 그렇게 빨리 듣게 될 줄은 몰랐는데, 정말 반전이었다. 오타와 대학 1년을 마치고 2년 전공이 정해진 후, 들었던 반가운 소식이었다. 이젠 ‘안도의 숨을 쉬어도 될런가’ 싶어 감사했다.


왜냐하면 나름 깊이 생각하고 권유했던 오타와U 입학 결정이, 초기 학교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아 많은 불평을 했었고 그로 인해 숱한 마음 고생과 갈등이 있었다.


심지어 “아빠는 4년 장학금 때문에 결정”한 것 아니었냐는 비난도 있었다. 물론 경제적 혜택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딸애의 장래 문제를 두고, 장학금 수혜를 우선 고려한다는 것은 오해였다. 


오타와 대학은 학생수나 개설 강좌, 로스쿨, MBA 코스 등과 불어 강의도 동시 제공하는 대규모 대학이다. 캐나다 공식 언어인 영어, 불어 바이링궐 대학이라 그런지 연방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고 재정도 풍부하다는 인상을 여러 차례 받았다.


여하튼 학기 초에 일부 신입생들의 태도에 딸애가 처음 많이 실망했던 것 같다. 그러나 결국 나태한 자세로 임하는 학생들은 곧 걸러지게 마련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오타와 대학의 유수한 졸업생들이 연방 정부의 인재 풀로서 일익을 담당한다는 점이다.


혹시 연방 공무원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은, 오타와 대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 그래서 어릴 적 불어 학습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특히 딸애는 방학을 맞아 토론토 대학이나 욕대학 등 멀리 떨어진 대학을 택한 고교 친구들을 만나 보고는 더욱 심증이 굳어졌던 모양이다.


즉 친구들과 여러 면을 비교해 봤을 때, 오타와에서 알찬 대학 생활로 미래에 대한 확신과 더욱 자신 있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자기 모습을 발견한 것이었다. 왜냐하면 대도시 토론토에서 생활하는 고교 친구들의 실제 상황이, 비싼 물가와 렌트비에 큰 부담을 느끼는 팍팍한 삶이 주 애로사항이었던 모양이다.


거기에다 식사까지 불규칙하기 일쑤였으니, 엄마가 해주던 맛있는 저녁을 몇 번씩이나 그리워했다는 얘기가, 다름아닌 토론토에서 보낸 고교 친구들의 실제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가족과 함께 즐겁고 알찬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자신은 4년 장학금에다, 엄마가 해주는 아침 식사와 런치, 직행 버스로 등교하는 짧은 거리, 그리고 학과에선 상위 점수에다 교수님들한테는 인정과 칭찬을 받는 학생에서 프랑스 유학이라는 티켓까지 손에 쥐었으니 어찌 오타와 대학을 자랑스러워 하지 않겠는가.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된 결정이었고 너무 감사한 일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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