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이어)

그렇다고 24개의 척추가 모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척추관협착증은 대개 허리 부분 척추 한 군데의 척추관이 좁아져서 나타나는데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공의 공간이 좁아져서 신경섬유를 압박해 증상이 나타나게 되며 주로 보행시 통증이 생기고 쪼그리고 앉아서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완화되는 신경성 파행을 보인다.

그러므로 환자들은 요통보다는 눌린 신경이 지배하는 엉덩이 이하(엉덩이, 허벅지, 장딴지, 발)의 통증으로 인해 걷기가 힘들게 된다. 즉, 오래 서 있거나 한참 동안 걸으면, 허리에서부터 다리까지 한쪽 또는 양쪽 다리가 아프면서 힘이 빠져서 주저앉게 된다. 심한 경우는 다리 감각의 마비를 느낀다. 또 발바닥부터 엉덩이 쪽으로, 아래에서 위쪽으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즉, 누워 있거나 쉬면 별다른 통증이나 증세가 없다가도 일어서거나 걸으면 하지(下肢)에 통증이나 저린 감이 나타난다. 주로 겨울철에 통증이 더 심해진다. 초기 증상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혹은 노화로 인한 혈액순환 부진 등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5)골다공증과 골절

뼈에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 환자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것이 바로 ‘요통’이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의 30%에서 호르몬 변화에 따라 골다공증이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폐경기 전부터 의사로부터의 진단과 함께 칼슘, 비타민D 섭취와 꾸준한 운동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칼슘 영양 부족, 무리한 다이어트, 과음, 흡연 습관 등으로 40대 이후 남성과 여성에 골다공증이 늘어나는 추세다. 골다공증은 전신의 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요통뿐만이 아니라 약한 자극에도 골절이 잘 생기고, 골절 치유를 어렵게 해 생활의 질이 떨어질 수가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 매우 빠른 속도로 약해지게 되고 이렇게 약해진 척추뼈는 넘어지거나 물건을 들어올릴 때의 압력 혹은 일상적 활동 시에 생기는 가벼운 충격에 의해서도 찌그러질 수 있다.

그러므로 골다공증은 다양한 연관질환으로 인한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40~50대라면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6)복부비만이거나 복근이 약하다.

비만, 특히 복부비만인 경우 요통이 많은데, 배가 나올수록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척추도 함께 변형되기 때문이다. 허리 근육이 불룩 나온 배와 변형된 척추를 지탱하기 위해 더 자극을 받기 때문에 요통이 자주 생기며, 흔히 임신부가 요통을 호소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또한 허리를 지탱하고 자세를 바로 잡는 데 중요한 복부의 근력이 저하된 경우에도 요통이 유발될 수 있다. 복부 근육을 코어 근육(core muscle)이라고도 하는데, 이 코어 근육은 척추 근육과 뼈를 보호하는 인체의 핵심 근육으로 코어 근육 운동과 함께 복부 비만을 탈출해야 한다.

한의에서 보는 요통의 원인은 약간 다른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의에서는 서양의학에서 보는 해부학적인 개념보다는 인체 경락의 흐름과 오장육부와의 상관관계를 중심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내용을 보면 급성요통보다는 만성요통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허리에만 한정된 내용이라기 보다는 몸 전체의 기의 흐름과 인체의 관계 위주로 설명하고 있다.

중국의 고서나 동의보감(東醫寶鑑) 등을 보면 보통 요통을 10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를 십종요통(十種腰痛)이라 하는데, 그것은 바로 풍요통(風腰痛), 한요통(寒腰痛), 습요통(濕腰痛), 습열요통(濕熱腰痛), 기요통(氣腰痛), 어혈요통(瘀血腰痛), 좌섬요통(挫閃腰痛), 담음요통(痰飮腰痛), 식적요통(食積腰痛), 신허요통(腎虛腰痛) 등이다.

1)풍요통(風腰痛)—동통(疼痛)의 원인을 풍(風)이라는 사기(邪氣)가 인체 내에 침입해 잠복해 있다가 어떤 원인으로 허리에 문제가 생길 때 발병한다는 이론인데 풍(風)은 우리말로 바람이므로 바람의 특성은 이동성이므로 동통(疼痛)이 좌측과 우측으로 크게 오가며, 다리까지 당기고 아픈 게 특징이다. 증상으로는 현대 의학의 추간판 탈출증이라는 디스크와 가장 흡사하다.

2)한요통(寒腰痛)—찬(寒) 기운이 뭉쳐서 동통이 발생한다는 이론으로 물도 온도가 낮아지면 얼음으로 변하듯이 찬 기운이 뭉치면 혈액순환 장애로 발병한다는 이론이다.

찬 기운이 허리에 뭉침으로 인해 허리가 찬물에 가라앉은 듯하면서 느끼는 통증이므로 따뜻하게 하면 통증이 줄어들고, 차게 하면 통증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돌아눕기도 힘들 정도로 허리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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