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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의 반찬투정
jakim

 

 가게에 나간 집사람이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 “아폴로 밥 먹었어요?” 부엌으로 올라가 아폴로 밥그릇을 보니 아침에 준 듯한 밥이 그대로 있다. 집사람이 집에 있는 나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는 말은 대개 두 가지 문장이다. ‘아폴로 똥 쌌어요?’ 아니면 ‘아폴로 밥 먹었어요?’ 그녀는 내가 일을 봤는지, 밥을 먹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가 않다. 아폴로의 그것이 중요하지.

 

 작년에 딸네가 들어와 살면서 아폴로는 찬밥 신세가 되었다. 갓난애기와 두 살짜리 애기가 있으니 혹시 아폴로가 애들을 공격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심에 더욱 아폴로를 경계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폴로가 조금만 이상한 행동, 큰손녀가 뛰면 아폴로도 같이 옆에서 뛰던가 또는 점프를 하던가, 을 하면 딸과 사위가 더욱 아폴로를 다그치고, 아폴로는 억울한 듯 그 옆에 꿇어앉기도 하고 어떨 때는 울분을 표하는 건지 컹컹 짖기도 한다.

 

 어젯밤만해도 집사람이 손녀들을 안고 있고 내가 아기를 받으려고 다가가니까 아폴로가 으르렁대며 방어를 했다. 내가 아기를 받는데 점프하면서 아기를 살짝 물었나 보다. 아폴로는 정말 좋아하거나 좀 만만한 사람은 친근감의 표시로 살짝 무는걸 좋아한다. 자기의 원주인인 아들 앤드루와 사위 존을 살짝살짝 윗니로 물었다. 사위가 몇 번 혼내자 이제 사위는 물지 않는다.

 

 아기는 자지러지게 울고 아폴로는 내 옆에서 으르렁대길래 다시 아기를 아내에 돌려줬더니 집사람이 아기의 다리를 살펴봤다. 정강이 쪽에 이빨자국이 나 있다. 딸네에게는 쉬쉬하면서 지나가고 말았다. 지난주에는 아기 발을 밟고 점프하는 바람에 발등에 상처가 났었는데… 그것도 딸네에게는 비밀로 했다. 그들에게도 뻔히 보이는데도 혹시 물어보면 불편해할까 참는 거겠지.

 

 그래서 아폴로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밥을 잘 먹지 않는다. 아폴로가 처음 왔을 때는 사료를 먹다가 얼마쯤 지났을 때 Frozen 된 여러 가지 생고기를 먹이기 시작했다. 몇 년 동안은 잘 먹더니 올 봄부터 생고기 중 몇 가지는 냄새를 맡아보고는 고개를 돌리며 먹지 않더니, 얼마 전부터는 아예 생고기는 거부해 입에 대지를 않았다. 집사람이 삶아서 익혀줬더니 그것도 며칠 먹다가는 또 거부를 했다.

 

 옆집 신사장님네 진도개가 먹는 사료를 사다가 먹이는데 중간치 쌀자루 만한 것 한 포대에 무려 $60 이나 한다. 그것도 한두 번 먹다가는 거부를 한다. 그러자 집사람이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삶아서 사료 사이사이에 넣어주면 할 수 없이 밥을 다 먹었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통하지 않게 되었다.

 

 밥그릇을 힐끗 쳐다보고는 옆에 있는 물그릇의 물로 배를 채우고는 자기 자리에 가서 주저 앉는다. ‘반찬도 없는 밥을 어떻게 먹어. 자기들은 이것저것 여러 가지 먹으면서, 왜 나는 똑 같은걸 매일 먹으라는 거야’.

 

 아폴로가 올 10월 8일이면 여덟 살이 된다. 사람나이로 치면 50대 중반이 되는 거다. 아마 아폴로도 나이가 들어가니까 음식을 소화시키는 기능이 약해졌는지, 아니면 노후대책을 생각하니 밥맛이 떨어졌는지 모를 일이다. 나도 젊었을 때 무지무지 하게 먹었었는데 지금은 그때의 반에 반도 못 먹고, 조금만 먹어도 그리 배고픈 줄 모르겠다. 아마 아폴로도 그런지 모르겠다.

 

 아폴로, 부디 입맛을 찾아서 네 엄마 걱정하지 않게 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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